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남편 “아내의 지속적인 모국 송금” 불만
다문화가정 남편 “아내의 지속적인 모국 송금” 불만
  • 김복만
  • 승인 2016.12.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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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 “부부관계 개선 위한 부부교육 필요” 주장
‘다문화가정 한국인 남편의 성공적인 결혼적용 경험에 관한 연구’ 발표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300만 외국인 거주 시대를 맞아 정부가 다양한 다문화가족 지원대책을 내놓고 있다. 다문화가족들은 낯선 땅에서 정착과 자립을 동시에 실현하고 사회·문화적 갈등을 극복하면서 흔들림 없는 강하고 대찬 삶을 꾸려가고 있다.

이제 다문화는 차이가 아닌 개성의 시대임을 인식하고 한국사회가 다문화와 함께 동반성장 전략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는 지적이 많다.

이런 점에서 한국다문화가족지원센터협회와 한국다문화학회가 공동 주최해 ‘다문화가정 남편의 다양한 삶’을 주제로 열린 ‘2016년 한국다문화가족학회 추계학술대회’는 매우 뜻깊은 자리였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임원선 신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결혼 이민자와 그 가족에 대한 지속적인 사회인식 개선이 요구되고, 부부관계 개선 지원책으로 언어장벽개선, 부부 교육, 의사소통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가 발표한 ‘다문화가정 한국인 남편의 성공적인 결혼적용 경험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다문화가정의 한국인 남편들은 결혼 후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언어장벽과 속 깊은 감정 전달의 여러움, 식생활 및 문화의 차이, 외국인 며느리에 대한 편견과 시댁과의 갈등을 꼽았다.

아울러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외국인 아내들이 친정에 지속적인 송금을 원하는 것도 상당한 고충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인 남편들이 외국인 아내와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하고 있는 노력으로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표현함으로써 성공적인 다문화가정을 이루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11월 25일 숭실대 베어드 홀에서 열린 ‘2016 한국다문화가족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제자와 토론자가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임원선 신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발표한 ‘다문화가정 한국인 남편의 성공적인 결혼적용 경험에 관한 연구’를 발췌해 정리한 내용이다.

본 연구는 결혼이주여성들의 남편을 대상으로 국제결혼을 통해서 살아가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한국인 남편들의 생활상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밝혀보고자 본 연구를 구상하게 되었다.

이번 연구는 다문화가정의 한국인 남편의 경험을 통해 연구참여자 관점에서 그들의 내면의 이야기를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2016년 10월부터 11월 2개월간 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안정된 가정을 이루고 생활하고 있는 가정의 남편을 추천 받아 반구조화된 인터뷰 질문지에 따라 심층면접을 진행 하였고, 총 7명의 한국인 남편의 심층면접 자료를 영역별 범주화(categorizing) 방법을 통해 분석했다.

본 연구는 다문화가정의 한국인 남편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결혼생활에 대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고자 수행되었다.

▲결혼 초기부터 적응과정 ▲자녀양육 또는 집안일 참여정도 ▲결혼 후 어려웠던 점 ▲결혼을 잘했다고 생각한 경험과 후회했던 경험 ▲결혼 후 가장 큰 위기상황까지 갔던 경험(극복경험) ▲안정적 또는 성공적인 결혼생활이란 ▲안정적 또는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했던 노력 ▲안정적 또는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점 ▲더 좋은 다문화 가족 정책을 위해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 ▲예비부부, 신혼부부 조언 ▲기타의견 등으로 구분해 조사했다.

결혼 초기부터 적응과정 필요

다문화가가정 남편들은 준비없이 결혼을 맞이해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가운데서도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자녀 양육 및 집안일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하고 있었다. 직장생활로 인해 피곤함을 느끼지만 자녀양육과 시부모를 모시며 사는 아내에 감사함을 느끼며 집안일에도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참여자 C씨는 “상당히 참여합니다. 음식, 설거지 다 잘합니다. 제가… 정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의 대화는 뭐 하는데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안합니다”라고 답변했다.

 


결혼 후 어려웠던 점

다문화가정 남편들이 결혼 후에 어려웠던 점으로는 서툰 한국말에 기인한 언어의 장벽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말이 통하지 않아 느끼는 감정 전달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참여자가 많았다.

