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칼럼] 위기탈출 1초가 금쪽이다
[김호중칼럼] 위기탈출 1초가 금쪽이다
  • 온라인팀
  • 승인 2016.07.13 17: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호중 시민옴부즈맨공동체 공동대표

 

일본, 지진규모 5.0 이상 발생시 5초 이내 지진경보
한국, 울산 지진발생 18분 지나서야 경보 문자 발령

누구나 안전한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 우리 헌법 제34조 6항에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돼 있다. 헌법에 명시돼 있는 것처럼 국가의 기본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으로 국가의 의무조항이다.

국가의 의무는 구체적으로 자연재해를 사전에 예측해 피해를 줄이는 정책을 시행해야 하고, 각종 재난상황에 빠진 국민을 적극 구조해야 함을 의미한다.

지난 5일 울산 동구 앞바다를 진원지로 리히터규모 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역대 지진 가운데 다섯 번째라고 하는데 12년 만에 강한 지진이었다. 하지만 이날 지진을 예측한 장치는 없었다.

지진은 태풍이나 토네이도 그리고 호우와 달리 사전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지진관련 시스템이 발전한 일본의 경우도 1조원 이상 투자해 예측시스템 개발에 나섰다가 결국 포기했다. 이 점에 비추어 보면 지진은 말 그대로 자다가 당하는 가장 무서운 재해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조기경보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이번 지진발생 후 18분이 지나서야 경보문자를 발령했다. 게다가 날짜도 5일이 아니라 4일로 잘못 보냈다가 다시 5일로 정정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자동으로 발령하는 시스템이라면 경보시스템 무용론이 제기될 상황이고, 수동 시스템이라면 경보를 발령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우왕좌왕 했다는 판단이 자연스럽다. 더 큰 지진이 발생했다면, 얼마나 준비되지 않은 경보 문자를 보낼지 아찔하지 않을 수 없다.

방송도 도마 위에 올랐다. 우리나라 재난 주관방송사는 KBS다. 일본의 경우 지난 4월 16일 구마모토에 발생한 리히터 기준 6.4규모의 강진이 발생하자 3.7초 만에 NHK 뉴스 워치 9(9시 뉴스)를 통해 대응했다. 지진이 발생하자, 일본 정부는 인근을 지나는 신칸센 고속열차를 세웠고, 자위대 항공기를 급파하고 각급 학교에 대피소를 설치해 이재민을 도왔다. 이 지진으로 41명이 숨지고 1,100여명이 다쳤다.

현재 일본의 지진경보시스템은 지진규모 5.0 이상 발생시 5초 이내에 작동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지진 관측시스템 아래서는 지진에 대한 재난경보가 무의미하다는 이유로 지진은 재난경보에서 제외하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언론의 질타와 성토가 이어지다보니 2020년까지 10초 경보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서는 안 될 일이다.

지난 2015년 국민안전처의 한 공무원은 우리나라에서도 지진조기경보시스템이 공중파 4사(KBS, MBC, SBS, EBS), 종편 4사(TV조선, JTBC, 채널A, MBN) 및 뉴스전문 채널(연합뉴스TV, YTN)에 도입되는 한편, 국민안전처에서 발신하는 각종 재난정보 메시지를 휴대전화를 통해 수신하게 됐다고 한 언론사에 기고한 바 있다.

주먹구구식 재난재해 경보시스템은 그 자체가 재난이다. 사람이 1초 동안 이동할 수 있는 거리는 얼마나 될까. 급박한 재해재난 현장에서는 모든 게 순식간이다. 1초 빠른 경보가 울산인구 112.4만 명에게 동시 주어진다면 연속시간은 112.4만초로 1,873.33분에 해당된다.

이 시간이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지 상상해보라. 국민은 정부가 제공하는 각자도생의 금쪽같은 시간이 필요하다. / 김호중 시민옴부즈맨공동체 공동대표

*필자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고, 시민옴부즈맨공동체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