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남주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장
[인터뷰] 이남주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장
  • 정재민
  • 승인 2016.08.1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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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의 이익이 최우선 돼야”
 
위탁 안정화 위한 제도 개선 노력할 터
2000년 이전 근무 경력, 전제 없이 호봉에 적용해야

▲ 이남주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장

 

[베이비타임즈=정재민 기자]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맞춤형 보육이 한 달이 넘어섰다. 하지만 제도의 안정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의 현장 점검에서 적발된 부정사례가 당초 예상했던 대로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종일반 자격 증빙서류 부적정 사례, 바우처 사용 강요, 맞춤반 도입에 따른 어린이집 운영계획 미설계 등이다. 
 
맞춤형 보육 시행 과정에서 일었던 홍역에서 국공립 어린이집은 한 발자국 물러나 있다. 맞벌이 가구의 아이가 대부분인 국공립어린이집은 맞춤형 보육 사업 설계에서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국공립 어린이집은 민간(가정) 어린이집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민간(가정) 어린이집에 비해 위(수)탁 여부, 자본 투하 여부, 정부 지원 체계 등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과연 마냥 좋은 수 있을까.
지난 4월 20일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의 수장으로 취임한 이남주 회장을 찾아 국공립어린이집이 겪고 있는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짚어 봤다. 
 
Q: 지난 4월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장으로 취임 시 공약에는 어떤 것이 있었나?
A: 위탁 안정화를 위한 제도 개선 입법활동으로 정년을 명시하는 조례를 개정하고, 영유아보육법상 재위탁 규정을 입법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위탁제도 개선 및 안정화를 위해 각 지역별 연합회 활동을 지원하여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제24조의 2항)에 준하는 지방조례 개정에 힘쓰겠다. 
 
우선, 위탁제도 개선 및 안정화 부분이다.
국공립어린이집이 민간‧가정‧법인 등의 어린이집과 다른 점이 지자체로부터 위탁을 받는다는 것이다.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의 임기(위탁)가 예전에 2년으로 시작해서 3년, 5년으로 되었는데 아직 지방 조례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곳도 있다. 이에 덧붙여 원장의 정년에 관해서도 법에는 규정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다. 
 
다만 2012년부터 인건비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80% 지원되는 원장 인건비가 65세부터 제한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돈보다도 천직으로 삼아온 일에 대한 사명감에 20%의 보수만으로도 현장에 남고자 하는 원장님들을 명예롭지 못하게 한다. 보육에 평생을 바쳐오면서 쌓아온 노하우들을 현장에 되돌려 보육을 지키려는 순수한 마음임에도, 위탁 신청의 기회마저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정년에 대한 제한이 따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탁과정에서 탈락시켜버리는 경우는 명예롭게 퇴직할 기회조차 빼앗는 것이다. 
 
