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갑질·폭행’ 논란 대한항공 실태조사 착수
고용노동부, ‘갑질·폭행’ 논란 대한항공 실태조사 착수
  • 이성교 기자
  • 승인 2018.04.2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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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이사장의 대한항공 비서실 통한 해외물품 구입 지시 이메일 공개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고용노동부가 최근 폭행과 관세탈세 등 각종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대한항공에 대해 실태조사에 나섰다.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 근로감독관은 25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를 찾아 박창진 전 사무장과 김성기 대한항공 노조위원장을 만났다.

서울남부지청 관계자는 “대한항공 내 폭행 등의 사례를 언론 보도를 통해 모니터링 하고 있었다”며 “언론 보도 내용이 맞는지 근로자를 상대로 확인하기 위해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본격적으로 조사가 시작된 것은 아니며 최근 보도된 폭행이나 갑질이 근로기준법이나 노동관계법령에서 다룰 만한 사안인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진가 3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이후 조 전무의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역시 그룹 직원들에게 일상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23일에는 이 이사장으로 보이는 한 중년 여성이 공사 현장에서 여성 작업자를 잡아끌고 밀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이어 25일에는 이 이사장이 대한항공 비서실을 통해 해외에서 물건을 구입해 보내라고 지시하는 이메일이 공개됐다.

대한항공에서 아무 직책이 없는 이 이사장이 비서실을 사적으로 활용하고, 물건값이나 운송비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 정황이 담겨 있는 문건이다.

익명의 대한항공 직원이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2009년 대한항공 비서실은 한 해외지점 지점장에게 “사모님 지시사항 전달”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발신인이 비서실 코드인 ‘DYS’로 된 이 이메일에는 “지점장님 안녕하십니까? 사모님께서 아래와 같이 지시하셨습니다”라며 “(물품 이름) 제일 좋은 것 2개를 구매해서 보낼 것”, “제품 카탈로그를 보낼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대한항공 비서실이 나서서 이 이사장이 지시한 물건을 사 보내라는 공문을 보낸 셈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인 이 이사장은 운전기사·가정부·직원 등에게 일상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이 밀수·탈세, 폭행 등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광범위한 의혹으로 번지면서 검찰과 경찰, 관세청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까지 합세해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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