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배움을 즐기는 아이로 키우고 싶으세요
[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배움을 즐기는 아이로 키우고 싶으세요
  • 이진우 기자
  • 승인 2018.06.2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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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육생태연구소 소장, 육아&교육 칼럼니스트
윤교육생태연구소 소장, 육아&교육 칼럼니스트

교육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세 살만 돼도 아이의 언어가 폭발적으로 발달하고 말이 좀 통하게 되는데 사실 부모들은 그 이전부터 참 많은 것들을 가르치기도 하죠.

발달심리학에 따르면, 인간은 일정한 발달단계에 따라 성장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시기가 되면 공부 잘 하는 친구들 이야기가 여기저기에서 솔솔 들려오죠. 그때가 되면 ‘나는 우리 아이의 속도에 맞게 천천히 가르칠거야‘라고 생각했던 부모의 마음도 갈대처럼 흔들리기 쉽습니다. 자꾸 조바심이 들고 우리 아이가 많이 뒤처지는 것 같다 싶으면 화가 난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교육도 아이의 발달 정도를 고려하지 않으면 ‘배움의 소화불량’ 상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학습(學習)이라고 부르죠, 그렇지만 즐겁게 배우고 익혀야 할 아이들이 부모의 조바심과 욕심 때문에 배움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기도 전에 이미 ’배우는 것‘, ’공부는 싫은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생각이 싹 터버린 아이가 과연 즐겁게 배울 수 있을까요?

오늘은 배움을 즐거워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부모가 주의해야 할 행동과 말 습관, 그리고 뭔가를 배우고 익힐 때 눈을 반짝이는 아이로 키울 수 있는지 감성을 건드려주는 육아전략을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공부 감성을 건드려주기 전에 지양해야 할 것 하나! 공부에 흥미를 잃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바로 부모의 조급함을 들켜버리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는 여섯 살에 한글 배우는데 친구는 이미 다 떼고 한자를 배운다는 얘기가 들려오면 부모의 조바심은 불안으로 변하죠. 그 불안이 점점 커지게 되면 부정적 말로 나옵니다. “넌 어떻게 10분도 집중을 못하니”, “딱 앉아서 요건 다하고 일어나야지” 등등.

부정적 말은 억압적인 행동으로 나오기 마련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불안함을 그대로 느낍니다. 뭔가를 배울 때는 정서가 안정된 상태에서 몰입하고 잘 흡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아이가 즐거워하는 놀이나 흥밋거리가 있다면 중단하지 말고 몰입의 경험을 자주 갖도록 해 주세요.

‘도파민 효과’라고 들어보셨나요? 뭔가를 좋아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도파민은 뇌를 기분 좋은 상태로 만들어 뇌 활동을 활발하게 해 주고 몰입력을 높여줍니다. 기분이 좋아지면 사고능력이 높아지는 전두엽이 활성화돼 학습효과도 높아진다고 합니다. 아무리 소소해 보여도 아이의 눈이 반짝이는 순간, 미소가 번지는 순간, 배움의 즐거움을 아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유아기 아이들이 뭔가를 배울 때에는 타이밍도 중요합니다. 많은 부모가 뭔가를 가르치는 시간을 부모가 정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잘 수도 없고, 공부해야 되나? 내가 이래선 못 산다. 잠도 못 자고 살겠냐고."

언뜻 보면 수험생의 대사 같지만 한 다큐멘터리에 나온 여섯 살 아이가 한 말입니다. 잠은 오는데 하기 싫은 숫자공부를 하라는 엄마의 재촉에 신세 한탄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표현은 안 해도 가끔은 이런 마음이 아닐까요. 배고프고 졸리고 피곤한데, 지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데 학습효과가 잘 날 수 있을까요?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동기이론을 통해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구분했답니다.

목마르고 배고프고 잠이 오는 것과 같은 ‘생리적 욕구’는 가장 낮은 단계의 욕구인데요, 낮은 단계가 충족되지 않으면 다음 목표를 추구하려는 동기가 안 생긴다는 거죠.

그런 만큼 배가 고픈데 눈꺼풀이 무거운데 연필을 쥐고 있다고 과연 공부가 잘 될까요? 우리는 유치원을 다녀온 힘든 아이에게 배고프고 힘든 시간에 곧바로 책을 내밀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졸리고 배고플 때 해야만 하는 공부는 '싫은 것'으로 각인되어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아직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는 유아기 아이들에게 어떻게 감성을 건드려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뭔가 배우는 걸 좋아한다는 것은 배우는 것 자체가 좋아서일 수도 있지만, 함께 하는 사람과의 시간이 즐거워서이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또 하고 싶은 게 아이들이니까요.

그러니 부모 입장에서는 배우는 것이 속도가 안 나고 느리게만 보여도 아이가 잘 하고 있는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콕 집어서 칭찬해 주면서 동기 부여를 해 주는 것이 좋겠죠.

반대로 아이를 칭찬하면서 무엇을 잘 했고, 또 어떤 노력이 빛이 나는지 잘 한 점을 구체적으로 칭찬해 주면 아이도 기분 좋은 상태에서 더 열심히 하려는 의지를 보이기도 합니다. ‘내가 이런 것을 잘 했구나’ 느끼게 되면서 더 잘 해 보려고 노력하니까요.

얼마나 잘 했는지, 많이 배웠는지, 부모의 욕심과 조바심은 살짝 제쳐 놓고 아이의 노력 자체에 집중해 보세요.

비뚤비뚤한 글씨 자체보다는 못 썼더라도 꾹꾹 눌러 힘들여 쓴 흔적을 보는 것도 좋습니다. 많이, 그리고 길게, 정확히 쓰지는 못했더라도 오래 고민한 모습을 더 칭찬해 주세요. 결과만 칭찬한다면 노력의 즐거움과 가치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말해주면 좋겠습니다. “지난번 보다 더 열심히 했네”, “오늘 글씨 예쁘게 쓰려고 꾹꾹 눌러 썼네”

아이들은 공부에서 진도가 많이 나갔는지, 얼마나 많이 배웠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느낄 수는 있습니다. 부모가 나의 노력을 알아준다는 뿌듯함, 나의 마음을 읽어준다는 기쁨을. 그것이 바로 아이가 더 잘하고 싶고, 그래서 더 나아가도록 만드는 힘이 됩니다.

 

윤옥희 프로필 △네이버 부모i 부모교육전문가/자문위원 △네이버 오디오클립 ‘육아대학 공감학과’(http://naver.me/5SvL2ryN) 진행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자문위원 △한국스마트맘센터 공동대표 △올레TV ‘우리집 누리교실’, MBN 등 출연 △저서 <강점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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