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태수 로보코 대표 “코딩교육, ‘SW강국’ 절호의 기회”
[인터뷰] 박태수 로보코 대표 “코딩교육, ‘SW강국’ 절호의 기회”
  • 이진우
  • 승인 2017.07.1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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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의무화교육 바람직, 하드웨어 이어 SW 1위 해야 진정한 IT강국전문인력·교재 등 창의력 담아낼 지 의문…사교육시장과 분담 필요
▲ 박태수 로보코 대표. 사진=이진우 기자

 


[베이비타임즈=이진우 기자] 소프트웨어(SW) 개발·공급 벤처기업 로보코의 박태수 대표는 원래 영어영문학 전공자였다.
인문학도인 박 대표가 IT에 눈을 뜬 것은 군에 입대, 군수계통 보직을 맡아 영어로 적힌 군사무기 용어를 번역 관리하는 일을 한 것이 계기였다.
대학 졸업 뒤 취직한 미국계 반도체회사인 페어차일드 세미컨덕터 코리아에서 SW산업의 가치를 파악했고, 카이스트(KAIST)에 다시 입학해 SW를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또한 글로벌 장난감 회사 레고의 교육용 제품을 수입유통하는 사업에 손대면서 당시 최고의 교육용 로봇 ‘마인드 스톰’을 접하고 IT교육의 유용성을 깨닫게 됐다.
2007년 로보코를 창업하고 로봇SW 개발과 코딩교육을 활발하게 펼쳐오고 있다.
내년부터 초중고 학교에서 의무화 되는 ‘SW(코딩)교육’이 이미 기업 및 대학, 학원가에서 들불처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박태수 로보코 대표로부터 국내 코딩 교육의 현황과 전망을 들어봤다.
Q. 국내 코딩교육 현황은 어떤가요.
=정부의 SW교육 시행 시기는 세계 추세에 발 맞춰 빠르게 대응한 것이라 본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이 지난 2010~2014년 IT교육의 목표를 수정하면서 단순히 IT인력 양성의 틀을 벗고 창의적 인재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은 IT산업에서 하드웨어 기술이나 로드맵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며 선점하고 있다. 그러나 SW분야는 그렇지 못하다.
2000년까지 국내에 IT벤처 붐이 한창 일면서 IT교육도 크게 활성화 됐다. 그러다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학교의 IT교과 채택률도 감소, 현재는 10%대로 내려와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민간의 IT교육기관들, 특히 컴퓨터학원이 과거에 해 왔던 IT교육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모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IT교육은 컴퓨터활용에 치중돼 왔고, 그것이 교육목표였다. 학원에서도 컴퓨터 활용 자격증 위주로 교육시켰다.
결국 컴퓨터학원이나 방과후 학교를 통해 관련 자격증을 따면 “IT교육 끝”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정작 컴퓨터 활용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따도 컴퓨터를 이용해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단지 개인의 스펙이나 경력 포트폴리오 쌓기에 불과했거나 대학 입시에 유리한 수단으로 인식됐다.
2010년 이후 세계적으로 IT 붐이 다시 일면서 IT인력이 절대 부족해졌고, 그만큼 IT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그런데 한국은 그동안 국내외적으로 IT강국으로 여겨졌으나 사실 하드웨어(HW) 강국이지 진정한 소프트웨어(SW) 강국은 아니다. 게다가 선진국들은 IT교육의 패러다임을 인력양성이 아닌 진짜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키우는 쪽으로 전환해 버렸다. 이것이 그동안 우리가 놓친 점이고, 세계 SW에서 한국이 진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정부의 SW교육 의무화는 글로벌 IT시장에서 한국이 SW를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이번 세기의 마지막 기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자료=교육부

 


