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콘셉트’ 내세웠지만...행사장 곳곳서 “세일합니다”
‘힐링 콘셉트’ 내세웠지만...행사장 곳곳서 “세일합니다”
  • 문용필
  • 승인 2013.06.1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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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기를 위한 힐링타임’을 슬로건으로 내건 제 15회 국제 임신출산유아교육 박람회(이하 맘앤베이비 엑스포)가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종료됐다. 갑자기 찾아온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람객들이 행사장을 다녀가는 등 이번 행사는 적지 않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일반 임신출산 박람회의 소비전 패턴에서 탈피하겠다”는 주최 측의 의지에서 조금 빗겨간 듯, 일부 참여업체들은 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행사의 취지와는 걸맞지 않아보이는 업체들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기자가 ‘맘앤베이비 엑스포’를 찾은 것은 행사 기간 중 유일한 평일이었던 금요일 오후였다. 평일 낮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인 경기도 일산 킨텍스(KINTEX) 건물 곳곳에서 유모차를 끄는 엄마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전시장 주변은 말할 것도 없었다. 징검다리 연휴를 활용한 듯 가족과 행사장을 찾은 남성들의 모습도 예상보다 많아보였다. 행사장 내부는 현장에서 구입한 듯한 유아용품을 손에 들거나 유모차를 앞세운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영유아 관련 업체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부스를 설치하고 관람객 맞이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해에도 맘앤베이비 엑스포에 참가했다는 한 업체 관계자는 “작년보다 관람객이 많다”고 기자에게 귀띔했다. 주최 측 관계자도 “(관람객) 인원이 지난해보다 많았고 현충일이 끼어서 그런지 많이 찾아주셨다”며 “평일 수치로 따지면 예년에 비해서도 많이 오셨다”고 설명했다.

‘힐링’을 콘셉트로 한 만큼, 행사장 한편에는 유아 전문가, 산부인과 의사 등으로 이뤄진 이른바 ‘힐링 멘토’들이 관람객들을 상대로 출산과 육아 관련 상담을 해주고 있었다. 인근에 설치된 작은 무대에는 음악가가 감미로운 연주로 관람객들의 귀를 즐겁게 해줬다.

 

 

관람객들 중 상당수가 영유아를 동반한다는 점을 감안한 듯, 수유실은 각별히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해 보였다. 수유실을 찾은 아내를 기다리는 남편들, 그리고 수유 대기자를 위한 대기실도 비교적 넓게 마련돼 있었다. 옆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이 준비돼 있었다.

 

 

카페테리아도 비교적 큰 규모로 운영되고 있었다. 판매되는 음료의 가격도 여느 카페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카페테리아 내부에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는 안마의자 등이 설치돼 관람객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콘셉트에 충실하고자 하는 노력이 곳곳에서 엿보였으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참여업체 중 상당수는 현장에서 자사 물건을 판매하는데 더욱 열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소리 높여 “세일”을 외치거나 아예 통로까지 나와 호객행위에 가까운 고객유치전을 벌이는 업체도 있었다.

물론, 행사의 특성상 상업적인 면을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힐링’을 테마로 한 데다가 주최 측이 보도자료를 통해 “일반 임신출산 박람회의 소비전 패턴에서 탈피해 엄마들과 유아교육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고 돌아갈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마련했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을 만한 대목이었다.

 

 

이와 관련, 주최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시회 자체는 홍보, 판매 위주가 될 수 밖에 없다”며 “저희 입장에서는 관람객에 대한 서비스의 일종으로 ‘힐링 콘셉트’를 고민했는데 콘셉트 전시회를 진행하면서 (준비하기에) 길지않은 시간이었고 부족한게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건만 구매하고 가는 전시회가 아니라 뭔가 더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보자고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임신, 출산, 육아와 큰 관련성이 없어보이는 업체들의 부스가 간간히 눈에 띈 점도 ‘옥의 티’였다. 이에 대해 주최 측 관계자는 “신생업체들의 경우, 어떤 제품을 갖고 있다고 출품을 신청하는데 현장에서 보면 아닌 경우도 좀 있다”며 “유아전시회 같은 경우에는 워낙 관람객이 많아 홍보효과가 있다보니 그런 걸 노리고 오는 업체들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는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진행됐으며 25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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