참여자 E씨는 “한국 사람이나 외국사람이나 똑같다고 생각해요. 대화하는 방식의 차이인 것 같아요. 다 장단점이 있지만, 단점은 깊은 대화를 못하는거고 장점은 서로에게 상처되는 말을 하기 힘들어요. 이해를 잘못하니까. 깊은 얘기하는 게 굉장히 힘들어요”라고 말했다.

참여자 C씨는 “서로 얘기하는 게 감이 다르다고 하죠? 그게 많죠. 근데 그 차이가 굉장하죠. 대화는 없어요…. 그냥 의사소통만 하죠. 개인적인 자기의 그 추구하는 어떤 이상이라든가 그 생각, 그때그때 감정들의 교류가 안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그 너무 안 좋은 얘기에 비유하지만은 마네킹이랑 하는 거와 같죠”라고 밝혔다.

식생활·문화 차이

다문화가정에서는 식생활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면 뭐 그 사람의 문화가 있고, 여기의 문화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기에 도저히 말이 안 되는데 이쪽에 생각하면 또 제가 말이 안 된 경우… 굳이 말한다면 좀 게으르다던지. 더운 나라가 조금 게으른 건 있나 봐요. 정리 정돈이라든지 뭐 약간 차이가 있죠.” (참여자 B)

“좀 어이없었을 때는 있었어요.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지금도 태국 자주 왔다 갔다 해요. 애기도 맡기고 친구들 만나고 온다, 친구들 만나고 온다고 했는데 알았다 하고 다음날 오니까 집에 없는 거예요. 어 뭐지? 또 나갔나? 하고 전화하다가 안 되면 페이스북 메시지로 통화하곤 하는데 터키에가 있는 거예요. 갈 때는 얘기를 하고 가야지 하니까 친구 만나러 간다고 했잖아. 그게 좀 큰 거였고 그 이후로는 뭐…” (참여자 E)

“사소한 거 지금 한창 문제가 되는 거…나는 치약을 끝에서부터 짜서 하는데 이 사람은 왜 가운데에서 짜서 나를 힘들게 하지? 이런 거 때문에 싸우거든요. 사소한 걸로…” (참여자 G)

어려운 경제사정에도 지속적인 송금

한국인 남편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데도 외국인 아내가 모국에 있는 식구들에게 지속적으로 송금을 원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경제적인 문제로 이혼까지 생각하는 다문화가족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니까 이제 일단은 집사람이 이제, 그쪽에 보태주고 싶어 하고 그래서…나도 지금 못 보태주는데 집사람도 엄마 아프면 가자 하고 이렇게 하는데…(중략)… 그런 거 조금 트러블이 생기고. 한동안은 좀 냉각기, 말도 잘 안하고 뭐 이런 식으로 하니까. 좀 있으면 지나가고…” (참여자 A)

“힘들었는데, 뭐 이혼할 생각은 없었어요. 근데 집사람은 힘들었죠. 한국에 와서 사는 게 힘들고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하니까. 근데 경제적으로 이렇게 좀 융성하게 할 수 있는 어떤 그런 생각은 있지만 좀 장기적으로는 생각하는 게 있어 가지고 제때제때 그 돈 벌어오는 그런 게 아니여서 힘들었죠.” (참여자 C)

시댁과 갈등

외국인 며느리에 대한 편견과 시댁 부모, 형제들과 갈등도 다문화가정의 남편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저희 어머니하고 처음에 한 6개월 정도만 같이 살았고. 그 다음에 따로 살았고, 어쩌다 한 번씩 보니까 그렇게 뭐 힘든 건 없고. 매일 보면 싸우게 되는데 2~3주에 한 번 가서 한두 시간 보니까 서로 맞추더라고요….” (참여자 B)

“시부모하고 통하지 않으니까 제가 중재를 하겠죠. 저도 이제 중국말을 할 수 없으니까, 서투니까 그 교감이 조금 잘 안되죠. 뭐 그런 거에 대해서 싸울 일이 많았죠. 자기 분에 못 이겨서…” (참여자 C)

“저랑은 그런 과정이 제가 생각하기에는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머니랑 그런 과정이 좀 있었어요. 처음에는 어머니께서 (아내가) 중국사람이니까. 그런 편견 같은 거 있으셔 가지고…” (참여자 F)

