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여성들, ‘새일센터’ 문 두드리세요"
"경력단절여성들, ‘새일센터’ 문 두드리세요"
  • 정재민
  • 승인 2015.10.1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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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47개 여성새로일하기센터, 780개 직업교육훈련과정 운영
[인터뷰] 서부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백인화 소장
  

▲ 백인화 소장.

 


[베이비타임즈=정재민 기자] A(34세)씨는 2012년 이후 3년간 경력단절을 겪으며 재취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중 친구를 통해 경남여성새일센터의 ‘웹컨텐츠 광고그래픽디자이너 양성과정’을 들었다. 기초부터 시작해 포스터ㆍ리플렛ㆍ웹페이지도 디자인할 수 있게 됐다. 교육 중에 부족한 부분은 강사가 올려준 동영상 강의로 복습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과정 수료 후 A씨는 온라인쇼핑몰 회사에 취직이 돼 웹페이지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B씨는 계약직 보육교사로 1년 가량 근무를 했으나 경력이 단절된 후 나이와 여러 가지 진입장벽으로 재취업이 어려웠다. 안정적 직장과 이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던 디자인 분야에 취업하기를 희망해 구로새일센터의 ‘편집디자인 전문가 과정’에 참여했다. 교육 기간 중에도 도서관에서 편집 관련 도서를 대여해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틈틈이 복습하고, 수업 전·후를 가리지 않고 시간이 날 때마다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은 B씨는 수료 일주일 만에 신문사 편집디자이너로 당당히 합격했다.
 
여성들의 취업이나 창업은 단기간 내 이뤄지기 힘든 부분이 많다. 경력단절여성들이 특히 그렇다. 가족 및 주변인들의 지지와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놓인 여성들이 대부분이라 그들의 취업과 창업에 대한 목표를 단계별로 성취해 나갈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2009년에 처음 설치된 ‘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경력단절여성들에 새 희망을 주고 있다. 
 
지난 2월 여성가족부로부터 우수기관(여성전문 취업지원센터)으로 선정,표창 받은 서부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백인화 소장을 통해 센터의 역할과 사업을 들었다.               
  
 Q :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새일센터’)에서 실시하는 사업은?
 
A : 센터는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취업지원 One-Stop서비스를 제공하는 여성가족부?고용노동부가 공동 지정하는 여성 전문 취업지원센터다. 구직여성 직업상담, 취업설계교육, 직업교육훈련, 취업자 사후관리지원, 맞춤형 취업연계 등을 실시하고 있다. 서부센터는 2009년 서부여성발전센터 내에 설치됐다.  
 
Q : 국정과제인 고용률 70% 달성을 하기 위해선 청년층과 여성들이 사회에 다시 복귀해서 일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력단절여성들을 사회로 유인하는 게 쉽지 않다. 그들에게 찾아가는 취업지원 서비스에 대해 설명해 달라. 
 
A : 찾아가는 취업지원서비스의 일환으로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이 운영하는 ‘일자리 부르릉 서비스’를 연계 운행하고 있다. 매월 1~2회 분홍색 버스 안에서 상담이 이뤄진다. 각 지역의 구직자에게 취업 및 교육상담과 일자리 정보를 제공한다. 센터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은 여성들에게 찾아가는 방문서비스는 매우 인기가 많다. 또한 찾아가는 종합홍보를 통해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ㆍ마트ㆍ시장 일대와 여성 이용자가 많은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센터 전단ㆍ홍보지를 정기적으로 배포하여 신규 구직자를 발굴하고 있다. 구인업체 방문도 정기적으로 실시해 신규 구인처도 확보하고 있다. 

▲ 서부센터에서는 강사를 초빙해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심화과정 등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Q :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 욕구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매칭이 쉽지 않다. 일자리 미스매칭의 주된 이유는?   
 
