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어린이집 탐방] 전통·현대 교육 아우르는 수락한옥어린이집
[모범어린이집 탐방] 전통·현대 교육 아우르는 수락한옥어린이집
  • 송지나
  • 승인 2016.04.13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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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락한옥어린이집 외관(정문 방향) 전경.

 


아이들이 신명나는 놀이마당 ‘전통 어린이집’
서예·택견·전통예절·국악사물놀이·세시풍속 프로그램 진행

수려한 수락산을 앞에 두고 꽃나무와 소나무로 둘러싸인 커다란 한옥. 전통 한옥의 아름다운 곡선미에 벽면의 기와로 만든 독특한 무늬로 멋을 더한 2층 한옥은 근처를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노원구 상계9동 1979㎡(약 600평)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총면적 546㎡(약 166평) 규모로 지어진 이 2층 한옥은 노원구가 아이들이 건강하게 뛰어놀며 안정된 정서를 함양할 수 있도록 세운 ‘수락한옥어린이집’이다.

‘아이가 행복하고 부모가 편안한 어린이집’을 목표로 아이들에게 단순한 교육공간이 아닌 놀이마당이 되어주며 서예, 택견, 전통 예절, 국악사물놀이 등 우리나라의 전통을 통해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전통 어린이집’, 수락한옥어린이집을 소개한다.

◇ 한옥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한 숨 쉬는 공간

수락한옥어린이집은 바깥 출입구에서부터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내부로 들어서면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과 어린이집 특유의 아기자기함이 잘 어우러져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부지 비용을 제외하고 총 29억7,900만원을 들여 만든 수락한옥어린이집은 벽체를 레미콘이나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은 ‘건식벽’으로 구성하고 지붕도 목구조 가구에 기와지붕으로 올려 한옥의 장점인 ‘친환경적인 공간’을 조성했다.

또한 한옥의 대표적인 단점인 단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벽체와 기와지붕에 ‘글라스 울(Glass Wool, 유리섬유)’ 단열재를 넣고, 목구조의 아름다움을 살리면서 단열 성능이 있는 ‘목구조 단열창호’를 사용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생활할 수 있다. 더불어 건물 옆 공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에너지 소비 문제까지 해결했다.

방군자 수락한옥어린이집 원장은 “아이들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친환경적 전통 한옥 구조로 지어진 수락한옥어린이집은 아이들이 한옥 특유의 숨 쉬는 공간 속에서 생활하며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심미안을 형성할 수 있다”면서 한옥 어린이집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 수락한옥어린이집 원복

 


수락한옥어린이집의 특별함은 원복에서도 나타난다. 아이들의 원복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옷도 생활한복으로 제작했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직접 디자인한 후 제작을 맡겨 천연염색과 3개월에 걸친 수작업으로 탄생한 수락한옥어린이집 고유의 친환경 원복이다.

방군자 원장은 전통 한옥 구조로 지어진 어린이집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생활한복을 선택한 것은 아니라며, 아이들과 교사의 원복을 생활한복으로 맞춘 이유를 설명했다.

“요즘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을 앓는 아이들이 많은데, 아이들이 더 건강하고 튼튼해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원복을 친환경으로 제작한 생활한복으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교사가 교복이나 제복처럼 생활한복을 갖춰 입음으로써 교사의 자존감과 책임감을 높여주고, 이를 통해 교육자로서 아이들에게 교육 철학을 더 잘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수락한옥어린이집은 특별활동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전통무예인 택견을 가르치고 있다.

 


◇ 특별활동으로 다양한 전통 프로그램 운영

수락한옥어린이집은 훈장님과 함께하는 서예, 전통무예 택견, 국악사물놀이, 전통예절교육 등 특별활동으로 다양한 전통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수업은 국악사물놀이. 아이들이 장구, 꽹과리, 징 등 타악기를 두드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더불어 악기를 직접 두드리면서 소리를 내고 그 소리를 들으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정서가 발달하게 된다.