“집사람이 많이 참고 했는데, 그냥 안에서 밖에서 어려운 일이 많으니까 굉장히 좀 그런 면에서 힘들었죠. 만약에 미국이나 일본이나 우리나라보다 잘사는 나라에서 왔으면 그리고 좀 더 많이 배웠으면 어머님이 그렇게까지 안 하셨을 것 같다라는 생각도 하는데, 집사람이 캄보디아에서 왔고 학력도 좀 낮고 그 다음에 피부색깔도 까무잡잡하고 키도 작고 어머님이 봤을 때도 약간…” (참여자 C)

자녀 양육의 어려움

다문화가정은 언어소통의 문제, 문화적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통신문 딱 가져왔을 때 어려운 단어가 있으면 무슨 단어라는 것을 읽을 줄은 아는데 뭔지는 이해를 못하는 거에요. 그런데 항상 물어봐요.” (참여자 F)

“한국말. 보통 엄마가 안고 키우면 말이 아무래도 이제 늦어요. 늦어도 많이 늦고…(아이들 학부모 상담) 제가 가요.” (참여자 A)

안정적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했던 노력

다문화가정의 남편들은 시댁과의 갈등, 경제적인 문제, 언어적인 소통의 문제 등 여러 장애 요인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우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을 성공적인 결혼을 위한 노력으로 꼽았다.

“굳이 꼭 그렇게 내가 맞고 니가 틀리다가 아니라 어~ 다른거네. 생각이 다르네? 과일을 안이 아니라 밖으로도 깎네? 어~ 맞아. 이렇게 보면 내가 다치는 거고 이렇게 하면 안 다치겠다. 제가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참여자 G)

“한국문화에 좀 적응하면서 살아라라고 강조하는 그런 게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뭐 없지 않아 그랬으니까.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굳이 그거를 그 남편 되는 사람이 이래야 된다고 얘기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고…” (참여자 C)

또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고마운 마음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참여자 F씨는 “웬만하면 우리 집사람에게 맞춰주려고 그러죠. 저 믿고 여기 먼 나라까지 왔는데. 제가 그럼 또 속상할거고. 그렇죠. 웬만하면 제가 양보를 해요”라고 말했다.

한국 남편들은 또 아내에 대한 ‘역지사지(易地思之)’를 통해 기다려주며 잘 가르쳐 주는 노력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함께 취미생활 하기’, ‘함께 노력하기’, ‘정기적인 외부상담과 즉각적인 문제해결’에도 힘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11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2016년 제2차 다문화가족 포럼’에 참석해 다문화가족 자녀의 건강한 성장 지원정책을 밝히고 있다.

 


결론 및 제언

다문화가정의 한국인 남편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결혼생활에 대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진행된 이번 연구에서 임원선 교수는 사회복지정책적 제언과 사회복지실천적 제언을 제시했다.

사회복지정책적 차원의 제언은 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으로, 임 교수는 “첫번째로, 사전 준비로 배우자 나라에 대한 문화와 역사이해, 결혼정보회사의 예비배우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 불법결혼중매업자 근절 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는 부부관계 개선 지원으로서 언어장벽개선, 부부교육, 부모교육, 의사소통 교육 등이 필요하고, 세 번째로 경제적 안정 지원으로 외국인 근로자 채용 시 결혼이민자 우선 채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혼이민자와 그 가족에 대한 지속적인 사회인식개선과 성공사례 즉, 행복하게 살아가는 다문화가정을 발굴하여 널리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사회복지실천적 차원의 제언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사회복지사들이 참고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첫째 인식적 차원의 서비스로서 가부장적 사고를 지양하고 아내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 상대방에 대한 배려, 믿음과 신뢰, 역지사지 등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행동차원의 서비스로 남편들이 가사분담, 구체적으로 자녀양육, 언어 가르쳐주기, 음식만들기, 설거지, 청소, 세탁, 분리수거, 외부프로그램 적극적 참여지원, 함께 노력하고 함께 취미생활하기 등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고 신체적 폭력이나 언어적 폭력을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정서적 차원의 서비스로 고마움 표현하기, 문제해결노력, 정기적인 상담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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