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석의 길] 4차 산업혁명의 변화 – 1인 기업의 탄생
[정경석의 길] 4차 산업혁명의 변화 – 1인 기업의 탄생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8.07.3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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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석 4차산업혁명 강사·여행작가
정경석 4차산업혁명 강사·여행작가

오래 전, 10년 동안 다녔던 회사가 전 세계적인 플랜트 건설시장의 불황으로 회사 내 엔지니어 중 3분의 1정도를 명퇴금을 주고 감원한다기에 당분간 회사의 전망도 밝지 않아서 회사를 나와 혼자 1인 기업을 차렸다.

기업이라기보다는 작은 가게에 불과했지만, 그때 제일 어려웠던 것이 배달 알바를 고용하는 일이었다. 그들은 자주 여러 핑계를 대고 출근하지 않았으며, 면접 후 출근하기로 결정까지 해놓고 전화연락도 없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혼자 일을 한다 해도 작은 부분에서 누군가의 일손이 필요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특히 퇴직한 사람들이 창업아이템으로 제일 많이 꼽는 치킨 사업도 배달하는 직원들의 횡포가 사장님을 늘 힘들게 한다고.

그런데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늘 배달 나가면 혹시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하던 오토바이 알바를 내가 직접 고용하지 않아도 되는 혁명 같은 기술. 속칭 ‘배민’이라 불리는 배달의 민족 앱이 생긴 뒤로는 배달 걱정은 버릴 수 있었다.

어떤 한 사람이 카페에 앉아 문득 전단지를 스마트폰으로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어플을 만들었던 경험을 살려 만든 배달의 민족이 기존 산업의 정의와 체계를 뒤집어 버렸다. 언제든 스마트폰으로 연락만 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배달전문 오토바이맨이 달려온다. 배민은 올해 예상 거래액 5조원, 직원은 1,000명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이런 놀라운 인터넷 창업의 역사는 이미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현재 경제의 영웅이라 일컫는 이들이 작은 차고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시대까지 이끌어 가고 있다. 이들은 어떤 특별한 능력을 가졌을까? 이들은 한 가지 목표가 있었다.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보자.’

기업이 생겨나고 점차 커져가면서 종래에는 기업이 상품개발, 제작, 영업, 판매와 AS까지 모든 기능을 자체적으로 운영해야만 했다. 이 일련의 과정 중 한 가지라도 문제가 생기면 기업의 존폐가 결정되니 이익을 떠나서 무리한 투자로 공룡기업이 계속 만들어졌다.

과거에는 이로 인해 소규모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어야 했다면, 이제는 4차 산업혁명의 도움을 받아 많은 부분에서 외주가 가능해졌고 한 사람이 기술만 가지고 아이디어를 제공하거나, 생산만 하면 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

기업에서는 각 사업부가 가지고 있는 기능 중 중첩되어 있는 기능은 모두 한 곳으로 모아 별도의 팀을 만들어 각 사업부를 지원하는 업무를 맡게 했다. 그런데 이 지원 파트가 기존 회사에서 별도의 자회사로 독립하고 사업영역을 다른 회사까지 확대하게 되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되었다.

이제까지는 이렇게 기업에 근무하다가 자신만의 사업아이템을 찾아 나와 1인 기업으로 독립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1인 창조 기업의 태동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1인이라는 표현은 규모가 작다는 은유적인 표현이지 꼭 1인에 국한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리콘밸리의 통계에 의하면 4차 산업혁명의 기반으로 평균 창업비용이 5백만불에서 5천불로 낮아졌다고 한다.

요즘 사람들이 창업자본 조달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요청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장비는 팹랩이나 테크샵 등 메이커스 페이스에서 구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는 깃허브 등에서 오픈소스를 활용할 수 있으며, 마켓팅은 아마존 등 시장 플랫폼에서 마음껏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앞으로는 긱(Gig) 경제가 일반화 될 것이다. 원래 긱이란 용어는 미국에서 재즈 공연장 주변에서 연주자를 짧은 시간에 섭외해 공연에 투입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 용어는 경제와 산업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전문가를 구해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형태를 말한다. 즉 노동자가 어디에도 고용되어 있지 않고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일하는 ‘임시직 경제’를 일컫는다.

