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동주·동빈 형제 ‘진흙탕 싸움’
롯데그룹 신동주·동빈 형제 ‘진흙탕 싸움’
  • 김복만
  • 승인 2015.07.3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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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구도’ 대결 주총 앞두고 부친 명예까지 흠집 불사
신격호 회장의 롯데 창업 주목…A급 전범의 조카사위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롯데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둘러 싼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후계다툼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후계구도를 정하게 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두 형제가 정면대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부친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없이 쏟아내고 있다.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이 지극히 정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에 차남인 신동빈 롯데회장 측에선 건강이상과 판단력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후계 다툼이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와 의사결정 능력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일본 롯데의 지배 고리의 핵심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 총괄회장의 복심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대결 판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건강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진 교체를 제안하겠다며 신 회장에 대한 선전포고를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그 사람(신동빈 등)을 추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신 회장의 해임을 포함해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 전체의 해임을 지시했는데도 이를 듣지 않아 직접 일본에서 지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신 총괄회장은 이달 중순께 한국 롯데그룹의 핵심 임원 3∼4명을 해임한다는 내용의 지시서를 작성하고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아버지의) 경영자로서 판단능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신 총괄회장의 신 회장 해임 지시가 정상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회장 측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사결정 능력 부재를 지적한 데 대한 반박 발언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이 이끌고 있는 한국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면서 조목조목 따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신 전 부회장과 일부 친족들이 고령으로 거동과 판단이 어려운 신 총괄회장을 대동해 해임발표를 유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이 고령으로 판단이 흐려져 자신의 의사를 밝히기 어려운 상태에서 신 전 부회장 등의 부추김으로 해임 지시를 했다는 것이다.

평소 문서에 서명 대신 도장을 찍던 신 총괄회장이 해임 및 임명 지시서에는 서명을 한 사실을 볼 때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단행한 인사라고 롯데그룹 측은 주장하고 있다.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들이 신 총괄회장이 건재하다는 게 확인되면 신 총괄회장을 따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재를 강조하고 있고, 반대로 신 총괄회장 지지세력의 분열과 이탈을 바라는 신동빈 회장 측은 건강 이상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8일 열린 긴급이사회에서 이사 5명의 지지를 받아 부친인 신 총괄회장을 일선에서 퇴진시키고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의 쿠데타 시도를 무산시켰다.

신 회장이 이날 부친을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하고 명예회장으로 퇴진시킨 명분도 ‘건강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 두 형제의 모친이자 신 총괄회장의 일본인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88)씨가 30일 친척과 함께 방한하면서 한국을 침략한 일본 전범 집안과 결혼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그룹 창업 역사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중국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폭탄을 받아 한 쪽 다리를 잃은 A급 전범 시게미쓰 마모루 당시 주중 일본공사의 조카인 시게미쓰 하쓰코를 두 번째 부인으로 맞이하면서 롯데그룹을 창업했다.

한국인에 대한 차별이 극심한 일본에서 신 총괄회장이 롯데그룹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처가인 시게미쓰 집안의 도움 때문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 이름은 ‘시게미쓰 다케오'다. 이런 이유로 롯데그룹이 ‘친일기업’ 이미지로 한국 국민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롯데그룹의 주력기업인 롯데호텔은 지난해 7월 11일 ‘일본 자위대 창설 60주년 기념식’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하도록 허용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부랴부랴 장소 예약을 취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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