A : 결혼ㆍ출산ㆍ육아 등의 이유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자녀가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다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데 결혼이나 출산 이전에 했던 업무에 대한 감도 떨어지고 자신감도 많이 낮아진 상태라 재취업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미스매칭의 주원인은 구직여성의 눈높이와 구인업체의 일자리 근로조건에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업에서는 단순 노무를 주려고 하고 경력단절여성은 이전 직장 경험을 통한 근로조건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의 환경을 그리워하며 막연하게 취업에 접근하게 되면 실패할 확률은 높아지게 된다. 
 
Q : 기업에서 경력단절여성들을 필요로 하는 분야는 주로 어떤 분야들인가?
 
A : 2014년 취업자의 경우 이미용ㆍ숙박ㆍ음식이 16.7%, 교육?연구 분야가 16.7%, 사회복지 분야 15.7%, 사무회계 14.8%, 청소ㆍ가사 13.9% 보건의료 8.9% 영업ㆍ판매 6.5% 기타 6.9%의 취업 분포를 보이고 있다. 서비스 직종이나 단순직종이 많은 편이다. 교육ㆍ연구 분야는 어린이집이나 방과 후 강사라고 보면 되겠다.  

▲ 지난 2월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사업 평가결과에 따라 여성가족부 김희정 장관이 수여하는 우수기관 및 유공자 표창식이 이뤄졌다. (가운데 여성가족부 김희정 장관, 왼쪽서 다섯 번째 서부여성새로일하기센터 백인화 소장)

 


 
Q : 경력단절여성이 새일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순간부터 일자리를 얻게 되는 과정 및 피드백까지의 과정은 어떻게 되나. 
 
A : 취업지원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하겠다. 구직여성이 새일센터에 오시게 되면 구직자 유형별 직업상담을 통해 개인별 맞춤정보를 제공한다. 직업준비교육을 실시하며 직업훈련교육을 안내하고, 새일 직업훈련 과정과 연계해 취업을 돕는다. 직업상담사는 구직여성과의 초기상담을 통해 구직자ㆍ구인처 맞춤상담을 진행하며 알선 및 동행면접을 통해 채용까지 관리해준다. 직업상담사는 구인업체 발굴을 통해 업체와 여성친화 일촌협약을 맺고 인턴제 및 구직자 직장 적응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업체에 채용된 구직여성의 채용확인서 및 구인처 사후관리를 실시한다. 
 
Q : 경력단절여성의 직업교육훈련 강화 차원에서 전문기술과정과 기업 맞춤형 과정이 확정됐다. 지난 직업교육훈련 과정 수료자의 취업률 등 성과는 어떠한가? 또 교육 이수 과정과 연관된 직업으로의 취업률은 어느 정도인가?
  
A : 경력단절여성들의 취업이 용이한 직종(경리사무, 온라인쇼핑몰, 조리 등)을 토대로 과정을 개설하여 현장에서 요구되는 능력을 겸비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직업훈련을 실시했다. 자신감 부족으로 인해 교육 이수 후에도 취업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수강생들을 위해 과정에 따라 현장실습 및 일?경험 멘토링을 연계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이로 인해 3년 간 평균 60% 이상의 취업률을 달성했다. 

▲ 서부새일센터는 지난 10월 2일 영어뮤지컬강사 및 정보화교육강사를 대상으로 한 강사양성과정 취업대비캠프를 열었다. 캠프는 직무수행교육, 직장인 자세 및 레크리에이션 등의 프로그램으로 연 2~3회 진행된다

 


  
Q : 지난 2월 서부새일센터가 2014년 여성새로일하기센터 평가에서 우수 센터로 선정됐다. 선정 사유로 어떤 점이 부각됐다고 보는가? 더불어 서부센터의 강점은 무엇인가?  
  
