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자녀 바라보는 사회인식 개선 시급하다
다문화 자녀 바라보는 사회인식 개선 시급하다
  • 김복만
  • 승인 2016.12.2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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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초등생 이하 18만명…‘학교밖 청소년’ 수만명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20만명에 육박하지만 외모와 배경이 다르다는 이유로 여전히 한국사회로부터 배타적이고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다문화 2세대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왔고, 많은 2세들이 당당한 사회인으로 성장했지만 이들 앞에 놓인 진학과 취업의 장벽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불법체류자의 미등록 자녀, 학교 밖을 떠도는 중도입국 청소년 등 사각지대에 방치된 아이들을 사회안전망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본격적인 다문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이들의 존재감이 날로 커질 것이 명확한 만큼 선제적인 통합 조치로 사회 불안요소를 미연에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국내 거주 외국인 주민의 미성년 자녀는 2015년 11월 기준으로 19만7,550명이다.

이는 2006년 2만5,246명과 비교해 9년 만에 7.8배 늘어난 것이다. 최근의 연간 증가폭이 평균 1만3,000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20만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령별로는 만 6세 이하가 58.8%, 만7∼12세 31.2%, 만13∼18세 10% 등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성년 자녀의 90%, 18만명이 초등학생과 영유아인 셈이다.

다문화가정 자녀 10명 중 9명이 초등학생 이하로 나타나는 것은 2000년대 중반에 국제결혼 가정이 급증하면서 ‘다문화 베이비붐’을 이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전체 혼인 중 국제결혼의 비중은 2005년 13.5%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14년 7.6%, 2015년 7%에 머물고 있다.

성인 연령대로 진입하는 다문화 2세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로 1990년대 동남아 여성과 한국 농어촌 남성의 국제결혼이 본격화하면서 태어난 자녀들이다.

▲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9월 12일 서울광희초등학교를 방문해 다문화 예비학교의 한국어 수업에 참관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2015 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가정 청소년(9∼24세) 8만2,476명 가운데 청년층(18∼24세)의 비중이 28.5%인 2만3,500여명에 달했다.

이들은 대학생, 군인, 직장인 등의 새로운 이름표를 달고 속속 사회의 일원으로 첫발을 딛고 있다.

이들이 외국인 부모를 통해 접한 이중언어 능력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국제화 시대를 선도를 미래형 인재가 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더불어 살기에는 높은 장벽에 직면하고 있다.

다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으나 다문화 청소년이 직면한 현실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부모가 외국인이고 생긴 것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어릴 때부터 주변의 냉대와 차별에 시달리다가 사춘기에 극심한 정체성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정규 교육을 받지 않는 ‘교실 밖 청소년’도 15.5%에 달한다. 이들은 아르바이트(34.1%), 취업 준비(25.2%)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학교에도 다니지 않고 일도 하지 않는 이른바 ‘니트족’도 18%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통계에 아예 잡히지 않는 사각지대의 아이들도 많다는 것이다. 부모가 불법체류자 신분이어서 자녀의 출생등록을 하지 않은 ‘미등록 이주 아동’은 1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다문화 청소년들이 그동안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정체성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각종 제도적인 뒷받침에 힘입은 바 크다.

하지만 다문화 정책이 도입된지 10년이 지나 전환점을 맞은데다 이 기간 다문화 자녀가 8배로 증가했다는 점에서 관련 정책의 전반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다문화 2세가 공교육의 틀에서 학업을 이어가도록 하는 교육정책을 중시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올해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은 9만9,186명으로 1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저출산 여파로 전체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가운데 다문화가정 학생의 비율은 2014년 1.07%, 2015년 1.35%, 2016년 1.68%에 이어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11월 13일 성남시 분당구 한국잡월드에서 열린 ‘다문화가족 자녀성장 지원을 위한 ’多재다능‘ 직업체험 행사’에서 직업체험에 참여한 다문화가족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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