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어린이 인권·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
자유한국당, ‘어린이 인권·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
  • 이성교
  • 승인 2018.01.0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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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수석대변인 “북한 인공기 달력 방치않겠다” 밝혀
바른정당 하태경 “초등학생 ‘종북몰이’는 환자정당” 비판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자유한국당이 우리은행 탁상달력 그림과 관련해 초등학생들까지 ‘종북몰이’ 대상으로 삼으면서 어린이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또 연초 공식 논평에서 우리은행 미술대회 수상작의 ‘인공기’ 문제를 언급하면서 묵시적 심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어린이들의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종북몰이’를 통해 초등학생 등 어린이들이 북한이나 촛불, 집회 등 사회적 이슈가 되는 소재를 그림이나 글로 표현하지 못하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1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건배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지난 1일 ‘북한 인공기가 은행 달력에 등장하는 시대,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제목의 공식 논평을 통해 “이제 학생들은 미술대회 수상을 위해 인공기를 그릴 것”이라면서 ‘종북몰이’의 수위를 높였다.

장 대변인은 “2018년 대한민국에서 친북단체도 아니고 우리은행이라는 공적 금융기관의 달력에 인공기 그림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제 학생들은 미술대회 수상을 위해 인공기를 그릴 것이고, 미술대학 교수는 이런 그림을 우수상으로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이어 “우리은행이 제작하고 배포한 새해 탁상 달력에 인공기가 그려진 그림이 들어가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이 그림에는 인공기가 태극기보다 위에 그려져 있고, 북한과 대한민국이 동등한 나라인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가진 자유한국당 신년 인사회에서 “인공기가 은행 달력에 등장하는 그런 세상이 됐다”면서 “지금은 여론 조작 시대이다. 또 괴벨스가 판치는 언론 조작 시대”라고 밝혔다.

앞서 같은당 김종석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은행 달력에 수록된 그림 두 장을 올려놓고 “우리은행 2018년 탁상 달력 그림입니다. 저는 민노총 달력인 줄 알았습니다. 우리은행, 왜 이러나요?”라며 정치적 시비에 불을 붙였다.

김 의원은 ‘통일나무’ 그림과 관련해 “태극기가 인공기보다 아래에 있네요, 대한민국과 북한이 같은 뿌리를 가진 동등한 나라인가요?”라며 어린이의 미술작품에 대해 문제를 삼았다.

▲ 자유한국당이 문제를 삼고 있는 우리미술대회 수상작품 '쑥쑥 통일나무가 자란다'.(사진=우리은행 미술대회 홈페이지 캡처)

 


이어 자유한국당 소속 김재경 의원과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 당원들은 3일 오후 우리은행 본점 로비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우리은행이 제작한 2018년 달력에 북한 국기인 인공기가 들어 있는 것을 규탄했다.

이들은 특히 “초등학생이 인공기를 그렸다는 사실과 공적 금융기관이 제작한 홍보물에 인공기가 들어가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4일 “어린이 동심을 빨갱이 그림이라고 이용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정당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평화통일 그림에 한 쪽에 태극기가 있으면 한 쪽에 북한의 인공기가 그려져야 할 것 아니냐”며 “어린이 동심을 빨갱이 그림이라고 이용하는 것은 제정신이 아닌 환자정당”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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