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전 증권사 대상 주식거래시스템 긴급 점검 나서
금융당국, 전 증권사 대상 주식거래시스템 긴급 점검 나서
  • 정준범 전문기자
  • 승인 2018.04.1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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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특별검사 위해 IT 전문가 등 검사인력 대거 투입

[베이비타임즈=정준범 전문기자] 금융당국이 삼성증권의 착오배당 주식 대량 매도 사태를 계기로 우리사주조합 관리, 배당업무 등 전체 증권회사의 주식거래시스템 점검에 나선다.

이른바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매도 사건으로 불거진 전체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을 차단하고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 금융당국은 문제가 된 우리사주조합 관리 시스템을 점검해 개선하고 이어 전체 증권사의 주식거래시스템을 점검키로 한 것ㅇ로 11일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배당시스템과 달리 주식거래시스템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지만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기 때문에 재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 제고를 위해 매매시스템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문제가 있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증권 배당 담당 직원의 전산 입력 착오로 28억1,000만주의 가공 주식이 입고되고 실제로 501만여주가 매도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는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순 실수였다고 하지만 증권사 직원이 의도적으로 사내 전산을 조작해 언제든지 시장을 교란하고 부당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삼성증권 ‘유령주식’ 대량매도와 재매입 사태로 증명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증권 착오주식이 28억1,000만주라는 터무니없는 숫자여서 이번에 적발됐지만 만약 수십만주나 수백만주에 그쳤다면 발견되지 않고 넘어갔을 가능성도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우려는 금감원이 삼성증권 사태 초기 다른 증권사의 배당시스템을 점검한 결과를 통해 증폭됐다. 삼성증권처럼 올해 배당을 앞둔 증권사 중 4곳을 사전 점검한 결과 배당시스템이 삼성증권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0일 한국투자증권을 방문해 임직원 자기매매 관련 내부통제 시스템과 불공정거래 방지를 위한 증권사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감독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0일 한국투자증권을 방문해 임직원 자기매매 관련 내부통제 시스템과 불공정거래 방지를 위한 증권사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은 일단 1년에 한 차례 쓰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 배당시스템과 매일 활용되는 매매시스템은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지만 점검을 통해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금감원은 자체 IT(전산시스템) 전문가와 금융투자회사 검사인력 등 총 8명을 투입해 삼성증권 현장검사에 나섰다.

통상 특정 개별 사안에 대한 검사 인력이 4∼5명인 것을 고려하면 두 배에 달하는 인력을 동원해 전산시스템와 내부통제 문제를 중점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9일까지 8명을 투입해 현장검사를 시행하고 시간이 부족하면 연장하고 인력이 부족하면 더 투입할 것”이라며 “상황을 봐가면서 유동적으로 검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검사를 통해 배당착오 사태를 촉발한 전산시스템과 이를 제어하지 못한 내부통제, 잘못 입고된 주식을 매도해 주가 급등락 사태를 일으킨 직원들에 대해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삼성증권 배당착오 사태 당시 삼성증권 개별종목 선물거래가 급증한 점에 주목해 주식을 내다 판 직원과 외부 선물 투자 세력과 연계 가능성은 없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삼성증권 직원이 대규모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미공개정보를 외부 세력에 메신저나 전화로 알리고 외부 세력이 이를 이용해 차익을 남겼을 수 있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전산 입력 실수로 우리사주 조합 직원 2,018명에게 현금 대신 주식 28억1,000만주를 잘못 입고했고 직원 16명은 501만2,000주를 내다 팔았다.

일부 직원들은 145만주, 112만주, 79만주 등 대규모 물량을 단시간에 쏟아내 삼성증권 주가 급락을 야기하고 주식시장과 선물시장을 혼란에 빠트렸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삼성서초사옥.
서울 강남에 위치한 삼성서초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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