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칼럼] 사드와 한미관계
[김종구칼럼] 사드와 한미관계
  • 송지숙
  • 승인 2017.06.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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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구 개인정보보호범국민운동본부 운영위원장 / 전 국방홍보원장

 

나는 사드의 한반도 ‘무상배치’에 반대하는 사람도 아니고 적어도 통일 때까지는 주한미군의 주둔이 필요하거나 적어도 ‘불가피한 안보현실’이라는 데 기꺼이 동의하는 입장이다.

나는 또한 현대전의 제반 양상과 국제적 안보 현실 속에서 오로지 ‘자주국방’만이 우리의 가야할 길이란 (주체적이지만 맹목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그다지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그래도 국방부의 대다수 주요 회의체에 참석하는 기관장의 일원으로 일 해봤기 때문에 일반인보다는 이 부분에 대해 깊이 있게 잘 이해하고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다.  

나는 다만 한반도의 평화와 우리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안정과 번영을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적대적 대결이 종식, 완화되거나 궁극적으로는 남북의 분단문제가-‘문제’라기보다는 민족의 공동 번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해소 내지는 전화(바뀌다)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이를 위해 나는 한국 현대사 혹은 ‘우리의 오늘’이 있게 해줬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닌 미국이란 강대국이 계속해서 우리의 동맹국이자 진정한 친구가 돼주길 바란다.

하지만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사드 문제의 본질 혹은 국내외적 논란의 핵심은 결국 한반도의 안보나 한미동맹(구체적으론 한미연합군)의 Key를 동맹국인 미국이 계속해서 갖고 갈 거냐, 아니면 조만간에 혹은 언젠가는 우리가(자주권과-혹은 ‘자기문제의 자기결정권’ 차원에서) 이를 회수하려고 하느냐의 문제라고 본다. 

특히 세계 최강대국 대통령이면서도 일견 큰 장사꾼(?)처럼 보이기도 하는 트럼프가 지난번에 일방적으로 (사드 비용으로)10억 달러를 내라고 우리에게 강박한 것은 미국의 진정한 의도를 의심케 하는 커다란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 한국은 더 이상 6.25때와 같은 ‘어린아이’가 아니다. 미국이 진정한 우리의 동맹국이자 친구라면 그들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갖고 있는 제반 구상과 복안 그리고 상당 수준의 전략까지도 한국과 의논하고 이를 공유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 국민도 더 이상 모든 것을 미국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천사도, 전지전능한 신도, 영원한 우리의 수호자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불가해한 거악’은 더더욱 아닐 것으로 믿는다.)

미국 가서 공부하고 왔거나 소위 말하는 ‘친미파’의 반열에 속한 한국인들도 정신 제대로 차려야 한다고 본다. 미국의 힘이나 가치, 혹은 우리보다 훨씬 높아 보이는 문화나 정치·경제·사회 시스템 수준에 대한 선망과 미국의 ‘진정한 의도’ 그리고 한국과 얽힌 미국의 이해관계를 혼동해선 곤란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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