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자연친화지능을 길러주자
[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자연친화지능을 길러주자
  • 이진우 기자
  • 승인 2018.03.3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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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옥희 윤교육생태연구소장, <강점 육아> 저자

바야흐로 봄이다. 연일 도심을 뿌옇게 만드는 미세먼지로 바깥 놀이가 쉽지 않지만 하늘이 맑은 날이라면 자연 속에서 뛰는 것만큼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는 없다.

유아들은 공원을 걷고 꽃 냄새를 맡고, 뛰면서 바람을 느끼는 등의 자연놀이를 하면서 즐겁고 신나는 기분을 느끼게 되면,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고 자연과 교감하며 공감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자연 속을 탐험하면서 끊임없이 질문도 쏟아져 나오기 마련이다. 이처럼 자연은 상상력과 창의성, 탐구심까지 다양한 역량들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교육의 장이다.

그래서 오늘은 자연 속에서의 놀이와 교육을 통해 높일 수 있는 자연친화지능의 효과와 자연친화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볼까 한다.

먼저, 자연친화지능이 무엇일까? 자연친화지능은 미국 하버드대의 하워드 가드너반려(Howard Gardner) 교수가 말한 8개 다중지능 중 하나로 나무·꽃·곤충·돌 같은 동물과 식물, 광물을 잘 분류하고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자연친화지능이 높은 아이는 자연에 대한 관심이 높고 관찰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생김새가 비슷해 보이는 동물이나 식물의 차이를 잘 파악하고 잘 구분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건 라쿤이고, 이건 너구리야”, “이건 귤 나무고, 저것은 탱자나무야”처럼 말이다.

그리고 동물과 식물, 광물 등에 관심과 흥미가 많을 뿐만 아니라 자연의 변화에도 민감하다. 그래서 환경, 동식물, 생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보면 자연친화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많다. 곤충학자 파브르나 진화론자 다윈 같은 과학자들도 자연친화지능이 뛰어난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연친화지능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부모가 먼저 자연을 좋아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오늘은 바람이 너무 시원하네,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 같아”, “꽃향기가 너무 좋네. 코 끝이 기분 좋게 간질간질한 것 같아”.

이렇게 부모가 먼저 자연을 좋아하는 느낌을 자주 표현해 주는 것도 좋다. 자연을 향한 긍정의 느낌과 관심은 아이에게 잘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감정과 기분을 표현하는 방법도 알려줄 수 있고, 또 다양한 어휘를 활용해 표현력도 높여줄 수 있다.

또, 자연을 ‘융합교육의 장’으로 만들어보자. 자연 놀이터에 있는 모든 것은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되는 만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자연 속의 재료를 교육도구로 활용해 보자.

나뭇잎이나 꽃으로 얼굴이나 집을 만들기도 하고 돌멩이를 세어보며 숫자놀이도 해 보자. 흙 위에 나뭇가지로 그림을 그려볼 수도 있고 좋아하는 나무나 동물을 보면서 생김새나 자신이 바라본 이미지와 느낌을 노래로 불러볼 수도 있다.

자연을 바라보고 느끼고 만지는 모든 시간을 즐겁게 교육으로 활용해 볼 수 있다. 자연친화지능을 타고난 아이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자연에 갖는 관심과 흥미를 높일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해도 도움이 된다.

아이가 촉각을 활용해 자연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자. 아이들은 바람과 꽃, 동물, 풀과 같은 자연을 오감을 이용해서 느끼게 되는데 아이가 태어나서 시각도 청각도 잘 발달하지 않았을 때 빠르게 발달하는 감각이 촉각이다. 촉각을 발달시키면 두뇌 발달에도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느껴본다거나 식물을 만져보게 하는 것도 좋다. 아이와 함께 달팽이를 봤다면 아이 손위에 살짝 올려놔 보자. 몇 년이 지나 “엄마, 나, 네 살 때 달팽이 만졌었지?”라며 그 느낌을 뚜렷이 기억하는 경우도 많다. 이것이 바로 놀이처럼 즐겁게 배우면 오래 기억하는 체험교육이자 자연친화교육의 효과이기도 하다.

또, 자연의 다양한 소리에 함께 귀 기울여보자. 생후 10개월만 돼도 들리는 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는 집중력을 보인다.

“바람 소리 들려? 휘휘하고 지나가지?” 아이가 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말해주면 청각도 자극해줄 수 있고 바람이 지나가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상상력도 키울 수 있다.

돌멩이나 나뭇잎 분류하기 놀이로 사물의 차이를 인식하는 능력과 관찰력도 키워주자. 다양한 모양의 나뭇잎을 모아서 아이와 크기와 모양, 색깔별로 나눠보자. “이것은 잎이 뾰족한데 이것은 둥그네”처럼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연을 호기심을 키우는 질문 세상으로 만들어주자. “왜 꽃은 봄에 많이 필까?”, “왜 소나무는 계속 푸를까” 같은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좋다.

호기심을 키워가고 그 과정을 통해 질문을 쏟아내는 순간은 바로, 아이가 자연과 동화되는 시간이다. 이때부터는 자연을 관찰만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참여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자연친화지능이 절로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태양이 안 뜬다면 어떻게 될까?”, “물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평소 생각했던 것을 뒤집어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는 것도 창의성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 인구 천만시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점점 늘고 있다. 반려동물뿐 아니라 식물을 키우는 것도 공감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반려동물과 지속된 관계를 통해 감성이나 사회성, 공감하는 능력이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도 널리 알려져 있다.

집에서 키우기 힘들다면 주말농장을 활용해 쉽게 키울 수 있는 농작물을 키워보거나 쉽고 편하게 갈 수 있는 미니 동물원 같은 곳에서 친근한 동물과 자주 만나게 해 주는 것도 좋다.

분리수거도 함께 해 보자. 위생문제로 분리수거를 어른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그런 점이 걱정이 된다면 분리수거 하는 곳에 데려가서 부모가 재활용품을 분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분류 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도 해 주면 좋겠다. “동물과 식물이 사는 생태계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자연환경도 중요해”, “분리수거는 환경을 보호하는 일이야”.

자연친화지능을 높여주는 자연친화교육은 이처럼 멀리 가지 않아도 가능하다. 자연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 그리고 집 앞 공원에서 아이와 자주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는 건강한 일상, 여기에 하늘이 맑을 때에는 바깥 놀이를 하며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해 주는 적극성만 있으면 된다.

바로, 오늘부터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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