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용덕 손보협회장이 캠프 출신 ’낙하산‘ 인사 마지막”
전국은행연합회장·생명보험협회장 인선에 지각변동 불가피할듯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이 관료 출신 ‘올드보이’로 최근 손해보험협회장에 선임된 것을 끝으로 ‘퇴역한 관피아’들이 더 이상 금융권에 진출하기 힘들 전망이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일정한 역할을 했던 관료 출신 ‘올드보이’들이 금융협회장이나 금융기관장을 차지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김용덕(67세) 전 금융위원장은 선거에 공이 있어 손보협회장으로 선입됐지만 더 이상 금융계에 ‘올드보이’를 내려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관피아’ 원로급 인사들이 금융권에서 자리를 꿰차고 앉아 있거나 여러 금융기관을 돌아가면서 회전문 식으로 이동하는 것은 금융시장 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청와대는 특히 김용덕 전 위원장이 참여정부 마지막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이후 10년 가까이 금융권을 떠나 있다가 손해보험협회장에 선임된 뒤 거센 비판여론이 일자 부담스러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덕 손보협회장 선임을 전후로 청와대 내부에서는 “관료 출신이 민간협회장을 맡는 게 적절하지 않고, 나이나 경력 등을 봤을 때도 김 전 위원장이 손보협회장을 맡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선 공신’을 예우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김 전 위원장이 손보협회장을 맡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대선 정책자문단인 ‘10년의힘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김용덕 손보협회장이 청와대의 “관피아 원로급 인사들이 캠프에서 활동한 경력과 청와대 참모들과 친분을 등에 업고 금융계 요직을 차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방침을 굳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김용덕 손보협회장이 문재인 캠프 출신 원로급 인사로서 자신의 자리를 꿰찬 뒤, 결과적으로 같이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다른 ‘올드보이’들이 금융협회장이나 금융기관장에 도전하는 길에 ‘재’를 뿌리고 높은 ‘진입장벽’을 세우는 데 큰 기여를 한 셈이 됐다.
청와대의 이 같은 방침은 오는 29일과 12월 중 각각 후임 협회장을 선출하는 전국은행연합회장과 생명보험협회장 인선 판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관료 출신의 이른바 원로 ‘모피아’들의 움직임이 주춤해지고 민간 출신 금융전문가들이 수면 위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