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한국경제는?
[시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한국경제는?
  • 온라인팀
  • 승인 2015.12.2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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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숙희 영등포비전 공인중개사 소장

 

지난 8월 서울 은행회관에서 ‘우리경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답습할 것인가?’를 주제로 정책세미나가 열렸다.

옵저버 자격으로 참여한 필자의 의견을 공유하고자 한다.

세미나에 참석한 조동철 박사(KDI 수석이코노미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한국의 명목 GDP 성장률 추이는 일본의 20년 전과 매우 흡사한 형태로 흘러가고 한국의 1인당 소득 역시 20년 전 일본과 유사한 3만달러 내외까지 증가했다.

현재 일본이 고령화와 생산성 정체에 기인하여 GDP 증가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가운데 한국 역시 고령화가 진행되고 이에 따라 생산성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한국의 성장 저하의 원인이 일본과 ‘닮은꼴’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수출시장에서는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어 한국 경제의 중장기적인 성장 잠재력 유지를 위해서는 구조개혁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안정적인 거시경제 정책 기조를 설정하는 것에 정책 초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결국 탄력적인 구조조정에 따른 잠재성장률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설명이 잇따랐고 참석자 대다수가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이 같은 분석과 결론이 과연 팩트일까? 필자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비록 우리나라의 경제구조가 20년 전의 일본과 유사하지만,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비슷한 경제구조가 나타났었고 현재 ‘닮은꼴’의 상황이지만 경제구조가 형성된 원인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에 빠지게 된 것은 90년대 있었던 금융버블의 붕괴에 그 원인이 있다. 금융버블은 ‘플라자합의’로 수출길이 막힌 일본 기업들의 자금이 손쉬운 돈벌이 수단인 주식 및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들며 발생했고 이렇게 발생한 버블은 91년 주식시장 폭락으로 붕괴되었다.

그 후유증을 아직까지도 극복하지 못한 상태이다. 즉, 일본의 장기침체는 ‘프라자합의’라는 외부충격, 즉 일본에서 일어난 특정한 일에 따라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20년 전 당시 부동산 시가총액이 GDP의 7배 이상이었고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GDP의 5배였다 그러나 지금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GDP의 90% 수준으로 저평가된 상태이고 부동산은 GDP의 3.2배 정도이다.

그렇다면 향후 전망은 어떨까?

우리나라 경제성장이 전과 같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한다. 그렇다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지도 않을 것이다. 일본 장기침체는 특정한 이유가 있었고 이러한 일본에게서 우리는 이미 충분한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닮은꼴’현상 때문에 답습의 불안을 안고 있다. 이러한 불안 속에서 우리 서민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에 대해 필자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우리 경제가 일본을 답습하도록 정책입안자들과 경제전문가들이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도 그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저성장 시대를 준비할 필요는 있다. 자산의 운용에 있어 좀 더 지혜로운 투자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부동산 전문가로서 필자가 바라본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거시경제의 분야이지만, 일본의 경제성장 정체기에도 부동산 분야의 수익과 손실은 있었다.

지금이야 말로 공부하고 발품 파는 현명한 투자로 저성장에 대한 대비가 절실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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