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수의 북앤스토리] 오베라는 남자
[이봉수의 북앤스토리] 오베라는 남자
  • 온라인팀
  • 승인 2016.08.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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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경이로운 존재, 사고의 반경이 끝이 없고, 그 움직임은 얼마나 민첩한가, 아름다운 형상이로다. 하지만 내게는… 인간은 먼지처럼 덧없다.’ – 햄릿 中

‘햄릿’에 나오는 한 토막인데 인간에 대한 존재의 가능성과 인간의 죽음에 대한 허무함을 함축하여 설명하는 글인 것 같습니다.

엊그제 친구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부모님의 나와 세상과의 이별은 알고 있거나 뜻하지 않은 갑작스런 일이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죽음과 이별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오베라는 남자’도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이별의 현실을 부정하는 사람입니다.

주위 사람들에게는 까칠하고 괴팍해 보이는 ‘오베’에게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말하지 못할 고민과 아픔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오베’라는 남자는 자신에 가족을 사랑할 줄 알고,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사회적인 문제와 현실은 ‘오베’를 융통성 없고 이기심 많은 노인으로 선을 그어 버립니다.

고통과 상실감이 컸지만 분노의 힘을 역이용해서 살아보려 미친 듯 노력했지만 자신이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혼자라는 외로움은 세상과 이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자기최면에 걸리게 합니다.

그렇지만 인생살이는 엉망진창이 아닌 따뜻한 사람들이 더 많은 곳이란 것을 잊지 않도록 기막힌 타이밍에 나타납니다.

인생살이가 항상 힘든 것이 아니라 좋았던 일은 잘 기억하지 못하고, 힘든 것만 기억에 남기 때문에 현실을 부정하려고 애를 씁니다. 웃음도 현실이고 아픔도 현실이어야 합니다.

‘오베’는 마음을 열어 준 이웃들로 인해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사는 게 이런 거구나’라는 미소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아픈 것에 대해 부정하고 원망하며 먼지처럼 덧없이 사라지는 것보다 인간은 경이로운 존재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아름답다는 것을 알아채는 것이 필요한 때입니다.

/ 이봉수 AVA엔젤클럽 부회장

▲ 프레드릭 베크만 지음 /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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