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당뇨 환자들의 첨단 의료기기 보험급여 적용해야”
“소아당뇨 환자들의 첨단 의료기기 보험급여 적용해야”
  • 김복만
  • 승인 2017.09.2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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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1형소아당뇨병 보장강화 우선순위 두고 건보적용 논의”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소아당뇨병 아이들이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혈당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도구들이 있어야 하지만 언제 끝일지 모르게 지속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비용 때문에 망설이게 된다.”

“당뇨병 환자나 부모가 가입한 슈거트리 카페에서 1,000명 정도 인슐린펌프를 사용하고 있는데 사용해 본 사람들은 일제히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마음껏 소개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소아당뇨를 앓고 있는 자녀들 둔 부모들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뇨병환자 치료지원과 보장성 확대를 위한 제10차 토론회’에서 토로한 아픈 사연들이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와 대한당뇨병학회·대한소아내분비학회·대한당뇨연합이 공동 개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소아당뇨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이날 1형 소아당뇨병 환자, 특히 스스로 주사를 놓는 것이 어려운 소아 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첨단 의료기기 및 소모품에 대해 보험급여를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 한국소아당뇨인협회와 대한당뇨병학회·대한소아내분비학회·대한당뇨연합이 22일 국회에서 공동 개최한 ‘당뇨병환자 치료지원과 보장성 확대를 위한 제10차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3명의 소아당뇨병환자를 자녀로 두고 있는 안주란 정신건강상담 전문간호사는 “3년 전 5살이던 딸이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혈당관리를 위해 어린이집 앞에서 아이가 끝날 때까지 대기하며 수시로 혈당을 체크했다”며 “아이 몸에 센서만 부착하면 5분마다 혈당정보를 알 수 있는 기계가 있다고 해서 모든 인력을 동원해 해외에서 구했다. 그때부터 기계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안 간호사는 “소아당뇨병 아이들이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혈당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도구들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언제 끝일지 모르게 지속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비용 때문에 망설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4년 전 딸 아이가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는 작가 이수씨는 “당뇨병 환자 또는 부모가 가입한 슈거트리 카페에서 1,000명 정도 인슐린펌프를 사용하고 있다”며 “사용해 본 사람들은 일제히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말하는데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마음껏 소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원종철 부총무도 “여러 연구를 통해 1형당뇨병에 있어서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것은 건강한 삶이라는 분명한 이득이 있음이 밝혀졌다. 의학적, 보건학적 명백한 이점이 있다면 보장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소아·청소년의 경우 학교에서 인슐린 주사와 혈당기로 검진을 스스로 하는 환경적인 제약 때문에 올바른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소아당뇨인협회 박석오 학술자문위원은 “정부가 업체와 함께 재정부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면서 “1형 소아당뇨병을 조기에 적절히 관리하면 궁극적으로 국가 재정이 세이브된다. 이에 해당되는 환자수도 얼마 없어 재정 부담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주의대 허윤정 교수는 “1형 당뇨병에 걸린 아이들은 실손보험 가입도 안 된다. 이들을 위해 국가가 필요한 기술과 치료에 대해 접근성을 높여줘야 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중증질환보다는 만성질환으로 국가 전체의 관리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소아당뇨인협회와 대한당뇨병학회·대한소아내분비학회·대한당뇨연합이 22일 국회에서 공동 개최한 ‘당뇨병환자 치료지원과 보장성 확대를 위한 제10차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뒷줄 왼쪽 세 번째부터 김광훈 한국소아당뇨인협회장,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정통령 보험급여과장은 의학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추진시 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통령 과장은 “(1형당뇨병) 아이들과 부모의 고통을 이해하며, 건보 적용 필요성도 인정하고 있다”며 “최근 문재인케어가 발표되면서 복지부에서 의학적으로 필요한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는데, 이중 1형소아당뇨병에 대한 보장성 강화를 우선순위에 두고 건보 적용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슐린 펌프와 CGM, 관련 소모품 등에 대한 급여 확대 계획을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한 적응증, 수가수준, 관리체계 등을 고민 중”이라며 “약으로 조절이 안 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1형 소아당뇨병에 대해서는 좀 더 속도를 내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1형 당뇨병 환자는 4만여명으로, 이 중 5000여명은 소아당뇨병환자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소아당뇨병환자의 30.3%는 하루 4번 이상 자가주사, 6번 이상 혈당검사를 실시한다. 문제는 학교 화장실 등 비위생적인 장소에서 인슐린을 몰래 자가 주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1형 소아당뇨환자들은 어린이 집과 유치원등에서는 입학거부나 전학 등을 요구받아 왔고, 학교에서 보건교사에게 당뇨병에 대한 교육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당뇨병환자에 대한 소모성 재료 지원금은 연간 150억원에 이르지만 보장 대상은 인슐린과 자가혈당측정기(검사지 일부 정액지원), 다회 인슐린 주입을 위한 소모품(일부 정액지원)에 그치고 있다. 인슐린펌프나 연속혈당측정 기능이 탑재한 인슐린펌프 등에 대한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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