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디자인이 뭐야?”
“엄마, 디자인이 뭐야?”
  • 주선영
  • 승인 2013.06.0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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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이 성공한 이유는, 바로 디자인
구두, 의류 등 패션 디자인에서부터 자동차, 핸드폰 등 산업 디자인,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에코디자인이나 공공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이제 디자인은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말이 됐다.

디자인의 영역은 우리가 생각하는 범위 이상으로 넓어서 디자인 감각을 필요로 하는 업계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디자인이 미래를 주도하는 창조적 문화 사업의 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디자인이 세계를 이끄는 핵심 산업으로 부상했다는 사실은 애플의 대표적인 상품, 아이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아이폰은 진보된 기술에 디자인 감각이 더해져 탄생한 것으로, 디자인이 우리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좋은 예다. 아이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는 가장 창의적인 인재 하면 떠오르는 인물로, 우리의 생활을 더 편리하고 아름답게 해 주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디자인 교육이 곧 융합인재교육(STEAM)
디자인은 우리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기 위한 모든 활동으로 과학, 예술은 물론 사회학, 심리학 등의 인문학과도 관련이 있다. 그래서 최근 교육계의 가장 큰 이슈인 통합 교육과 가장 잘 어울리는 주제이기도 하다.

융합인재교육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s), 수학(Mathematics)이 어우러진 교육을 뜻하는 말로,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서 창의적인 인재란, 여러 학문의 지식을 충분히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이러한 사람은 기술과 지식은 물론 감성을 지녀 폭넓은 사고가 가능하다. 디자인 교육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물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고 개선점을 찾아내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융합인재교육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은 생각을 정리하고 전개시켜 나가는 과정
창의적인 인재를 기르기 위해 디자인 교육을 활용하는 일은 이미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1988년부터 5세부터 14세까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디자인을 정규 교육 과목으로 채택한 영국과, 교육 과정에서 디자인을 기초로 한 다양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다른 과목들과 대등한 비중으로 조기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미국이 대표적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디자인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디자인은 예술에 한정된 분야가 아니다. 디자인 교육 역시 선이나 색깔 등 조형요소에서부터 시작하는 이론적인 미술 교육과는 다르다. 디자인 교육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사물과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일부터 시작한다. 하나의 사물을 역사, 기술, 문화, 예술 등 다방면에서 관찰하여 ‘보는 눈’을 길러 준다. 이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연상한 것들을 정리해 자신만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생활에서 구현할 수 있을지까지 고민하게 한다. 실생활과 가까운 소재를 다루기 때문에 아이들 입장에서는 더욱 흥미진진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국내 작가의 노하우가 반영된 책 
『나는야, 꼬마 디자이너는』는 이러한 어린이 디자인 교육을 책으로 담아 냈다. 이 책의 저자인 김지영 씨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디자인큐레이팅(뮤지엄 에듀케이션)’이라는 학문을 공부하고 돌아왔다. 그녀는 디자인 및 뮤지엄을 접목시킨 어린이 미술 교육으로 유명한 플래뮤 아트센터(plamu.co.kr)의 원장으로서, 유학하면서 얻은 지식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적용하고자 노력해 왔다. 이 책은 다양한 교육 활동을 해 온 그간의 노하우가 담긴 것이다.

아이들 머릿속에 충분한 배경 지식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발상은 오히려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김지영 작가의 생각이다. 갑자기 반짝 하고 떠오르는 발상보다는 차곡차곡 머릿속에 쌓인 재료들을 꺼내어 재조합하는 과정 속에서 튼튼하고 훌륭한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것.
 
이 책은 감상부터 발상까지 차근차근 진행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해당 사물을 접할 수 있는 명화를 먼저 감상하고, 그 사물에 대해서 두 캐릭터가 나누는 이야기를 읽은 다음, 자기 나이 또래의 디자인 작품까지 살펴본 뒤에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 보게 된다.

또한 그 생각을 간단하게 구현해 볼 수 있는 별책 부록(워크북)을 활용해서 전체적인 디자인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수영복, 구두, 자동차, 조명, 표지판 등 우리 생활과 가까운 여러 디자인 영역을 두루 아우르고 있어서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부분을 먼저 읽어도 무방하다. 편안하게 읽어 나가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발상 훈련이 되는 것은 물론, 디자인이 우리 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깨달을 수 있다.

(김지영 글/최혜인 그림/1만5000원/토토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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