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임칼럼] 알파고를 통해본 인공지능(AI) 세상
[조영임칼럼] 알파고를 통해본 인공지능(AI) 세상
  • 온라인팀
  • 승인 2016.03.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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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최근 며칠사이 남녀노소 할 것없이 ‘알파고’라는 천재 인공지능 바둑기사에 푹 빠져서 관심이 매우 뜨겁다. 지난번에도 인공지능의 위대함(?)에 대해 기고를 한 바 있어서 이번에도 내친김에 인공지능 이야기를 한번 더 하고자 한다.

알파고의 위력 탓에 미래창조과학부가 갑자기 ‘인공지능(AI) 종합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를 위해 일명 ‘AI전담팀’을 운영 중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기초가 쌓이지 않은 상황에서 육성책부터 만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지금 정부가 인공지능에 투자하고 전담팀을 만들려는 시도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에 대한 연구에서부터 출발하였다. 복잡한 인간의 뇌의 기능을 최소화하여 컴퓨터로 구현해 지능을 부여함으로써 인간과 같은 기술을 구현하려는 것이 인공지능의 목표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

AI 종합육성책을 하려면 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기초에 투자해야 한다. 하나의 알고리즘이 나와서 빛을 보려면 수십년이 걸린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를 모델링 하기 때문이며 인간이 워낙 복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것을 참고 기다려 주어야만 한다. 1~2년 해보고 결과가 안 나온다고 지원을 중단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인공지능은 영원히 발전하지 못할 것이며 IT강국으로서 명성은 오래 지나지 않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지금 미국과 유럽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으며, 한국은 IT강국이라고 아무리 외쳐도 현실은 도입단계에 머물러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국제연구는 미국에 비해 73%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규모 다차원의 실용화보다는 단위소자연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BCC 리서치는 2014년 5월 인공지능에 의해 자율적으로 구동되는 전 세계 스마트 머신 시장규모가 매년 약 20%의 성장을 거쳐 2019년 153억 달러로 전망하였으며, 이중 자율형 로봇의 성장세는 다른 분야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음성인식 분야는 2015년 840억 달러에서 2017년 1,13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미
국의 벤처캐피탈 전문조사업체인 CB 인사이트는 2010년 인공지능관련 스타트업 벤처캐피탈의 투자규모가 1,490만 달러에서 2014년 3억 900만 달러로 증가했으며 투자건수도 40건 이상에 이른다고 하였고, 인지컴퓨팅 관련 시냅스 프로그램에 2억 6,800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하였다.

EU는 25개국 135개 기관이 참여하는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HBP)를 착수하였으며, 이는 인간 지능 연구에 중점을 둔 연구로 향후 10년간 11억 9,000만 유로(약 1조8,000억) 정도 투입될 예정이며, 일본은 2021년까지 슈퍼컴퓨터를 활용하여 동경대 입시 합격 가능한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지난 2011년부터 가동하고 있다.

중국 역시 바이두(인공지능 연구소 3억달러 투자), 알리바바(딥 러닝으로 비주얼 검색기능 강화) 등 중국 ICT 기업들이 투자를 늘려가면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어서 중국이 우리나라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네이버와 클디, 솔리드웨어 등 일부 벤처기업이 인공지능에 투자하고 있으며,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ETRI, 포스텍, KAIST 등 26개 연구기관이 참여하여 총 1,070억원(정부 800억원, 민간 270억원)을 투입하는 엑소브레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지만 해외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이다.

미래 핵심전략으로 최근 딥러닝(deep learning)이 떠오르고 있는데, 딥러닝은 인공지능의 지능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며 지금처럼 복잡한 환경에 적합한 학습 알고리즘이다. 딥러닝도 캐나다의 토론토대학 교수가 20~30년 연구 끝에 개발한 알고리즘이다. 이것이 최근 구글의 알파고에 쓰이는 중요한 학습 알고리즘이 된 것이다.

앞으로 정부에서는 인공지능의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하고, 빠른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연구센터나 대규모 연구그룹이 형성되어 기초 융복합을 결합한 인프라를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글의 승리도 단순한 몇 명이 아닌 대규모 연구그룹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학자는 다른 분야에 비해 적은 편이다.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서 소수의 인공지능 연구자들의 연구의식을 고취시키고, 국가의 아젠다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기초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당기자라는 취지로 정보화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정보화의 다음 단계는 지능화인데, 이에 대한 투자는 매우 약했던 것 같다.

앞으로 인공지능에서 해야 할 분야라면 인공지능 연구인력의 양성은 물론, 인공지능의 기초투자(딥러닝 및 학습알고리즘의 개발, 뇌를 통한 인공지능 모델링 및 관련연구, 추론 및 인식시스템의 개발 등)와 다양한 응용영역의 개발, 인공지능 인프라의 확충 등을 들 수 있다.

인공지능은 이미 세계와 경쟁해야 하며, 우리가 하지 않더라도 세계는 인공지능화를 이미 앞당기고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사물통신(Machine to Machine communication)이 필요한 사회에서 인공지능이 아닌 저 지능화 사회에 머물러 있다면, 자칫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과 소통이 되지 않는 국가로 비춰지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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