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사즉생이 과연 통할까?
문재인,사즉생이 과연 통할까?
  • 박경래
  • 승인 2015.09.1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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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박경래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변했다.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남의 이야기를 끊거나 언성을 높이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당 대표 이후 많은 분들이 저를 보며 밀어붙여라. 딱 부러지게, 후련하게 좀 하라며 답답해합니다.

 
단결과 단합을 위해 인내하고 또 인내했습니다. 기강과 원칙을 세우지 않으면 공멸입니다. 기강과 원칙을 세우기 위해 대표직 재신임을 묻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문 대표는 2·8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고 6개월간 당내 비주류의 반발과 사퇴요구에 시달려왔지만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사무총장 임명 후에도 비주류의 반발로 계파간 갈등이 극에 달하자 사무총장제를 폐지하고 5개 본부장을 신설해 계파별로 권한을 분산했다.

 
'분당론'과 '신당론'이 돌고, 대표직 사퇴요구, 대권주자 공동지도 체제로의 전환요구 등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지만 그저 듣고만 있었다.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시달렸다. 우스갯소리로 "팔뚝에 문신을 하고 욕을 하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우스게 소리도 나왔다.

 
그랬던 그가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오는 16일 중앙위원회에서 의결되는 당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에 대표직을 걸겠다고 밝히더니, 비주류 측에서 조기 전당대회 주장이 나오자 사즉생(死卽生)의 승부수를 띄웠다.

 
문 대표는 11일 오전 최고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로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을 각각 들어 어느 한 쪽에서라도 불신임이 나오면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며 '당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강조했다.

 
민심을 묻는 투표에서는 문 대표가 무난히 재신임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당심'은 미지수다. 새정치연합 당원의 대다수는 당내 비주류의 뿌리인 호남지역에 거주하고 있고, 수도권 당원 역시 호남출신이 많다.

 
비주류는 당황했다. 전 당원 투표에서 재신임이 이뤄지면 지금까지 주장했던 '호남위기론'이 거짓이 되고, 불신임이 이뤄지면 야권에서 절반의 지분을 가진 친노계가 당에서 이탈, 가뜩이나 어려운 차기 총선과 대선을 망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비주류계인 박지원 의원은 "노무현정치를 계승한다면 정신과 진정성을 계승해야지, 스타일만 흉내 내서는 감동을 끌어내지 못 한다"며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에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당대표의 재신임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야권의 잠룡인 김부겸 전 최고위원도 "문재인만으로도 총선 승리가 불가능하지만 문재인을 배제한 총선 승리도 불가능하다"며 재신임 철회를 촉구했다.

 
김영환·김동철·장병완·노웅래·문병호·정성호·최재천·최원식 의원은 공동성명을 내고 "반대견해가 있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건전한 토론으로 수렴해 보완하는 것이 당내 민주주의"라며 재신임 재검토를 요청했다.

 
11일 밤에는 이석현 국회 부의장 등 17명의 3선 이상 범주류·비주류 중진의원들의 목소리를 모아 밤 9시30분부터 11시30분까지 두 시간에 걸쳐 '국정감사 이후로 중앙위원회와 재신임 문제 논의를 연기하자'며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문 대표는 중앙위 개최를 고수했고, 협상은 결국 결렬됐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13일부터는 투표와 여론조사가 진행된다. 16일 투표함이 열리면 문 대표와 새정치연합의 운명이 결정된다. 생(生) 아니면 사(死)다.당심과 민심에서 모두 재신임을 받는데 성공하면 문 대표는 '반쪽 대표'를 벗어나 총선을 진두지휘할 리더십을 확보하게 된다.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도 탄탄해진다. 하지만 한쪽에서라도 불신임이 이뤄지면 모든것은 물거품이다.총선도, 대선도 더욱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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