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서 신생아 4명 잇따라 ‘원인불명’ 사망
이대목동병원서 신생아 4명 잇따라 ‘원인불명’ 사망
  • 정준범
  • 승인 2017.12.1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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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양천구, 이대병원 역학조사 착수…“샘플 수거·의무 기록 파악”
경찰, 18일 오전 부검·의료사고 전담팀 투입해 병원 과실 여부 수사

[베이비타임즈=정준범 전문기자]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미숙아 4명이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시와 질병관리본부, 관할 양천구 보건소 등은 사망 사고가 일어난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주사기나 기저귀 등의 물건 샘플을 수거하고 환아와 관련된 의무 기록을 파악하는 등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정혜원 이대목동병원장은 17일 개최한 기자브리핑에서 “16일 오후 5시40분경부터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4명의 환아에 심정지가 발생했고 의료진의 적극적인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대목동병원에 따르면 환아들은 오후 9시 32분부터 오후 10시 53분까지 1시간 21분 사이에 모두 숨을 거뒀다.

이날 병원 측이 공개한 시간대별 환아 심폐소생술 실시 시간을 보면 A 환아의 경우 1차 심폐소생술이 오후 5시 44분~오후 6시 4분, 2차가 오후 8시 12분~오후 10시 10분에 이뤄졌다.

B 환아에 대한 심폐소생술은 오후 7시 23분~오후 9시 32분, C 환아는 오후 9시~오후 10시 31분, D 환아는 1차 오후 9시 8분~오후 9시 10분, 2차 오후 9시 11분~오후 10시 53분에 진행됐다.

사고 당시 총 22병상인 신생아 중환자실에는 미숙아인 환아 16명이 있었고 몸 상태에 따라 배치구역을 구분한 가운데 사망한 환아 4명은 같은 구역에 있었다.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던 환아 4명이 동시 다발적으로 심정지가 유발돼 사망하는 사건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에 따라 병원과 보건소 등이 다각도로 사고원인을 파악 중인 가운데 경찰은 숨진 신생아 치료와 긴급 조처를 담당한 의사와 간호사들을 상대로 1차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숨진 신생아 4명에 대한 부검을 18일 오전 실시해 자세한 사망원인을 밝히는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의료사고 전담팀에서 의료과실 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다.

▲ 이대목동병원 전경.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서울시와 양천구보건소 등 관계 당국과 함께 사망한 신생아들 의무기록 분석해 사망 전 공통점이 있었는지 등 역학조사를 시작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생아 중환자실이 기본적으로 환자 격리 시스템이라 감염병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으나, 사망 원인이 감염병으로 드러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역학조사관은 신생아 중환아실에서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만지는 주사기나 기저귀 등의 물건 샘플을 수거했고, 환아와 관련된 의무 기록을 파악 중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원인균을 찾거나 감염병을 배제하는 등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려면 1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구 보건소 관계자는 “관계기관과 지속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앞으로 역학조사 결과 관련 규정 위반이 발견되면 합당한 행정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있던 16명 가운데 숨진 4명을 뺀 12명은 신체 검진 등을 한 뒤 전원 퇴원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

12명 가운데 4명은 퇴원했고, 8명은 강남성심병원과 신촌세브란스 병원 등 4개 병원으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은 비어 있다.

정혜원 병원장은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4명의 아기와 유가족, 예기치 않은 전원 조치로 불편과 고통을 겪고 계신 보호자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정 병원장은 “보건소·경찰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원인 파악 및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이른 시일 내 사태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직후 유족들은 신생아들이 배가 볼록했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며 의료진 과실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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