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어린이집 탐방] ‘눈높이 사랑’ 넘치는 둥지어린이집
[모범어린이집 탐방] ‘눈높이 사랑’ 넘치는 둥지어린이집
  • 송지나
  • 승인 2016.08.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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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양천구 구립 둥지어린이집은 근처에 위치한 수명산에서 아이들의 숲 체험을 진행한다.

 


교사가 아이들 입장 이해하고, 서로 긍정적으로 바라보니 아이들과 교사 간 소통 잘돼

“어린이집 울타리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야 한다고 교사들에게 늘 강조합니다.  그래서인지 교사들이 정감 있고 친절이 몸에 배어있다는 평가를 많이 듣습니다.”

[베이비타임즈=송지나 기자] “OO아, 안녕하세요~ 오늘은 3층 교실로 올라가세요.”

어린이집에 등원한 아이와 교사가 밝은 얼굴로 인사하며 반갑게 포옹을 하더니, 아이는 다른 교사의 손을 잡고 교실을 찾아 계단을 오른다. 아이와 인사했던 교사는 어린이집 입구에 남아 또 다시 다른 원아를 반갑게 맞이한다.  

취재를 위해 방문한 구립 둥지어린이집에서 기자의 눈길을 끈 등원 풍경이다. 둥지어린이집은 교사가 담임 반 아이 외에 다른 아이들 이름도 외우도록 매일 아침마다 1명씩 돌아가며 현관에서 등원하는 아이들을 맞는다.

둥지어린이집 이도화 원장은 교사들에게 ‘127명의 아이들(현 정원) 모두 내 반 아이처럼 생각하고 대할 것’을 강조하고, 이를 지켜나가기 위해 등원 맞이를 하고 있다. 또 교사들과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을 대할 때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교육하고 있다.

이도화 원장은 “우리나라는 아이들에게 정해진 답을 요구하며, 아이를 어른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며, “아이들을 대할 때는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아이들의 집처럼, 엄마 품처럼 편하고 포근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는 이도화 원장을 만나 둥지어린이집의 보육 철학과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 이도화 둥지어린이집 원장

 


Q: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왜 중요한가.
A: 어른들은 이미 살아오면서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틀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에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있는 우리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정해진 틀을 가지고 있으면 아이들의 창의성이 발달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요즘에는 누리과정으로 교실에 각 영역별 공간을 구성해 놓고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스스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교사들은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혹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하는 아이가 있을 때 옆에서 유도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Q: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A: 교사들은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아이들의 입장을 이해합니다. 아이와 교사가 서로 긍정적으로 바라보니 아이들과 교사의 소통이 잘됩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교사들을 너무 좋아합니다.

교사들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가정통신문을 통해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쉽게 실수하시는 부분이 아이가 집에 오면 ‘오늘 뭐 했니?’, ‘오늘 어떤 음식을 먹었니?’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이런 질문은 아이들에게 정해진 답을 요구하게 됩니다. 

부모님은 아이가 오늘 어린이집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미리 관심을 가지고, 당일 진행한 프로그램과 먹은 식단과 연계해 ‘이건 무슨 맛이었니?’, ‘이건 어떤 느낌이었니?’ 같이 아이가 생각을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질문을 해야 합니다.

▲ 학부모참여수업

 


Q: 둥지어린이집은 어떻게 부모교육을 하고 있나.
A: 학부모님들께 아이들을 인정해주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칭찬을 많이 해줘야 한다고 항상 강조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활동한 것들을 부모님께 보여줄 때 그 결과가 부모님 마음에 차지 않더라도 아이를 칭찬해주고, 아이가 왜 이런 것을 만들었는지 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또 올해 처음 육아종합지원센터를 통해 어린이집에 처음 입학하는 아이의 학부모님을 대상으로 부모교육을 진행하고, 교육을 이수한 부모님께는 수료증을 드렸습니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를 보면서 부모의 행동을 닮아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교육이 중요합니다.

