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원인은 ‘주사제 나눠쓰기’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원인은 ‘주사제 나눠쓰기’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8.04.0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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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이후 25년간 ‘1인 1병’ 원칙 어기고 의료진도 묵인·방치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이대목동병원에서 지난해 12월 신생아 4명이 연쇄 사망한 사건은 ‘주사제 나눠쓰기’ 관행에 따른 균 감염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대목동병원이 1993년 개원할 당시부터 25년 넘게 신생아들에게 주사제 1병을 나눠 맞히는 등 감염관리지침을 어겨온 탓에 신생아 사망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경찰은 결론을 내렸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실장인 조수진 교수와 전임 실장 박모 교수, 수간호사 A씨 등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10일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과 함께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근무한 심모 교수와 전공의 강모씨, 간호사 B씨·C씨 등 4명에게도 같은 혐의를 적용하고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할 방침이다.

▲ 서울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들이 지난해 12월 17일 오후 이대목동병원에서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과의 절을 하고 있다.

경찰과 보건당국은 지난해 12월 16일 사망한 신생아들이 사망 전날 맞은 지질영양제 ‘스모프리피드’의 균 감염으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 이들 의료진 7명에게 감염·위생 관리 지침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과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등을 근거로 숨진 신생아들의 사인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라고 확인했다.

경찰 수사 결과 간호사들이 ‘주사제 1병을 환아 1명에게만 맞혀야 한다’는 감염 예방 지침을 어기고 주사제 1병을 여러 명에게 나눠서 주사하는 ‘분주’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대목동병원의 분주 관행이 개원 시기인 1993년부터 25년 동안 이어진 사실도 밝혀냈다.

이대목동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양급여 비용을 청구할 때 1명당 1병씩 맞힌 것처럼 청구해 비용을 받아내는 등 요양급여를 부당하게 과다 청구한 사기 혐의도 있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연쇄 사망사건은 오래되고 위법한 업무 관행을 관리·감독자들이 무책임한 태도로 묵인·방치한 탓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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