또한 요즘 초등학교에서 전통 가락을 가르치는데, 어린이집에서 미리 사물놀이를 즐기며 전통 가락에 익숙해지고, 전문 강사선생님이 가르치는 전통 가락에 대한 지식도 쌓을 수 있다.

방 원장은 “요즘 아이들이 유학을 나가거나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게 됐을 때 ‘너희 나라 악기는 뭐니?’라고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피아노’라고 한답니다. 그래서 국악사물놀이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전통악기를 배우며 전통가락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외국 친구들에게 전통 가락을 들려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개인적인 바람을 밝혔다.

수락한옥어린이집은 전통 수업 외에도 계절마다 세시풍속 행사를 진행한다. 세시풍속 행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옛 조상들의 생활과 지혜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오는 6월 단오에는 학부모가 함께 참여해 아이와 부모가 창포물에 서로를 씻겨주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방 원장은 엄마나 아빠가 직접 창포물에 아이의 머리를 감겨주고, 아이들은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부모님의 발을 씻겨드리며 서로에 대한 더 큰 소중함을 느끼고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수락한옥어린이집 외관(후문 방향) 전경.

 


◇ 수락산 자락에서 영그는 자연 친화 교육

수락한옥어린이집은 이름에 ‘수락’이 들어갈 정도로 수락산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서 아이들이 숲체험활동을 하기 좋은 환경이다. 만 3세, 4세, 5세 아이들은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금요일에 숲해설가와 함께 숲체험활동을 진행한다.

더불어 어린이집 바로 옆에는 배나무 밭이 조성돼 있고 주변에 연산홍, 벚꽃, 철쭉, 매화꽃 등이 있어 봄이면 활짝 핀 꽃들로 둘러싸인다. 이런 주변 환경 덕분에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오며가며 자연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또 한옥의 숨 쉬는 공간과 수락산이 가깝다는 이점을 활용해 원에서 아이들이 풍욕을 체험하는 시간도 가진다. 하의는 바지, 상의는 가벼운 차림으로 커다란 담요나 수건을 몸에 두른 후 따뜻한 감초차를 마시며 풍욕을 즐기다보면 아이들의 피부 건강과 면역력, 정신 안정에 도움이 된다.

◇ 공동체 중심·생명 중심·인성 중심

수락한옥어린이집은 사회복지법인 하늘의 문이 위탁운영하고 있다. 하늘의 문은 15년의 역사를 가진 곳으로 아동지원센터, 노인요양센터, 무료급식, 황혼육아, 다문화가정, 새터민 등을 자원봉사를 통해 운영·지원하고 있다.

이곳에 소속된 많은 자원봉사자들은 전문적인 지식,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봉사하고 있다. 

▲ 방군자 수락한옥어린이집 원장.

 


방군자 원장도 개인적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하늘의 문에서 자원봉사로 아동상담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다 국공립 어린이집 4곳을 위탁한다는 소식에 한옥어린이집을 맡겠다고 자원, 위탁 심의 준비 후 심사를 거쳐 수락한옥어린이집 원장으로 오게 됐다.

방 원장은 원장 경력만 12년이다. 미술을 전공하고 교편생활을 하다가 다시 연세대 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이후 가정어린이집, 민간어린이집을 운영하며 현장에서 경험을 쌓았으며, 현재 국공립어린이집인 수락한옥어린이집 원장을 맡고 있다.

방 원장은 어린이가 행복한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동체 중심·생명 중심·사람 중심·인성 중심’을 목표로 교사, 부모, 지역사회가 연계해 수락한옥어린이집의 건강한 교육을 이루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수락한옥어린이집에서는 지역사회 시니어클럽을 통해 파견 나온 훈장님이 직접 아이들에게 서예를 가르친다.

 


수락한옥어린이집은 지역사회와 협력관계를 형성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도움을 받아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서예수업의 훈장님과 전통예절교육 선생님, 숲체험의 숲해설가 등 교편 경력, 관련 재능과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지역 내 시니어클럽을 통해 파견을 나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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