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임칼럼] 리빙랩과 스마트한 삶
[조영임칼럼] 리빙랩과 스마트한 삶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8.04.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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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임 (가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 조영임 (가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최근 리빙랩(living lab) 이라는 용어가 스마트시티의 주요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리빙랩’이란 ‘일상생활의 실험실’이란 뜻으로 사용자가 주도적으로 혁신하는 플랫폼, 공공과 민간 그리고 시민의 협력체계, 과학과 사회현장의 통합모델을 시도하는 과학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 등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리빙랩은 2006년 11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시작되었고 현재 유럽,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그 개념을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서울시, 성남시 등에서 정기적으로 리빙랩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리빙랩이 이슈로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자들은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ICT 수요와 사회 수요와의 연계가 필요한 시점에서, 리빙랩은 인터페이스 분야로서의 그 연계를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이를 통해 중앙정부가 추진하려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개발과 기술 사업화 및 실증사업들이 구체적으로 현실화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더욱더 리빙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비단 중앙정부 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새로운 사회 혁신 모델로 리빙랩의 도입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특히 친환경 도시 설계와 도시재생을 위한 리빙랩 추진도 시도하고 있어서, 사용자 참여를 더욱 강조하면서 고도화와 확장을 꾀하는 등 개발 성과의 수용성과 활용성을 함께 도모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빙랩 개념(출처=Marc Wolfram, 2015)
리빙랩 개념(출처=Marc Wolfram, 2015)

이와 같이 리빙랩은 사용자의 역할과 행동을 강조하고 있는데, 테스트 단계뿐만 아니라 사전기획, 개발과정의 피드백 등 다양한 단계에서 참여하고 Public-Private-People Partnership(PPPP) 모델을 통해 리빙랩 플랫폼 내에서 참여와 협력을 확대하고 내실화함으로써 연구개발 조직, 기업, 정부·지자체, 시민 등 참여 주체들의 공통목표를 공유하게 하며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게 하려는 데에 있다.

일반적으로 리빙랩은 참여 행위자, 조직화 방식, 중심 행위자 등에 따라 리빙랩의 유형이 구분되는데, 리빙랩의 유형에 따라 인프라, 거버넌스, 전문조직-시민사회 결합 방식 등으로 나뉠 수 있으며, 이들은 각각 다르게 조직화되며 개발된 성과의 활용 목적 또한 달라진다. 정부, 연구기관, 기업, 사용자는 리빙랩의 중심주체로서 각자의 이해관계와 목적에 따라 서로 리빙랩의 목표, 개발 구조를 조직화하게 된다.

 

리빙랩의 PPPP 모델(출처=국내 리빙랩의 현황과 과제, STEPI, 2016)
리빙랩의 PPPP 모델(출처=국내 리빙랩의 현황과 과제, STEPI, 2016)

리빙랩의 조직화 방식에 따라 실제 지역 기반의 실험 또한 차이를 보이는데, 협업클러스터는 지역의 경제적 요인이 강하게 반영된 모델로서, 생산자들이 가진 자원의 한계를 타 구성원과의 연계를 통해 극복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전문화된 커뮤니티는 구성원 간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하며, 기술의 발전을 통해 현실 공간과 결합되어 리빙랩 활동의 잠재력을 강화시킨다.

리빙랩의 주요 국내 사례를 들면 북촌 리빙랩, 성대골 리빙랩, 대전의 건너유 리빙랩 등을 들 수 있다. 각 사례의 구체적인 목적 및 과정은 서로 다르나 리빙랩을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북촌 리빙랩은 지역주민이 문제 발굴부터 기술 실험 및 확산·적용까지 리빙랩 과정 전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북촌 리빙랩은 사물인터넷 기술(IoT)을 주로 활용하고 있으며 지역주민과 협업을 통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점이 특징이다. 서울시 주도이므로 시에서 구성한 특별그룹이 리빙랩을 총괄하는 중간지원조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점 또한 특징이다.

성대골 리빙랩은 지역주민의 에너지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데, 에너지와 관련이 깊은 태양열 온풍기 설치 등 적정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성대골 주민은 전환협의체를 조직하고 리빙랩 운영을 총괄할 뿐만 아니라 자치구와의 의견 조율 및 재정적 지원을 얻는 중간지원조직 역할도 수행하고 있으므로, 커뮤니티가 스스로 조직화한 뒤 행정의 재정적·제도적 지원을 유도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대전 건너유 리빙랩은 지역 내 소규모 사회기술 커뮤니티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외부의 오픈소스를 활용하여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있는데, 지역 내 소규모 사회기술 커뮤니티가 시의 재정적 지원 및 지자체와의 소통을 유도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시민사회 스스로 조직화하고 지자체와 자치구에서는 사업비 일부를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리빙랩은 이제 시작하는 개념인 만큼 추진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먼저, 지역 혁신을 위해 리빙랩을 점차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최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리빙랩을 통해 지역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사회 및 기술시스템을 실험하고 적용하고 있으나, 실험과 학습을 기반으로 복지·의료·에너지·교통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하고, 기술 실증과 사업화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여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둘째, 리빙랩 경험을 참여 주체들 간 공유해야 한다. 현재 리빙랩 사업은 대체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서로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하여, 연계 없이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리빙랩의 경험과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여 참여 주체들간 리빙랩 네트워크 구축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중앙정부와 지자체 등 다양한 주체를 중심으로 리빙랩과 유사한 각기 진행되다보니 관련 사업 간의 연계 및 협력은 미흡한 편이다. 따라서 상호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셋째, 리빙랩의 국내 활성화를 위한 제도마련이 필요하다. 현재 리빙랩 사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나, 이를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마련이 미흡한 상황이므로, 국내 활성화를 위해 제도마련이 필요하다.

요약하면, 리빙랩은 Fab lab 이라고도 하며 실제 우리의 생활 현장에서 사용자와 생산자가 공동으로 혁신을 만들어가는 실험실이자 테스트 베드역할을 한다. 예전에 ‘내집앞 눈은 내가 쓸자’라는 캠페인이 한창 인기였는데, 이처럼 리빙랩은 내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적극적으로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개념이다.

이러한 리빙랩은 사용자의 수요와 참여를 기반으로 참여 주체간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시민사회, 협동조합 등 사회적 혁신활동 주체를 육성하고 사회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 가능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스마트시티 개념이다. 스마트한 삶이란 이러한 장점들을 살려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도록 장을 마련하고 그 위에서 스마트한 시민의식을 발휘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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