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평가 E등급 ‘낙제점’ 받은 현직 다수 추천, 외부인사 ‘지우기’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한국환경공단이 신임 이사장 공모과정에서 내부 출신 현직 특정후보를 노골적으로 ‘밀어주기’ 하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
또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일부 후보의 흔적을 지우려는 움직임을 보여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13일 이사장 후보자 최종면접을 마무리한 뒤 이번주 초 본부장급 현직인 내부인사 3명과 학계 교수 2명 등 총 5명의 후보를 추려 환경부에 보고했다.
환경부는 환경공단 임추위가 추천한 5명의 후보자 가운데 두 명을 선정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을 하고 대통령은 최종 한 명을 낙점해 이사장으로 임명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환경공단 임추위가 지난해 정부기관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E등급과 기관장 경고를 받는 과정에서 공동 책임을 져야 할 현직 임원 3명을 이사장 후보자로 추천한 데 대해 환경분야 전문가들은 ‘내부 인사 밀어주기’라며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업계 일부 전문가들은 환경부와 환경공단이 현직 내부 인사인 C모 본부장을 차기 이사장으로 적극 밀고 있고, 다른 4명의 후보자들을 들러리로 세웠다는 루머가 도는 것에 대해 ‘적폐청산대상’이라며 반발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공단 이사장 자격 요건인 ‘관련분야에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비전제시 및 혁신능력을 갖춘 자’, ‘문제해결 및 조직관리 능력을 갖춘 자’ 등의 조건에 기관평가 E등급을 받은 현직 임원들이 부합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공단 관계자들이 언론 접촉을 통해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현직 K모 본부장이 5명의 최종후보에 들지 못했다”며 기사 수정을 요청하고 다니는 것도 ‘특정 인물 몰아주기’ 의혹을 더하고 있다.
환경공단의 한 관계자는 공단 임추위가 환경부에 추천한 5명에 대해 개인신상 문제여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K본부장과 유성찬 공단 전 관리이사는 최종 후보에 끼지 못했으니 기 출고된 기사(베이비타임즈 7월 14일자)에서 이들 두 명의 이름을 빼달라는 요청을 했다.
공단 임추위가 환경부에 추천한 5명의 명단은 개인정보여서 알려줄 수 없다면서도 5명의 명단에 들어가지 못한 2명에 대해서는 ‘탈락했다’는 정보를 공식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이와 관련, 한 환경전문가는 “공단이 현직에 있는 내부인사 C모 본부장을 밀어주기 위해 퇴직을 앞둔 K본부장을 희생양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공단 내부인사가 아닌데도 유성찬씨를 기사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 행보”라면서 “내부 인물을 밀어주기 위해 외부인사에 대한 ‘흔적지우기’에 나선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단은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6년 7월 25일 수장을 맡은 현 전병성 이사장이 취임 2주년을 앞두고 기관평가 낙제점과 기관장 경고를 받고 사의를 표명한 뒤, 신임 이사장 공모에 들어갔다.
한편, 환경공단은 지난 6월 19일 공개된 ‘2017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종합평가 D등급을 받으면서 기관장 경고조치에 처해졌다. 대기질 및 대기환경 관리 등 환경공단이 추진하는 주요사업은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환경공단은 지난 2016년 기관종합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데 이어 2017년 평가에서는 D등급으로 한 단계 더 낮은 평가를 받았다. 경영관리 평가에서 B등급에서 C등급으로 떨어졌고 주요사업 평가에서는 C등급에서 최하등급인 E등급으로 두 단계나 추락했다.
기관종합평가 D등급 기관의 기관장은 경고조치 되고 기관종합평가 E등급 또는 2년 연속 D등급인 기관의 기관장은 해임 건의 대상이 된다.
공단이 기관평가 E등급을 받은 것과 관련, 공단 관계자는 “현 전병성 이사장이 박근혜 정권에서 임명된 사람이어서 현 정부에 밉보인데다 채용비리가 겹쳐 최하위 등급으로 평가됐다”며 피해의식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