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칼럼] FBI의 동물에 대한 범죄 통계화 기대
[김호중칼럼] FBI의 동물에 대한 범죄 통계화 기대
  • 온라인팀
  • 승인 2015.12.25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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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중 시민옴부즈맨공동체 공동대표

 

덜 잔인한 미래아이를 위해 빅데이터와 인성교육 필요

미국연방수사국(FBI)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반사회범죄’로 주목해왔다.

이번에는 동물학대 등 동물에 대한 범죄가 사람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이를 차단하기로 했다. 즉, 동물에 대한 ▲방치 ▲학대 ▲집단 학대 ▲성적 학대 4가지를 통계화해 사람에 대한 범죄와 대조해보겠다는 계획이다.

우리사회도 그 필요성은 충분하다. 반려동물을 굶기거나 치료를 해주지 않는 행위, 개인이 또는 집단이 반려동물을 때리거나 죽이는 행위는 이제 흔한 사건이 됐다.

일베사이트에 강아지와 성교하는 사진을 올려 물의를 일으켰던 사건도 있었다. 또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남학생 7명이 집단을 이루어 개 18마리를 연쇄 살해한 사건은 매우 특이한 집단 학대였고, 이들은 전원 전과자의 삶을 살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사건은 FBI의 이번 통계화의 이유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FBI의 이번 시도는 동물의 고통과 자신의 쾌락을 연계한 습관이 결국 동물을 넘어 사람에게 그 폭력성이 전이된다는 수사통계를 명징하게 확립하는 것으로 결과가 주목된다. 구체적으로는 동물학대와 아동(장애인, 여성, 노인 포함)학대, 동물학대와 살인, 동물학대와 강도, 동물학대와 인종차별, 동물학대와 종교혐오 등 개인적 불행과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중범죄의 심리적 지도가 그려질 것으로 예상한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금품을 갈취하는 사람은 약자들의 약점을 이용하거나 겁박으로 자신의 폭력을 감추려 한다. 즉,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동물은 피해사실을 증언할 수 없고, 장애인이나 아동의 경우 스스로를 변호하지 못하는 점을 노리고 악행을 저지르는 것이다.

최근 사회문제가 됐던 조선대 의학전문대학원생의 폭력문제를 들여다봐도 그렇다. 가해자는 피해 여학생을 폭력으로 제압하고 피해학생이 키우는 강아지를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이 가해자의 반사회적 행동이 이번 사건에만 한정될지 아니면 그동안 숨겨진 여죄가 있을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 그러나 가해자의 이런 성격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과정을 유추해보면 그리 난해한 미로는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사이코패스와 소시패스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둘은 법과 사회적 관행을 무시한다. 또 후회나 죄의식과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으면서 폭력적 행동을 보인다. 지난 2012년 폭탄 테러와 총기 난사로 77명을 죽인 노르웨이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더 많은 사람을 살해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모습이 그렇다.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의미있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지난 10월 일반국민 3000명을 대상으로 한 달간 ‘2015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0%는 동물학대자 처벌강화에 찬성했다. 동물학대가 반사회적이고 범죄라는 점을 많은 국민이 인식하는 것을 반증한다. 하지만 사람중심의 현실은 동물학대자들에게 관대한 처벌로 이어진다.

FBI의 통계와 분석결과는 유의미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나아가 범죄(심리)학자들은 ‘덜 잔인한 미래한국’을 위해 범죄의 동기와 범죄성향을 분석하며, 동물학대범이 인간에게 가하는 폭력의 연관성을 연구해 한국형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빅데이터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그 결과를 반영해 국회에서 장기동면 중인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이어지길 촉구한다. / 김호중 시민옴부즈맨공동체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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