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임칼럼] 베테랑 드라이버의 비밀
[조영임칼럼] 베테랑 드라이버의 비밀
  • 송지숙
  • 승인 2017.12.1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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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임 (가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요즘엔 누구나 인터넷만 연결하고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과거, 현재, 미래의 정보가 한눈에 들어오고 원하는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얻을 수 있다. 인터넷 디지털 시대의 장점이자 단점이라면 숨기고 싶었던 과거 성형 전 얼굴, 완전범죄를 꿈꾸는 자들의 비밀(?)들이 조금만 조사하면 다 나온다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이제는 그 많은 CCTV에 IoT, 게다가 빅데이터까지 더해져서 인공지능이 분석하여 예측하고 알려준다고 하니 정말 비밀이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비밀이 없는 시대에 어떻게 살 것인가? 누구는 익명성으로의 회귀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좀 느린 아날로그로의 향수를 추구하기도 하지만 비밀이 없는 시대에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씩 지하철, 버스, 그리고 자가용을 이용해 이동한다. 버스나 자가용은 운전사가 계속 핸들을 붙잡고 있어야 하지만 지하철은 기관사가 몇 가지 정보를 세팅하면 계속해서 핸들을 붙잡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다른 점이고 이는 항공기나 선박도 유사하다.

우리는 버스나 자가용으로 이동하면서 졸음운전이나 잠깐 다른 일을 하는 사이 많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물론 평생 사고 한번 안낸 베테랑 드라이버도 다수 존재한다.

미래의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인공지능이 대세이며 키워드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자동차문화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자동차와 인공지능을 융합하면 미래형 자동차는 ‘베테랑 드라이버처럼 운전하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자동차’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 2018 CES에서 선보일 현대모비스 차세대 HMI 이미지 (사진=현대모비스)

 


베테랑 드라이버는 어떻게 운전할까? 그는 우선 앞뒤 차 간격을 잘 유지할 것이며 옆의 다른 차가 설령 잘못 운전한다하더라도 잘 피해갈 줄 안다. 또한 다녀본 길에 대해서는 샛길도 잘 알아서, 막히면 우회도로를 자주 이용한다. 꼭 다녀보지 않았어도 그러한 경험이 많다보니 체험적으로 막힌 도로를 잘 뚫고 나올 줄 안다.

베테랑 드라이버는 운전을 물 흐르듯이 예술적으로 하며 동승자의 질문에 대답은 물론 유쾌하기까지 하며 풍부한 교통정보를 갖고 있는 것은 기본이다.

우리는 그러한 베테랑 드라이브를 동경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베테랑 드라이버도 모르는 게 있다. 바로 앞의 교통 및 사고정보이다. 도무지 왜 막히는지 알 수 없는 때가 많다. 또한 핸들을 놓게 되면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운전 중 전화하거나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우수함과 컴퓨터의 우수함을 융합해 우수한 사람 같은 컴퓨터를 만들자는 개념이므로, 베테랑 드라이버의 우수함에 컴퓨터의 정보력과 처리력을 더하면 완벽한 인공지능 시스템이 될 것이다. 즉 자동차나 버스 등에 베테랑 드라이버의 운전 알고리즘을 탑재하고 수시로 교통정보 등을 제공해 효율적인 운전을 하게 한다면 인공지능 카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 카인 자율주행자동차는 2020년에 정식시판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이전에 차량과 ICT 기술이 결합된 다양한 커넥티드 카 서비스 시장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선이동통신, IoT 등 관련 기술의 발전과 함께 커넥티드 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자동차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변화될 것이다.

BI Intelligence는 2020년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9,200만대) 중 75%(6,900만대)를 커넥티드 카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2015년 기준 커넥티드 카 관련 산업은 매출액 기준 500억 달러이며 2020년에는 약 1,6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 KT 커넥티드 ADAS 개념도 (사진=KT)

 


최근 KT는 인천시와 대구시의 택시회사 2곳과 협력해 택시 100대에 커넥티드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솔루션을 시범서비스하고 있는데, 안정화 후 셔틀 버스, 대형 물류 차량 등으로 서비스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커넥티드 ADAS는 주행 중 발생하는 각종 정보(전방차 추돌 경보, 차선 이탈, 앞 차와의 간격 유지, 보행자 경고, 안전 속도 초과 등)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유류비 및 보험료 등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커넥티드 카에서는 빅데이터 분석 후 보험회사와 연계해 차등적인 보험료 지불도 가능하고(Usage Based Insurance, UBI), 자주 이용하는 주유소 할인 쿠폰이나 광고, 여행정보 등 여러 가지 부가적인 서비스의 확산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비자카드사는 차량 자체가 하나의 신용카드가 되는 개념의 ‘자동차 결제’ 서비스를 혼다 (Honda) 차량 내 탑재를 위해 개발 중인데 주유비 계산, 주차 시간에 따른 주차 요금 계산 등 다양한 서비스 결제방식을 구현한 바 있다.

커넥티드 카는 향후 운전자의 개입 없는 자율주행단계가 되면 차안에서 TV시청, 각종 업무처리, 쇼핑, 예약 및 결제, 금융, 교육 등 여러 가지 생활서비스가 가능하게 될 것이므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정보서비스의 창출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전략이다.

미국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어도비 시스템즈는 며칠 전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출시했다.

어도비는 클라우드 플랫폼 어도비 익스피리언스(Adobe Experience Cloud)에 커넥티드카 개발에 필요한 각종 정보 수집 및 분석 기능을 추가했는데, 인공지능 음성 서비스와 정보(Information)와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인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정보, 자율주행기술 개발 등에 필요한 운전자의 행동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능도 개발하도록 했다.

▲ 웨이모와 크라이슬러 자율주행자동차 미니밴 파시피카(Pacifica) (사진=웨이모)

 


우리에게 스마트폰은 불과 몇 년 전 들어온 새로운 신세계였다. 그러나 이제 스마트폰이 자동차로 커넥티드되고 있어서 누구나 스마트폰을 갖고 있듯이 머지않아 베테랑 드라이버가 탑재된 자동차를 누구나 갖게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며 모두가 베테랑이 되는 지름길이 될 것이며 이것을 도와주는 기술이 바로 인공지능인 것이다.

이제는 인공지능이 길 위에서 우리의 안전함을 더해줄 것이므로 보다 안전한 사회를 보장하게 하는 인공지능의 지능정도를 높이는 기술개발이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자율주행시대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베테랑 드라이버의 비밀을 알고 싶어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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