어려운 보육현장에서 쌓아왔던 공로에 대하여, 안정된 상황에서 운영하고 마무리를 잘 해 마지막을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원장의 신분이 보장 되고 안정성을 가지고 임할 때에 어린이집은 더 빛이 난다고 본다. 작은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고, 하나를 제시하면 10가지, 20가지를 해내는 사람이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들이다. 위탁제도가, 사람을 잘라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잘 하고 있는 공로에 대해서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는 과정이었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보육교직원에 대한 처우 및 복리를 위한 활동에 관해서다.
다시 말해 인정 경력만큼 호봉에도 적용해 달라는 것이다. 현재 2000년 이전에 근무한 부분에 대한 경력은 인정하지만, 호봉에도 적용받기 위해서는 동일시설, 동일직종에 계속 근무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같은 경력에 대해서도, 어느 시기에 어느 기관에서 근무했는지에 따라 경력을 인정받기도 하고, 인정받지 못하기도 하는 것은 상대적인 차별이다. 새마을유아원 시절부터 불모지나 다름없는 보육계에서 희생하고 헌신하여 오늘날의 보육을 일궈온 분들인데 근무지가 바뀌었다고, 혹은 단 하루의 공백기가 있어도 그 경력을 인정 못 받는다는 것은 불합리한 것이라 생각한다. (2000년 이후 근무 시에는 동일시설, 동일직종에 계속 근무해야 한다는 전제조건 없이 경력을 호봉에 적용받고 있다.) 그들의 노고를 인정해주는 것이 보육의 뿌리를 다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세 번째는 고경력 교사에 대한 인건비 지원 문제다.
국공립의 경우 경력이 많은 교사들의 비율이 높다. 원에서 젊은 시절을 다 바친 교사들이 오래도록 현장을 지켜온 결과다. 또한 학부모들에게도 교사들이 자주 바뀌지 않음으로 인해 신뢰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래된 어린이집일수록 시설에 대한 비용도 많이 요구되고 교사들의 높은 호봉에 대한 비용도 더 많이 요구된다. 다른 유형의 어린이집에 비해서 평균호봉이 높은 것은 국공립의 인건비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같은 보육료를 받는 상황에서 호봉이 높은 교사가 많은 곳이 운영비, 사업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농어촌 지역에 교사지원을 추가로 해주는 것과 같이, 높은 호봉의 교사들이 있는 어린이집에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 

▲ 제8대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장 이취임식 시 대의원 연수 모습(우측부터 신임 이남주 회장, 최도자 국회의원, 김용희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고문)

 

Q: 공약을 토대로 한 추진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A: 조직의 활성화를 통한 국공립어린이집의 역량 강화 및 교육지원 사업을 추진하겠다. 확대임원 연수, 역동적인 회의 구축, 지방순회 방문사업 등을 통해 국공립어린이집의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 전문가 그룹으로서의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정체성과 위상을 확립하고, 보육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전문 인력풀을 만들어 17개 시도를 순회하며 아동학대 예방이나 회계문제, 지침개정 등 관련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보육교직원 처우개선, 시간외근무 문제 해결, 현장에 맞는 표준보육비용 반영, 보육직무 반영한 국가수준의 급여기준표 설정 등 해결되어야 할 현안들이 많이 있다. 확대임원연수와 역동적 회의를 구축해 회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연합회 의견을 공유할 것이다.
 
Q: 국공립어린이집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점이 있다면?
A: 국공립어린이집의 아이들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잘 먹어야 하고 좋은 경험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위탁제도와 여러 가지 평가들을 통해 최고의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으며, 조그만 실수도 다른 기관보다 크게 확대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하고 점검하고 보완하는 곳이 국공립어린이집이다. 좋은 먹거리, 좋은 프로그램, 좋은 선생님,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원장의 철학이 아무리 좋아도 교사의 수준이 안 따라 주면 안 되기에 교사들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 교사의 자격이 너무 다양하게 벌어져 있다가 수습되는 과정이라 99%가 잘해도 단 1%의 실수로 전체가 외면 받는 것이 현실이다. 영유아에 대한 봉사, 관심, 사랑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본다. 
 
또한 은퇴하시는 원장님들의 노하우를 현재 국공립에 전수하는 것이 국공립 어린이집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건비 상한제에 의해 은퇴하신 원장님들이 갖고 있는 열정과 노하우는 무궁무진하다. 교사교육, 부모교육, 다문화 교육 등 현장의 필요에 매칭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 거점형 시간연장시설의 경우도 다른 곳에서 보육하던 아동들이 5, 6시에 거점형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모들이 일하는 중간에 나와서 데려다 줄 수도 없고, 교사들이 데리러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때 보육교사 출신의 시니어들을 활용한 자원봉사 시스템으로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만하다. 
 