Q.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SW교육 활성화 기본계획’를 평가한다면.
=우리나라 SW교육의 의무화는 미래부가 주도하고, 교육부가 수용하는 형태다.
사실 미래부가 SW교육을 추진한 것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차원이었고, 전 정권의 임기 내에 세팅하려고 서둘렀다. 
반면에 교육부는 노후PC나 컴퓨터교실 시설 문제와 특히 강사인 코딩교육 교사의 수급을 맞추기 위해 천천히 하자는 입장이었다. 어쨌든 SW교육 의무화는 바람직한 일이다. 
여전히 교육부는 준비가 덜 됐다며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코딩교육 의무 차시(수업시간)는 중등이 연간 34차시, 초등이 17차시다. 
34차시는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기준으로 환산하며 1학기의 수업분량이다. 일주일 1번씩 한 학기 수업인 셈인데 과거의 IT교육에 비하면 공교육의 제한된 여건에서 진일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SW개발능력까지 키울 수 있는 시간으로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겠느냐고 판단하자면 굉장히 적고, 부족한 시간이다.
정부도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다. 의무교육이 실시되면 민간 부문에서 SW교육이 활성화돼 부족한 시간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민간의 SW교육 열풍이 사교육 과열로 발전되는 것엔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가 민간부문의 교육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전문인력 양성과 관련, 사실 교육부는 3년 전부터 코딩교육 강사를 육성하는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그러나 막상 내년에 의무화 교육이 실시되면 학교현장에서 코딩교육을 시대적 목적에 맞게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교사는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
교과서도 정부 차원에서 만들어고 있는데 선진국의 새로운 코딩교육 목표점을 교과내용에 과연 담아낼 수 있을 지 우려된다. 아마도 과거의 컴퓨터활용 교육 수준을 많이 답습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로보코에서 실시한 MIT의 코딩교육 언어 '스크래치' 교육을 듣고 있는 학생들 모습. 사진=로보코

 


Q. 코딩교육 전문인력 양성은 어떻게 돼야 한다고 보는가.
=의무교육이란 것은 필수목표를 설정하고 양적으로 달성하는 것이다. 다만, 양적 교육을 달성한다고 해서 교육 목표가 끝나는 게 아니다. 
SW교육, 즉 코딩교육 교원을 충분히 양성하고 의무수업일수를 가능케 하더라도 진짜 중요한 것은 교육의 질이라고 본다. 
학부모들은 공교육의 질을 신뢰하지 않는다. 코딩교육은 앞으로 21세기 중후반을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 질적으로 잘 가르쳐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런데 과연 학교 의무교육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결국 코딩교육에 관심을 가지는 아이들은 다시 민간 차원에서 보충교육을 받을 것이다. 이미 사교육 시장에서 코딩교육의 열풍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정부로선 딜레마일 수밖에 없다. 의무교육을 실시하면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민간에서 자발적 수준으로 보충해 주는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SW교육 과목을 대학 입시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을 미래부에선 코딩교육의 활성화 차원에서 주장했지만, 교육부에선 또다른 사교육을 유발하는 점을 들어 반대했고, 결국 교육부의 입장이 관철됐다.
민간 코딩교육 시장에서 우려되는 부분은 역시 과거처럼 시류에 편승해 코딩교육 붐을 부추기면서 고가의 비용을 경쟁적으로 유발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코딩교육의 본래의 목표인 창의적 인재 육성을 망치는 동시에 학생과 부모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피해의식을 심어주는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
박태수 대표는 코딩교육이 제대로 이행되려면 정부의 공교육과 민간의 사교육이 상호보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교육이 담보해 낼 수 없는 코딩교육 질적 수준을 사교육 시장이 분담하되, 학원 등 사교육업계는 단순히 돈벌이 사업이 아닌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교육인 만큼 창의력과 논리력을 키워줄 수 있는 방향으로 프로그램과 시설을 합리적으로 서비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정부가 단순히 학교의 틀에서 코딩교육 지원에 머물지 말고, 미국의 비영리기구 code.org나 MIT의 코딩교육언어 스크랫치와 같은 다양한 공공영역에서 코딩교육 활성화를 지원해야 소득이나 지역의 차이에 따른 교육수혜의 불평등 문제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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