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고개숙여 사과는 했지만···답답한 국토위 공청회
BMW 고개숙여 사과는 했지만···답답한 국토위 공청회
  • 박찬옥 기자
  • 승인 2018.08.2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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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BMW 화재원인... EGR에 국한하지 않고 원점에서 조사

[베이비타임즈=박찬옥 기자] 최근 잇달아 발생한 BMW화재사고와 관련해 화재원인 규명과 제도 개선, 피해구제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8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BMW 화재사고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 2차관,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 류도정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먼저 정치권은 정부의 미흡한 대응에 대해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국토부와 환경부가 서로 협업이 안 되니까 이미 환경부에서 다 짚었던 문제를 뒷북을 치는 것 아니냐"며 "한 정부 안에서 역할을 나눈 부처가 이렇게 서로 엇박자가 나도 되느냐"고 지적했다. 한국당 이은권 의원은 "도대체 국토부와 교통안전공단은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참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잇단 화재 사고의 원인 규명과 관련,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제작사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EGR(배출가스 재순환 장치) 모듈에 국한하지 않고 원점에서 조사원인을 집중 규명해 연내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 차원에서 리콜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조기 리콜을 유도하고 제작사의 법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면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강화하고, 제작 결함 은폐·축소에 대한 과징금(매출액의 1%) 부과근거 신설 등 리콜 지연에 대한 벌칙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어서, 여야 의원들과 전문가는 BMW 조치와 함께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관합동조사단 공동 단장을 맡은 류도정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연구원장은 “자료제출이 의무가 아니기에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국은 의무적으로 하게 돼 있다. 반면, 대한민국은 화재조사 지시 이전에는 의무가 아니다. 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료 제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자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지 않느냐”며 “아무리 업무기밀이라도 생명과 안전에 관계가 됐다면 자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자료 제출이 미흡하기에 화재 원인 탐색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BMW가 마치 치외법권을 가진 것처럼 돼 있다”며 “아우토반에서 불이 났어도 BMW 본사가 이렇게 했을 것이냐. 제도 개선의 부분을 말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진술인으로 참석한 BMW 피해자모임의 하종선 변호사는 "연말까지 실시하는 시험과 관련해서 쉽게 화재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데 BMW는 이 문제를 축소시켜서 다른 원인을 발견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시뮬레이션 방법을 요청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전소된 차량을 불명예라고 많은 분들이 판단은 했지만 BMW는 결함을 인정하지 않는 나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하드웨어 문제와 함께 소프트웨어의 오류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하드웨어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소프트웨어”라며 “EGR 쿨러에서 왜 누수가 일어나는지, 과도하게 작동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알고리즘 부분을 조사해야 한다. 불이 나는 조건으로 운전 습관이나 장거리 주행을 이유로 드는 것은 궁색한 변명이다”고 지적했다. 

공청회에 앞서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고개숙여 사과를 했으나 김회장의 공청회 준비 미흡과 기존 답변을 반복하는 불성실한 답변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가지 못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이번 BMW 차량 화재 사고 사태를 계기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차량으로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만큼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될지 주목된다.

한편, 차량화재의 원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소비자협회 소송지원단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BMW 차량 화재 원인은 배출가스의 감소를 위해 주행 중에 바이패스 밸브를 열리게 하는 전자제어장치(ECU)의 세팅이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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