Q: 보육현장의 수급문제(저출산에 따른 수요 감소로 어린이집의 원아 모집률 하락)로 구조적 문제에 봉착했다고 한다. 현장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보인다. 다시 말해 열악한 어린이집은 도태되는 것이 맞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보는지?
A: 어린이집의 존재이유는 영유아 보육법에도 규정되어 있듯이 영유아의 이익에 최우선을 두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어린이집은 계속 유지돼야 하고, 그렇지 않은 곳은 어떻게든 변화해야 한다. 어른들의 논리나 경제적인 논리보다도 아이들의 이익에 기준을 둬서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Q: 현재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 누리과정예산 문제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연합회의 입장은?
A: 보육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기관이다. 사실 아이들의 보육만을 걱정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비용을 걱정하며 불안해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 정치적 이해관계보다는 영유아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Q: 예전과 비교해 보육 환경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보육서비스 질 향상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보육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개선(변화)되어야 하나?
A: 그동안의 보육현장은 보육교직원들의 ‘열정 페이’로 이뤄져 왔다. 무조건적인 희생만을 요구하기보다는 그에 대한 보상도 필요하다. 보육을 하는 시간, 준비하는 시간, 보조교사 대체교사지원, 오래된 시설에 대한 지원, 고호봉 교사에 대한 지원확대(혹은 인건비 지원비율 조정)등 그동안 계속 언급되어졌다 사라진 현장의 요구들이 하나씩 하나씩 실현됐으면 좋겠다.
 
Q: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총괄과 과장이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영란법과 관련해 어린이집은 원칙적으로 김영란법 적용대상이 아니지만 국공립어린이집 교사는 공무수행 사인으로서 포함될 여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실제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는 생각도 안 해본 일이다. 교육부에 해당하는 사안을 확대해석하는 것은 무리라 생각한다. 국공립 보육교직원에 대한 신분 보장과 처우에 대한 개선이 먼저 이뤄진 후에 요구되어야 할 사항이라 생각한다.

 

Q: ‘보육나누미연대’라는 민간 모임에서 보육 관련해 봉사 및 다양한 논의가 있다고 들었다.
A: 보육나누미연대는 영유아의 전인적인 발달에 관심을 가진 보육관련 전‧현직 교직원 및 학계연구기관 종사자들 모임이다. 포괄적 공공성 보육에 대한 시각을 높이고, 저출산 문제해결에 일조할 수 있는 가족지원은 물론 무엇보다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인 영유아를 위한 조사·연구 및 저소득층 가정의 영·유아 보육을 위한 보육교직원들 전문교육과 보육자문 등을 제공하고자 교육‧지식‧물질‧사랑‧봉사 나눔의 운영을 목적으로 한 단체다.
 
2012년부터 65세 이상 인건비 상한제가 생겨 원장님들이 현장을 떠나게 되면서 정년과 퇴직이 없는 영원한 국공립 보육의 나눔사업을 해보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현장과 교류하면서 교사 교육, 부모 교육, 다문화 교육 등 교육사업과 물질 나눔, 저출산 극복 사업, 봉사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안전교육, 학대예방교육 등 의무 교육도 많지만, 실질적 역량강화를 위해서는 전문과정 교육들이 필요하다.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아도 경험을 해 본 교사들은 뭔가 달라질 수 있는 그런 교육들을 진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보육나누미연대는 ‘가족 사랑을 위한 어린이집 동요 보급’을 위한 동요가사 공모전을 진행했다. 어린이집 이용 가족을 대상으로 가족사랑 동요를 발굴‧제작‧보급함으로써, 가족과 형제 간 화목한 분위기를 조성해 가족과 가정의 중요성을 인식시키자는 목적에서였다. 나아가 저출산 극복을 위한 출산율 제고의 사회적인 분위기를 확산시키자는 목적도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A: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으로서 공보육의 선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보육이 탄탄해지려면, 전체 어린이집 중 6%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도 중요하지만 그와 함께 교사의 질 및 처우개선이 함께 가야 한다.
영유아 보육법 제 3조에 의하면 보육은 영유아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제공돼야 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돼 있다.
국공립어린이집이 지금처럼 좋은 프로그램, 좋은 먹거리 등을 위해 항상 노력하고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서 영유아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도 충분히 지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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