[워킹맘산책] 근로시간 단축제도와 주5일제
[워킹맘산책] 근로시간 단축제도와 주5일제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8.09.0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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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석 동양노무법인 파트너노무사
윤형석 동양노무법인 파트너노무사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과거 2002년 대선당시 권영길 후보가 연설 때 발언하여 유행이 된 한마디이다. 당시에는 직설적이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한마디로 꽤 유행했던 말인데, 요즘에는 여러 정치인들이 다들 엮어 쓰다 보니 진부한 클리셰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위 질문을 던졌을 때 권영길 후보의 진정성이 느껴졌던 까닭은 살림살이가 어렵고 힘들 텐데 다들 잘 견디고 계시냐는 국민들에 대한 공감이 서려있기 때문이었다.

요즘 필자가 주변 지인들에게 권영길의 한마디처럼 공감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최근 근로시간이 단축되었다고 언론에서 많이들 홍보하는데, 다들 일하는 건 매번 힘들다고 해서 던지는 질문이다.

“이봐, 근로시간 단축됐다는데 살림살이 좀 나아졌어?”

이 질문은 과거 권영길 후보의 촌철살인 같은 질문처럼 이미 답을 알고 질문하는 것으로 들린다. 근로시간 단축의 혜택을 다들 못 받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잘들 살고 있냐는, 이미 답을 예상하고 던지는 질문인 것이다.

왜 근로시간 단축의 혜택을 많이 못 받고 있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대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이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된 개정법 내용을 살펴보면 “1주가 7일임을 명시하여 주 최대 근로시간은 52시간으로 기업규모별로 단계적으로 단축하여 2021년 7월 1일부터 전면 허용”토록 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기업의 상시근로자수를 기준으로 하여 300인 이상 기업은 2018년 7월 1일자로 시행되고, 50인~300인 미만 기업은 2020년 1월 1일, 5인~50인 미만 기업은 2021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2021년 7월이 되어야 비로소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요점은 주 40시간으로 되어 있는 법정근로시간 외에 주 단위 연장근로시간을 12시간으로 제한하여 확실한 주5일제를 확립시킨다는 것에 그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개정법 이전에는 1주의 개념을 5일로 잡아 법정근로시간 40시간+최대 연장근로시간 12시간+토, 일 휴일근로시간 최대 16시간으로 판단하여 총 68시간을 근로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적용되면 1주일은 토, 일을 포함한 7일로 판단되어 법정근로시간 주 40시간+최대 연장근로시간 12시간으로 판단하여 최대 52시간만 근무할 수 있게 된다. 즉, 최대 근로시간에서 16시간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위에 설명한 시간이 그저 숫자로 건조하게 말해서 실질적으로 주 68시간을 일해 왔던 근로자들의 실상이 어떠했을지 공감이 잘 안될 수 있다.

이를 실질적인 예시로 설명하면 주 68시간을 일하는 근로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9시에 출근하여 저녁 8시까지 고정적으로 일해야 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출근하여 9시 출근, 6시 퇴근을 반복하여야 한다.(여기서 하루 야근은 기본적으로 해야 하니 주중 하루, 저녁 10시까지 근무하게 되면 주68시간을 일하는 것이다.)

주5일제로 바뀐 지 오래됐다고 하지만, 직장에서의 실상은 실질적 주5일제와는 전혀 다르게 운용되는 실정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적용되게 된다면 주중에 저녁 8시까지 일해야 하는 것은 바뀌지 않더라도, 적어도 토요일과 일요일은 근로하지 않게 되니 실질적으로 주5일제가 정착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근로시간제도의 완전한 정착을 위해서는 아직 3년이라는 시간이 더 남았다는 것이다. 많은 근로자들이 실질적인 주5일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위해서라도 법적인 단계적 적용 이전에 정부의 선제적 계도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근로자들의 실질적 주5일제 확립을 위해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윤형석 노무사 약력>

- 현 동양노무법인 파트너노무사
- 전 노무법인 길 공인노무사
- 전 재단법인 피플 자문노무사
- 전 한국기독교여자연합회(YWCA) 자문노무사
- 전 강사취업포털 훈장마을 자문노무사
- 케네디리더쉽포럼 수료
- 동국대학교 철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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