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임칼럼] 초·중·고 소프트웨어교육 의무화에 대하여
[조영임칼럼] 초·중·고 소프트웨어교육 의무화에 대하여
  • 송지숙
  • 승인 2017.07.1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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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임 (가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4차 산업혁명시대 필수적인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해, 정부에서는 2018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의 소프트웨어교육을 의무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초등학생인 경우는 2019년부터 의무교육을 받게 되며, 중학생인 경우 내년부터 확대 시행되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소프트웨어교육을 강화시킨다는 이야기이다.

때맞춰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무회의에서 ‘SW중심사회를 위한 인재양성 추진계획’을 발표했고, 이러한 정책을 강화시키기 위해 정부는 오는 9월 교육과정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교과서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이러한 정책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면 2018년 이후에는 소프트웨어 교과목이 국영수와 같은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되어 전 국민 소프트웨어 교육의 저변확대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실 대학교육을 하다보면, 초·중·고 교육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곤 한다. 특히 대학교육의 기초가 되는 분야에 대한 교육이 너무 부족해 1학년 과정교육이 전공의 중요한 기본을 형성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운영되기 어렵다는 것을 종종 경험하곤 한다. 이는 비단 나만이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으로 인해 1학년 교양과목으로 인공지능을 개설한 바 있는데, 인공지능의 환상적인 면이나 결과에는 환호하나, 과정을 위한 인공지능 구현 기본기술인 수학이나 프로그래밍 부분을 약간만이라도 강의하려고 하면 벌써부터 졸기 일쑤이고 어렵다고들 한다. 이래서야 어떻게 4차 산업혁명의 인재가 제대로 양성될 수 있을까 싶다.

이러한 면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의 의무화는 일단 찬성하는 바이다. 어렸을 때 받은 교육이 평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교육 의무화가 정부에서 바라는 ‘미래형 창의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에 얼마나 부합할지는 여전히 의문스럽다.

창의성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교육시키려면 창의와 소프트웨어와의 연결고리를 제대로 통찰하는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소프트웨어교육을 통한 미래형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교사의 소프트웨어교육 역량강화와 더불어 유익한 교재개발과 교육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는 전쟁에 나가기 위해 칼과 방패를 다듬는 것과 같다. 아무리 좋은 교사라도 좋은 교재가 없으면 안 되고, 반대로 좋은 교재라도 교사의 역량부족이면 유명무실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8년까지 전체 초등교사의 30%인 6만명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이 중 6,000명에 대해서는 소프트웨어 심화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중학교 정보 과목 교사 및 정보·컴퓨터자격증 보유 교사의 전체 인원인 1,800여 명을 대상으로 심화연수를 추진할 계획이며, 부족한 교사는 시·도교육청 협의를 거쳐 연차별로 확충하고, 교원양성기관의 예비 교사를 위한 교육도 시작한다고 하니 분명 일자리 창출에는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교육이 교사의 일자리 창출만 되어서는 안되고, 교육의 근본적인 부분을 향상시키거나 개선하지 못하면 학생들이나 교사들에게 과중한 업무만을 부여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누구나 개발한다고 되는 부분이 아니다. 문제해결력이나 컴퓨팅사고력 개발, 그리고 논리력 개발에는 분명 많은 도움이 되지만 철저한 준비과정 없이 모든 학생에게 의무화를 한다면 오히려 소프트웨어에 대한 거부감을 양산시킬 수 있다.

둘째, 소프트웨어는 분명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며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차원에서 기초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키겠다는 의도는 좋으나 이에 못지않게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전문가 양성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지금은 소프트웨어중심대학이나 선도학교 등의 성과를 반성해보고, 교육의 양적확대보다는 질적인 부분의 진정성 있는 개혁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수천억을 들여서 얻고자 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를 반성해야 하고, 특히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교육의 효과가 발현되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무엇보다 정부로부터의 탑다운(top down)식이 아닌 바텀업(bottom up) 방식의 수요자 중심의 진정성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정부지원이 없어지면 흐지부지되는 교육 사업들로 인한 피해가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간다는 것을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초중고 소프트웨어 의무화교육. 그 취지만큼 빛을 발하려면 철저한 준비와 지속적인 관심, 그리고 끊임없는 성찰과 성과확인이 무엇보다 필요함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교육은 백년대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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