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자녀가 보고있다
‘부부싸움’ 자녀가 보고있다
  • 주선영
  • 승인 2013.07.0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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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3세 딸을 둔 아빠입니다. 며칠 전 저는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게 됐는데, 딸이 그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그 후 저를 무척 좋아했던 아이가 저만 보면 피하고 있습니다.

[사례 2 ] 아빠가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고 자란 아이는 폭력적인 성향을 갖게 된다고 하던데요. 이런 성향을 어릴 때 개선해 주지 않으면, 엄마를 때리는 아빠의 모습을 증오하고 미워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 폭력으로 해결하게 된다고 하던데요. 이런 성향은 환경적으로 학습이 되는 건가요?

[사례 1]의 경우, 아빠의 모습을 보고 두려움을 느꼈을 수도 있다. 한번 두려움을 가지게 되면 그 생각이 한동안 가지만, 다시 잘해주면 아빠와 예전처럼 잘 놀 수 있다. 또 지금은 아빠가 이리와 하면서 강하게 안거나 스킨십을 하려고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아이의 마음속에 있는 두려움은 시간이 흘러 작아질 때까지 조금은 기다리는 편이 좋다.

또한 이제부터는 아이 앞에서 싸우는 행동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그 행동을 또 보게 된다면 지금 겪었던 심정이 다시 되살아나서 아빠를 더욱 어려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심한 경우 부부싸움을 보고 엄마와 떨어지지 않는 애착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그만큼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이기 때문에 조심해서 행동을 해야 한다. 아빠는 아이의 의견을 잘 물어보고 강한지시보다도 아이의 의견을 수용해주는 양육방법을 택하시는 편이 좋다.

[사례 2]의 경우, 부모님의 폭력성이 강한 부분을 보고 자란 아이는 폭력적 성향이 커진다. 또래 집단에서도 폭력적인 행동을 더욱 많이 보이게 된다. 특히 많이 맞고 자란 아이는 폭력적 성향이 크며, 부부싸움을 자주 경험한 아이도 그렇다. 즉 폭력은 환경적인 부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부부싸움 목격…위축·소심해지는 경향 보여

3~5세는 공포심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시기로 아직까지는 세상의 중심이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현실과 실제를 구분하지 못한다. 때문에 눈으로 본 것들이 자신에게도 일어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체험하지 않은 대상과 사건에 대해서도 공포를 느낀다. 이를테면 TV 속 귀신, 외계인 등이 대표적이다. 보모의 싸움을 자주 겪은 아이들은 심리적인 부분에 영향을 받아 그러한 것들을 보고 더욱 놀라고 무서워할 수 있다. 그래서 가급적 아이들이 놀랄만한 매체 및 환경을 조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편 부모님이 큰 소리를 치거나 싸움이 잦거나 아이의 반응에 짜증나는 말투로 대하는 경우 아이는 민감해 질 수 있다. 

두려움을 가진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계속적으로 된다면 자라면서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매우 높아진다. 작은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될 것이며, 사회적인 상호작용에도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이것은 또래관계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른 친구들은 다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두려움 때문에 특정한 행동을 하지 못한다면 아기 같다고 놀림감이 되기도 한다. 부모님과 함께 동행 하지 않을 때는 외부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하며, 부모님과의 아침 이별도 어려워 질 수 있다. 두려움이 커지면 두려움이 대상들이 점차 늘어나기도 하고, 소아우울증과 같은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분리불안과 같이 언제나 부모님의 곁에서 보호받고자 하기도 한다.

한국아동발달센터 한춘근 소장은 “부부싸움을 자주 겪은 아이들은 작은 소리에도 놀란다”며 “아이가 시끄러운 소리나 어두운 것을 경험하게 되면 놀라게 되고 이로 인해 늘 불안해하며 엄마에게서 잘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거나 위축돼 소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은 간혹 자신 때문에 부모님들이 싸운다고 생각해 자신의 잘못으로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며, 공황상태에 빠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부모가 아이 앞에서 직접 싸우지 않더라도, 흥분해서 싸운 이야기를 전달한다든가, 전화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화내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좋지 않다. 아이는 부모의 흥분된 목소리를 들으면 같이 소리를 지르게 된다.

소리 지르기 등 공격성 드러내

특히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좋지 않다. 다만 싸우고 나서 아이한테 그 화를 푼다거나 다른 사람에게 욕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 아이는 그것 또한 자신의 잘못으로 여기고 의기소침해 진다. 그리고 엄마가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화를 낸다고 여기게 돼 환경에 대한 반응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부부싸움을 자주 목격한 경우 아이들에게서 폭발적인 울화와 신체적 공격, 싸움, 욕, 협박, 동물에 대한 잔혹행위, 물건 집어던지기, 고집피우기, 빼앗기, 다른 친구들을 방해하기, 울기, 짜증내기, 소리 지르기, 화난 표정 짓기, 심한 말을 하기, 회피하기 같은 많은 방법으로 아이들은 자신의 공격성을 드러낸다.

이런 상황의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이며 독점하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타인의 지각이나 결과에 대한 조망능력이 부족하다. 질서의식, 양보 등의 개념 그리고 자기욕구표현능력이나 사회성이 덜 발달되고 쉽게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다.

부부싸움을 목격한 아이들은 뭔가 큰일이 일어난 것 같은 불안감과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싸우는 것은 아닌지 안절부절못하게 된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싸우게 되더라도 아이가 보지 않는 곳으로 피하고, 싸운 후에는 바로 아이와 마주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부모의 자세다.

“놀랐지? 괜찮아” 아이의 마음 진정 시켜줘야

엄마 아빠가 싸우는 것을 목격한 아동에게는 최소한 30분 정도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아이를 대하는 것이 좋다. 어느 정도 말귀를 알아듣는 아이라면 부모의 불편한 심리 상태를 느끼고 자꾸 눈치를 보게 되므로 일단 아이의 불안한 마음부터 진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엄마 아빠가 서로 생각이 달라서 조금 큰 소리로 이야기한 거란다.” 등의 설명으로 아이를 안심시키는 것이 좋다. 등이나 엉덩이를 토닥이며 엄마의 심장소리를 들려주거나 뱃속에서부터 들었던 엄마의 목소리나 잔잔한 노래를 들려주면 안정을 되찾고 울음을 그치게 된다. 안아주면서 아기에게 익숙한 엄마 목소리로 “놀랐지? 괜찮아” 식의 말을 건네면서 토닥이면 금세 안정을 되찾는다.

편안한 음악을 들려주는 것도 좋다. 또한 신체활동을 활발하게 시켜서 잠을 푹 잘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다. 부모는 아이에게 편하게 잠을 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늘 보여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료제공 : 한국아동발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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