4차 산업시대에는 모든 산업이 세분화 될 것이고 뭔가 필요할 때마다 주문·배달해서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변할 것이다. 이 규모가 조금 커지면 신생 벤처기업이 많이 등장할 것이고 기업은 노무업무와 근로자의 복지에 들어가는 많은 비용을 절감을 할 수 있어 생산단가를 대폭 낮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물론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는 법이다. 밝은 면에서는 긱 경제로 실업이 감소되고, 노력하는 것만큼 수입이 늘고, 대부분 자유업이 되다 보니 일과 생활을 병행할 수 있어 이상적인 워라밸을 통해서 노동의 유연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반면 어두운 면에는 임시직이 확산되고 업무의 성과에 따라 매월 급여가 큰 폭으로 차이가 날 수 있으며, 4대 보험료를 본인이 내야 하는 부담과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경제 환경의 흐름에 따라 언제든 위태로운 환경으로 도산할 수 있기에 고용의 안정성이 감소된다.

또한 새로운 사업은 변화의 흐름이 무척 빠르다. 사람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 판매나 요식업은 아무리 경제 상황이 힘들어도 지탱할 수 있는데, 급격한 산업의 변화에 따라 물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지속적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곧 사양 산업이 되어 버리는 현실을 피해갈 수 없다.

그러나 사업의 성공이나 실패는 경험으로 굳은살이 만들어지고, 마치 급격한 물살이 흐르는 계곡의 래프팅처럼 산업의 변화를 여러 번 반복함으로써 곧게 방향을 잡고 진행하는 법을 습득하게 된다. 이처럼 1인 기업을 꿈꾸고 실천하면 늘 시장의 변화에 익숙해지고 새로운 상품에 도전하는 습관이 만들어 질 수 있다.

다음은 세계적인 그룹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세상에서 같이 일하기 가장 힘든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다. 자유를 주면 함정이라 얘기하고, 작은 비즈니스를 얘기하면 돈을 별로 못 번다고 얘기하고, 큰 비즈니스를 얘기하면 돈이 없다고 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자고 하면 경험이 없다고 하고, 전통적인 비즈니스라고 하면 어렵다고 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하면 다단계라고 하고, 상점을 같이 운영하자고 하면 자유가 없다고 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자고 하면 전문가가 없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구글이나 포털에 물어보기를 좋아하고, 희망이 없는 친구들에게 의견 듣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들은 대학교 교수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지만, 장님보다 더 적은 일을 한다. 그들에게 물어보라,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들은 대답할 수 없다. 내 결론은 이렇다.

당신의 심장이 빨리 뛰는 대신 행동을 더 빨리 하고,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대신 무언가를 겨냥하라. 가난한 사람들은 공통적인 한 가지 행동 때문에 실패한다. 그들의 인생은 기다리다가 끝이 난다. 그렇다면 현재 자신에게 물어보라. 당신은 가난한 사람인가?”

마윈의 주장처럼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고 고려하면 스스로 부정적인 핑계만을 늘어놓게 될 것이고 결국 시기를 놓치고 마치 이솝 우화에서 포도가 시어서 먹지 않았다며 되돌아서는 여우같이 될 것이다.

심장이 뜨거울 때 발을 내디뎌야 천릿길을 갈 수 있다. 편한 알바 일을 찾아다니는 열정보다는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여 1인 창업을 시작하고, 그곳에 흙탕물이나 높은 장벽이 있어도 끝까지 해내겠다는 열정을 가지고 도전해 보아야 한다. 아마 앞으로 대기업은 그런 열정이 있는 젊은이들을 더 우대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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