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분석해 보니 정부발표 ‘낙태 급감’ 징후 없다
빅데이터 분석해 보니 정부발표 ‘낙태 급감’ 징후 없다
  • 이진우
  • 승인 2017.11.2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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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대-연세대 연구팀 9년간 검색량 분석 ‘낙태 경향성’ 논문서 주장“34만→17만 감소 추세 확인 못했다” 실제 낙태시술 年 50만건 추정5월 낙태 검색량 ‘최다’…美처럼 피임 조기 성교육 학기초 실시해야
▲ 자료=보건행정학회지 9월호

 


[베이비타임즈=이진우 기자] 지난해 낙태(인공임신중절) 시술 처벌의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 논란에 이어 올들어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한 낙태죄 폐지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국내 낙태 시술이 크게 감소했다는 정부 발표에 이의를 제기하는 주장이 나왔다.
28일 보건행정학회지 최근호의 ‘소셜 빅데이터를 이용한 낙태의 경향성과 정책적 예방전략’ 기고논문에 따르면, 지난 9년간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빅데이터를 이용한 ‘낙태’ 검색량 분석 결과 2012년 보건복지부가 “2008년 이후 낙태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공식발표와 달리 감소 추세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박명배 배재대학교 실버보건학과 교수와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이 공동으로 지난 2007년 10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최근 9년간 네이버 빅데이터 포털 데이터 랩(DATA LAB)을 활용해 ‘낙태’ 검색량 결과를 분석한 내용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최근 9년을 확인한 결과, 연도별 평균에 있어 약간의 차이는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증가 또는 감소의 추세를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이는 감소 추세라 했던 연구 및 보건복지부의 발표와는 차이가 있으며, 실제 낙태 시술건수가 대폭 감소하지는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에서 사회적으로 낙인이 되는 낙태 행위들은 사회적 바람직성 측면에서 ‘과소 추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실제 낙태건수는 정부의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에서 2005년 약 34만 건에서 2011년 약 17만건으로 절반 정도 감소했다는 낙태 추정건수보다 상회할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불법·비공식 낙태시술을 포함해 국내 연평균 낙태수술 70만~80만 건을 시술할 것이라 의료계의 추정수치를 감안해 현재 국내 낙태 건수가 연간 50만 건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낙태 추정발표에 대한 불신은 국내에 낙태 관련 통계가 매우 부족하고 계절성 연구도 지금까지 보고된 적이 없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이번에 네이버 빅데이터 랩으로 낙태 검색량을 월별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월에 낙태 인터넷 검색량이 가장 많았다. 검색량 중앙값(50)을 기준으로 5월이 50.50(평균 50.52)으로 최다였고, ▲6월 46.00(평균 45.54) ▲4월 46.00(평균 44.05) ▲3월 44.50(평균 43.06) 순으로 많았다. 
또한 낙태 검색량은 11월 말을 최저점으로 점차 늘어나 5월 말에 가장 많이 검색됐다가 다시 6월을 기점으로 다시 줄어드는 추세를 나타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관계자들이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여성단체연합 제공

 

한국여성단체연합 관계자들이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여성단체연합 제공
박교수 연구팀은 이같은 국내 낙태 시술건수가 줄어들지 않는 실태에 개선하기 위한 예방전략도 제시했다.
박교수는 “낙태를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의 하나가 올바른 피임”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의 낙태 원인 77%가 원하지 않는 임신, 미혼 등 사유이고,  낙태수술 경험자 중 피임을 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90%)로 피임을 하지 않거나 피임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교육 부재를 꼽았다.
이는 ‘혼전임신’이 낙태의 최대 이유라고 응답한 기혼여성 대상의 조사에서 보듯 올바른 피임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혼남녀의 피임경험 연구에서 생애 첫 성관계 시 남녀 모두 피임을 하지 않는 그릇된 성문화 경향도 혼전임신에 따른 불가항력적 낙태를 조장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연구팀은 적극적인 피임 실천을 위해선 피임 지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실제로 나이가 어릴수록, 남자일수록 피임지식이 낮은 점을 언급하면서 피임방법을 포함한 성교육을 어릴적에, 남자에게 적극적으로 조기에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피임 실천율이 48.7%로 낮고, 특히 중·고등학생 임신 경험률과 낙태 경험률이 똑같이 0.2%로 조사돼 청소년 임신의 대다수가 낙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피임교육과 관련, 연구팀은 미국처럼 청소년 임신예방을 위해 매년 학기 초에 실시한다는 점을 본받아 우리나라도 이번 빅데이터 조사에서 나온 낙태를 가장 많이 시도할 것으로 예측되는 ‘5월 말’ 이전에 집중적으로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보건복지부와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매년 실시하는 ‘대학생 생명사랑 서포터즈’ 같은 정책사업이 대개 5월 이후에 시작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대부분의 낙태 수술이 임신 12주 미만에 시행된다는 점도 감안해 매년 3~5월 사이에 청소년과 대학생에게 피임교육과 홍보를 집중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국내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에 따르면, 남자의 몽정 시작 평균연령은 12.5세, 여자의 월경 평균연령은 11.7세, 남녀간 성관계 시작 평균 연령은 13.2세인 현실에서 피임법 등 성교육이 조기에, 체계적으로 도입·실시돼야 한다고 연구팀은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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