A : 2014년은 구직 4,000건, 취업 3,300건을 목표로 사업을 운영한 결과 구직 4,153건,  취업 3,464건(취업자 2,393명)으로 취업률 83.4%의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직업교육 훈련의 현장실습 강화, 일?경험&멘토링지원프로그램 정례화 등을 통해 직무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구직자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신규 구인처 확보에 힘쓴 성과라 볼 수 있다. 우리센터는 2012년부터 WSW(Woman Supports Woman)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취업자들에 대한 사후관리를 주요하게 다루고 있으며 이는 새일센터 운영 우수사례로도 선정된 바 있다. SNS홍보 강화와 맞물려 ‘KBS 2TV-다큐멘터리 3일’에 소개되는 등 센터 취업지원 서비스가 전국적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2014년 서울시 여성인력개발센터 운영평가 A등급 및 2014년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 우수사례 경진대회의 센터사업사례부문 여성가족부장관 우수상, 집단상담사례부분 여성가족부장관 장려상을 수상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Q : 아직도 사회로의 재취업을 망설이거나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경력단절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 완벽하게 준비되고 재취업시장으로 나오는 여성은 없다. 애들 다 키우고 집안 일이 정리가 되면 일을 하겠다고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다. 준비라는 것은, 구직활동으로 무엇인가 시작하면서 시작되는 것이다. 하나의 일을 마스터하고 다음 일을 하기란 쉽지 않다. 지금 바로 집 근처의 새일센터로 가서 상담을 받아보고 직업훈련을 통해 나를 좀 더 준비시킬 것인가, 간단한 직업의식프로그램을 거친 다음 바로 취업현장에 나갈 것인가, 나를 좀 더 프로답게 만들 것인가를 같이 고민하고 포트폴리오를 짜길 바란다. 

▲ 서부새일센터가 주최한 ‘2015 여성취업박람회’

 

 
Q : 여성 창업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A : 여성들은 소자본창업에 많은 관심이 있는데 창업은 취업보다 더 철저한 준비단계를 거쳐야 성공할 수 있다. 틈새시장을 발견하고 특화된 아이템을 개발하는 것, 소비자들의 욕구와 반응을 분석하는 것,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확장시켜 나가는 것 등 창업을 위한 모든 것이 여성 혼자서 진행하기에는 무리수가 따른다.
새일센터에서는 여성들의 다양한 취업욕구에 맞는 창업인큐베이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창업교육, 창업부스, 창업매대판매, 드림박스샵 등의 다양한 형태로 창업지원을 받을 수 있고 저렴한 비용으로 창업공간에 입주하여 실제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제공, 상품판매 등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여성가족부 이기순 여성정책국장은 “새일센터를 통한 경력단절여성 직업교육훈련을 강화해 산업 현장 수요를 반영하고 구인·구직 미스매치를 해소해 나가겠다”라며 “여성들이 출산·육아 과정을 거치며 경력이 단절되었더라도 다시 꿈을 찾아 자신의 경력과 전공을 살려 일할 수 있도록 맞춤형 취업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가족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주요 핵심과제인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을 위해 올해 하반기 66개의 직업교육훈련을 추가로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국 147개 새일센터에서는 지난 3월 확정된 714개 직업교육훈련과정을 포함, 올해 총 780개 직업교육훈련과정이 운영되어 전국적으로 1만 7,000여 명의 경력단절여성 등이 참여하게 된다.

▲ 서부여성발전센터 전경. 서부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2009년에 여가부와 고용부 공동 지정으로 서부여성발전센터 내에 설치됐다.

 

▲ 서부여성발전센터 내에 있는 서부여성새로일하기센터

 



[여성새로일하기센터]
 
결혼과 출산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여성 가장ㆍ장애 여성ㆍ저소득 여성 등 취업취약계층 여성들의 사회경제활동 참여를 통한 자립자활을 지원하기 위한 종합서비스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경력단절여성들이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ㆍ취업준비교육을 실시하고, 맞춤형 취업알선 및 동행면접 지원, 직종별 전문자원봉사ㆍ여성인턴제도 지원, 취업 후 직장 내 적응을 돕기 위한 일ㆍ가정양립지원서비스 및 사후관리지원사업 등을 실시한다. 또한, 창업교육, 창업인큐베이팅, 창업매대판매, 드림박스샵 등을 통해 여성들의 소규모 창업도 지원한다.
여성가족부ㆍ고용노동부 공동 지원으로 2009년에 여성새로일하기센터 77개소가 지정ㆍ운영된 이후 현재 전국 141개의 새일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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