저희 교사들은 학부모님들께 가정에서 아이들을 대할 때 어린이집 교육과 연계성을 가져달라 부탁드립니다. 특히 예절, 인성, 식습관 교육에 있어서 가정과 어린이집이 연계가 되지 않으면 아이들은 어린이집과 가정에서 다르게 행동합니다. 

이런 행동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교사와 학부모가 자주 상담을 진행해, 가정과 어린이집 사이에서 생기는 아이들의 행동 격차를 파악하고 어떤 부분을 도와주고 지도할지 결정합니다.

Q: 교사교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A: 아이들을 파악하고 그 상황에 맞게 아이들을 지도하려다보니 교사 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져, 많은 교육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원내에서는 교사 자체 연수와 동료 장학지도를 진행해 수시로 아이들을 위한 더 나은 교육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원장으로서 교사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127명의 아이들(현 정원) 모두 내 반 아이처럼 생각하고 대할 것’입니다. 이에 일환으로 교사가 담임 반 아이 외에 다른 아이들 이름도 외우도록 매일 아침마다 1명씩 돌아가며 현관에서 등원하는 아이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교사들이 돌아가며 등원 맞이를 하다 보니 모든 교사가 원아들의 이름을 다 외우게 됐고, 아이들의 이름을 알고 있으니 원아 한명 한명에게 관심을 갖게 됩니다. 

또 교사들이 아이들을 반갑게 맞아주니 아이를 등원시키는 엄마들도 좋아하고, 교사들이 밝고 즐거워 보여 좋다고 말씀하십니다.

▲ 아이들이 텃밭에 직접 식물을 심으며 자연과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Q: 아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나.
A: 먼저 아이들의 창의성을 발달시켜주기 위해 원과 가까이에 위치해 있는 수명산을 이용해 숲 체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숲에서 주워 온 자연물을 활용해 만들기 수업을 진행합니다.

이 만들기 수업에서는 아이들이 뭘 만들지 교사가 결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가 생각하고 결정해서 만들도록 합니다.

또 숲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아이들이 흙과 식물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둥지 텃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약 5가지 이상의 식물을 심어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부터 열매가 맺히는 모습까지 관찰하게 합니다. 

매주 금요일마다는 아이들이 책 읽는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원내 도서관을 운영합니다.  아이들에게 도서가방을 만들어주고 금요일마다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해 주말동안 가정에서 책을 읽은 후 다음 주 화요일에 반납하도록 합니다. 

아이들이 책을 빌릴 때는 자율적으로 100원, 200원씩 대출료를 돼지저금통에 넣게 하고, 아이들이 낸 대출료는 잘 모아 연말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사용합니다. 금요일 도서관 사서로는 학부모님이 일일사서로 봉사해 주십니다.  

이밖에 지역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정을 방문하거나 복지센터에 신청해서 할머니 동화구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육아종합지원센터 재능기부를 통한 미술교육도 진행해 학부모님과 아이들, 교사에게 만족도가 높습니다.

▲ 지역사회 연계프로그램으로 노인복지관에서 오신 할머니들이 아이들에게 동화구연을 해주고 있다.

 


Q: 둥지어린이집의 목표는 무엇인가.
A: 학부모님들께서 우리 원을 평가해 주실 때 하시는 말씀이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올 때 너무 즐거워하고 재밌어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교사와 아이 모두에게 즐거운 곳이 되고, 특히 아이들에게 집처럼, 엄마 품처럼 편하고 포근한 곳이 되고자 합니다. 

또 제가 항상 교사들에게 강조하는 것처럼 우리 어린이집 울타리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고자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20년이 넘게 어린이집 원장으로 일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교사와 원장은 역할이 다를 뿐 같은 입장이라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교사의 역할이고, 그런 교사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원장의 역할입니다. 

원장을 있게 하는 것은 교사와 학부모님들과 우리 아이들이라는 것을 늘 기억하며, 원장들이 낮아져서 이 일을 하는 동안에는 원장으로 인해 마음이 상하는 사람이 없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또 국공립어린이집이 선두가 되어 민간어린이집을 끌어주고, 국공립과 민간이 하나가 되어 보육사업 발전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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