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햄버거병’ 피소…소비자 공포 확산
맥도날드 ‘햄버거병’ 피소…소비자 공포 확산
  • 이성교
  • 승인 2017.07.06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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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 여아 덜익은 햄버거 먹은 뒤 신장 잃고 복막투석
피해자측 5일 서울중앙지검에 한국맥도날드 형사고소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햄버거를 먹은 뒤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이른바 ‘햄버거병’ 피해자가 한국맥도날드를 검찰에 고소한 가운데 소비자들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최은주씨는 지난 5일 자신의 딸 A양(사건 당시 4세)이 햄버거를 먹은 뒤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려 신장의 90%를 잃고 하루 10시간씩 복막투석을 하고 있다며 한국맥도날드를 검찰에 고소했다.

최씨와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황다연 변호사는 5일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햄버거를 먹기 전까지 건강했던 A양이 덜 익힌 패티가 든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며 고소 이유를 밝혔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A양은 지난해 9월 집 근처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고 2~3시간 후 심각한 복통으로 앓았다.

A양은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올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자 사흘 후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출혈성 장염에 이은 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은 뒤 2달 후 퇴원했지만, 신장장애 2급의 심각한 장애를 갖게 됐다.

피해자 측 황 변호사는 이어 6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A양의 현재 상태와 재판 진행과정 등을 설명했다.

황 변호사는 피해자를 검진한 병원 두 곳의 ‘햄버거병’ 진단에 대해 “처음부터 어떤 걸 의심할 수 없었다”면서 “아주대학교 응급실에서 아이의 임상 증상을 계속 보고 ‘이거 햄버거병이다. 당장 집중치료하고 투석을 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삼성서울병원으로 전원을 시키고 거기서 확실하게 진단(햄버거병 판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황 변호사는 ‘명백하게 햄버거에 문제가 있어서 발병된 것이라는 점을 증명해야 하지 않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방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자기가 먹는 음식이 어떻게 처리가 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내부자료·제보가 저희한테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햄버거 패티를 굽는 기계를 그릴이라고 하는데 그릴 설정해서 굽는데, 그릴 설정 과정에서 패티를 넣는 그릴 사이에 간격, 그걸 갭이라고 하는데 그게 높을 경우에는 덜 익게 된다. 그건 내부 자료로도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황 변호사는 또 “(맥도날드 내부 제보에 따르면) 햄버거 패티를 놓는 위치가 정해져 있는데 그 위치에 안 놓을 경우에 바깥 쪽 있는 패티는 빨갛게 덜 익은 상태로 나오게 된다”면서 “전직 매니저 분께서 얘기해준 내용에 의하면 손님이 많은 시간대에 햄버거 패티를 제대로 돌려도 기계에 패티를 여러 장 굽다 보면 그릴 온도 자체가 전체적으로 내려간다고 한다. 그래서 덜 익게 된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황 변호사는 “지난 2000년에 미국 위스콘신 주에 있는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장염이 많이 발생했는데 그 중에서 4명의 환자가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면서 “그때 3살짜리 아이가 죽었는데 그 회사와 1,35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55억 원에 합의를 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A양이 걸린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된 뒤 신장 기능이 저하돼 생기는 질환이다.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사람들이 집단 감염된 후 ‘햄버거병’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용혈성요독증후군 환자의 50%는 신장기능 손상을 완벽히 회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장기능을 회복하지 못하면 지속적인 투석을 받아야 한다. 사망률은 발생환자의 5~10% 수준이다.

이와 관련, 한국맥도날드는 입장문을 내고 “당사는 식품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으며, 이번 사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를 바라며, 앞으로 이뤄질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 맥도날드가 5월 가정의 달을 기념해 31일을 ‘해피밀 데이’로 지정하고 전국 매장을 찾는 어린이들에게 해피밀 세트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내용의 행사홍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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