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은 늦추고 싶지만 피임은 글쎄…”
“출산은 늦추고 싶지만 피임은 글쎄…”
  • 김아름
  • 승인 2012.10.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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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30대가 출산을 늦추고 싶어도 피임방법을 모른다는 설문 조사가 발표됐다.

2012 세계 피임의 날을 맞아 바이엘 헬스케어가 후원하고 11개 국제 NGO 단체가 함께한 ‘피임 : 미래를 내다보다(Contraception: Looking to the future)’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은 아시아 지역의 20~30대 연령층의 피임과 가족계획에 대한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인 100명을 포함한 아시아 8개국의 20~35세 남녀 800여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아시아 여성들은 출산을 늦추고 싶지만 피임에 대한 방법과 지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여성은 첫 성경험 연령과 첫 출산 희망 연령 간의 차이가 평균 10년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임없는 성관계 경험, 원치 않은 임신 노출 위험 높아

한국 여성의 첫 성경험 평균 연령은 21.5세며, 첫 출산 희망 평균 연령은 31.9세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장기간의 가족계획을 위해 충분한 피임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조사 결과 피임 필요성에 비해, 피임이 실천되지 않거나 피임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불완전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남녀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피임계획 없는 성관계를 한번 이상 경험했다고 답했고, 첫 경험 시에는 응답자의 14%가 피임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피임방법에 대한 질문에도 27%의 응답자는 피임을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고, 24%의 응답자는 체외사정을 선택했다고 했다. 실질적으로 제대로 된 피임법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기적 가족계획을 위해 선호하는 피임법에 대한 질문에는 남성콘돔(48%), 경구 피임약(15%)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별도의 피임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16%에 달해 20~30대 젊은 연령층의 가족계획과 피임실천에 큰 괴리가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피임에 대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얻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설문도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피임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원할 때 어려움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 중 절반 이하인 46%만이 어려움 없이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답했다.

피임법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주요 이유로는 피임에 대해 묻기 쑥스러워서(48%), 학교에서는 성에 관한 질문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어서(46%), 어디서 정보를 얻어야 할지 몰라서(44%), 우리사회에서 피임이나 성교육에 대한 대화는 터부시 되므로(31%) 등을 답했다.

특히 ‘피임에 대해 묻기 쑥스러워서’라는 응답은 조사대상국 중 한국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여, 한국 20~30대가 피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선행 대한산부인과 학회 이사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는 여전히 피임법에 대한 오해가 만연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피임이 필요한 남녀라면,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한 극단적인 결과를 예방하고, 남성과 여성 모두 바람직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각 피임법의 피임효과와 장단점에 대해 이해해 두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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