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국내 주요 연기금 “삼성증권과 거래 중단” 선언
국민연금 등 국내 주요 연기금 “삼성증권과 거래 중단” 선언
  • 정준범 전문기자
  • 승인 2018.04.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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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정준범 전문기자]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대규모 주식투자를 하는 연기금들이 이른바 ‘유령주식’ 매도 사태로 큰 손실을 야기한 삼성증권과 거래를 중단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10일 “금융사고 발생에 따른 거래 안정성 저하 우려에 따라 9일자로 삼성증권과 직접운용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위탁운용 주식 거래를 포함하는 거래 제한은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다른 연기금도 삼성증권과 직접 운용 부문에서 주식 거래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매매를 보류하기로 했다”며 “현재 35개 증권사에 분산 거래를 하고 있는데 6월 분기 평가에 금감원 검사 결과를 반영해 거래 증권사를 다시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삼성증권과 잠정적으로 거래를 중단하고 추이를 지켜보고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군인공제회도 올해 2분기 말까지 삼성증권과 주식 중개 거래를 중단키로 했다.

삼성증권 사과문.
삼성증권 사과문.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시스템 위험이 있다고 보고 논의를 거쳐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연기금들이 삼성증권과 잇따라 거래 중단을 선언한 것은 삼성증권의 거래 안정성 문제와 함께 이번 ‘유령주식’ 매도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경우 삼성증권 주가가 사흘간 10% 넘게 떨어지면서 보유 삼성증권 주식 평가 가치가 400억원 넘게 날아갔다.

이들 연기금은 삼성증권 배당사고가 발생한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증권 주식을 313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수량으로는 당일 81만8,500주를 내다 팔았다. 연기금은 최근 사흘간 모두 160만주(598억원)를 순매도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는 직·간접 운용에서 특정 종목이나 펀드 수익률이 정해놓은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보유 비중을 줄이는 리스크관리 규정을 두고 있다.

국내 연기금들이 여러 증권사에 분산 주문을 하고 있기 때문에 거래 중단으로 삼성증권의 단기 피해는 크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적지 않은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감원 검사 결과 삼성증권이 중징계를 받게 될 경우 연기금이 삼성증권과 거래를 재개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이번 사건에 따른 징계는 연기금 평가 때 감점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거래 중단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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