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생선가게 고양이’가 시장감시 ‘웬말’
거래소 ‘생선가게 고양이’가 시장감시 ‘웬말’
  • 김복만
  • 승인 2015.12.0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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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직원 ‘뒷돈’ 혐의 구속…내부통제 시스템 ‘구멍’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증권시장을 감시·감독해야 할 한국거래소 직원이 비상장주식 거래를 임의로 중개하고 거액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시장감시자로서 거래소의 역할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거래소 직원들은 시장의 관리자로서 공정하고 청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업무적인 지위를 이용해 거액의 이익을 취함으로써 도덕적으로 취약함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해당 직원이 지인과 증권사 관계자들을 소개해주고 개인적으로 소개비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구멍난’ 내부통제 시스템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검은 거래를 통한 뒷돈의 유혹 앞에 거래소의 시장 감시기능이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라는 것이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카카오 주주로부터 보유주식을 처분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기관투자가들에 블록딜을 알선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거래소 직원 최모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13년 3월 거래소 코스닥본부 차장이었던 최씨는 증권사 직원과 공모해 카카오 3대 주주가 카카오 주식 10만주를 53억원에 기관투자가에게 매도하게 중개하고 양측으로부터 대가로 8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해당 직원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카카오에 있던 지인과 증권사 관계자들을 소개해준 것”이라며 “소개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감시자로서 거래소 직원들의 윤리의식이 의심된다”면서 “증권시장이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증권업계, 특히 관리·감독 기관의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거래소 직원들이 돈의 유혹 앞에 가볍게 시장 감시기능을 팽개친다면 증시에 상장해 자신들이 주주가 되는 한국거래소의 주식매매에 대해 제대로 감시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이날 내부 인터넷망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사건을 직원 개인의 일탈행위로만 치부하지 말고 임직원 모두가 도덕적 경각심이 느슨해지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최 이사장은 이어 “거래소 임직원은 자본시장의 관리자로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청렴 의무를 준수해야 함은 물론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도 도덕성과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향후 임직원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윤리와 청렴 교육을 확대해 윤리의식을 체화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해 거래소가 건강한 조직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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