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노트7 발화는 배터리 문제” 발표
삼성전자 “갤노트7 발화는 배터리 문제” 발표
  • 이성교
  • 승인 2017.01.2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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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ATL 배터리서 서로 다른 결함…갤S8 공개 늦춘다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지난해 가을 단종된 갤럭시노트7의 잇단 발화 사고 원인은 배터리 결함 때문인 것으로 공식 발표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수십만대를 동원해 충·방전 시험을 거듭한 결과 삼성SDI와 중국 ATL이 제조한 배터리에서 서로 다른 종류의 결함을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차기 출시제품인 갤럭시 S8의 발표를 예년보다 늦추기로 했다.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2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진행된 갤럭시 노트7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노트7의 배터리 결함 원인을 발표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 발화는 배터리 자체 결함에 의한 것”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가 배터리 자체 결함에 의한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고 사장은 “제품 20만대, 배터리 3만개로 대규모 충·방전 시험을 해 소손(燒巽·불에 타서 부서짐) 현상을 재현했다”며 “갤럭시노트7에 채용된 두 종류의 배터리에서 각기 다른 원인으로 소손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수개월 간 철저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제품뿐만 아니라 각각의 검증 단계와 제조, 물류, 보관 등 전 공정에서 원점부터 총체적이고 깊이 있는 조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확인했지만, 배터리 크기와 용량 등 구체적인 사양을 주문한 입장에서 모든 잘못을 협력업체에 돌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고 사장은 “배터리 설계와 제조 공정상의 문제점을 제품 출시 전에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배터리를 납품한 협력업체들에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이날 기자회견에 나온 국외 전문기관 관계자들도 배터리 이외의 사안이 갤럭시노트7의 발화 요인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놨다. 배터리 결함이 발화 원인으로 보인다는 취지다.

미국 안전인증 회사인 UL은 삼성SDI 배터리가 우측 상단 모서리의 눌림 현상, 얇은 분리막 때문에 발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ATL 배터리는 배터리 융착 부위(이음새)의 비정상적 돌기, 절연 테이프 미부착, 얇은 분리막 등의 조합이 내부에서 단락 현상을 일으킨 것으로 진단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사지브 제수다스(Sajeev Jesudas) UL 컨슈머비즈니스 부문 사장, 케빈 화이트(Kevin White) 엑스포넌트 수석연구원, 홀거 쿤츠(Hoger Kunz) TUV 라인란드 부사장 등이 참석해 각사 조사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스마트폰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 =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과 같은 치명적인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 안전성을 크게 높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그동안 고객, 통신 사업자, 유통 거래선, 협력사 여러분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스마트폰의) 개발, 제조, 검증 등 모든 프로세스에 대한 종합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우선 8가지 배터리 검사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안전·내구성 검사, 외관 검사, X레이 검사, 해체 검사, 누액 감지(TVOC) 검사, 상온의 전압 변화(ΔOCV) 측정 검사, 충·방전 검사, 제품 출고 전 소비자의 사용 환경을 가정한 가속 시험 등이다.

고 사장은 “제품 기획 단계부터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해 다중 안전장치를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내부에 배터리를 끼우는 공간을 여유 있게 확보하고, 배터리에 가해지는 외부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추가로 적용하는 동시에 배터리 안전 설계 기준을 높였다.

또 충전 온도와 속도, 전류량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강화했다.

이밖에 핵심 부품의 설계, 검증, 공정 관리를 전담하는 ‘부품 전문팀’을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 영입을 확대했다. 제품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문단도 꾸렸다.

클레어 그레이(Clare Grey)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거브랜드 시더(Gerbrand Ceder) 미국 UC버클리대 교수, 이 추이(Yi Cui)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아마즈 테크컨설팅 최고경영자(CEO)인 토루 아마즈쓰미(Toru Amazutsumi) 박사 등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 삼성전자 8포인트 배터리 안전 검사 프로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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