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제왕절개, 엄마아팠어, 내머리커서" 정말?
류승룡 "제왕절개, 엄마아팠어, 내머리커서" 정말?
  • 온라인팀
  • 승인 2013.01.2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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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번방의 선물. 영화

 

“안녕하세요, 이용구. 1961년 1월18일 태어났어요. 제왕절개. 엄마 아팠어. 내 머리 커서. 히히히.”
 
23일 개봉해 2일만에 누적 관객 38만9677명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류승룡(43)의 코미디 ‘7번방의 선물’이 개봉 전 예고편을 통해 관객들을 포복절도시킨 대목이다. 대사도 코믹하지만 6세 지능에서 멈춘 주인공 ‘이용구’를 열연한 류승룡이 연구 개발한 용구식 말투가 상승 작용을 일으켜 여러 번 들어도 웃음보가 터지는 것을 멈출 수 없게 한다. 이 대목이 마음에 들어 개봉하면 영화를 직접 보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들도 많다. 실제 상영에서도 수많은 관객들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시나리오를 직접 집필한 이환경(43) 감독은 “원래는 ‘이용구. 1961년 1월18일 태어났어요’였다. 그런데 대본 리딩 때 (류)승룡씨가 애드리브로 ‘제왕절개. 엄마 아팠어. 내 머리 커서…’를 했다. 듣고 보니 너무 재미있더라. 그래서 승룡씨와 상의해서 영화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제왕절개는 정확히 ‘제왕절개 분만(cesarean delivery)’이다. 의사가 산모의 복부를 절개한 뒤 자궁을 외부에 노출시켜 이를 절개하고 태아를 꺼내는 분만법이다. 고대 로마시대의 시저(기원전 100~44)가 어머니의 배를 가른 후 꺼내졌다 해서 붙여진 용어라는 설도 있으나 이는 믿거나 말거나다.
 
그런데, 용구의 대사처럼 태아의 머리가 크면 정말로 제왕절개를 해야하는 것일까.
 
산부인과 전문의 김창규 박사(59·연이산부인과 대표원장·세계태아학회 이사)는 “산모의 골반이 작은데 반해 태아가 과도하게 큰 경우, 태아의 머리가 산도와 거꾸로 있는 경우, 이전 임신에서 제왕절개 분만을 한 경우 제왕절개 분만을 하게 된다”면서 “영화 대사처럼 태아의 머리가 커서 난산이 될 경우 부득이하게 제왕절개를 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김 박사는 “내가 산부인과 레지던트를 하던 1981년만 해도 제왕절개 비율이 10%선에 불과했다. 이보다 앞선 1960~70년대에는 산부인과에서 출산하는 산모보다 집에서 출산하는 산모가 더 많던 시절로 제왕절개는 극히 드물었다”며 “당시 산모들은 난산으로 고통을 받더라도 자연분만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영화에서 용구가 6세 지능인 것이나 제왕절개로 태어난 것으로 볼 때 용구가 출산시 난산으로 고통 받으면서 용구의 머리에 산소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아 지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1961년에 제왕절개를 했다면 아주 절박한 상황이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코믹한 대사라고 해도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볼 때 아주 적절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것은 이 영화의 7번방 식구 6명 중 김정태(41)만 얼굴이 작고 류승룡, 오달수(45), 박원상(43), 정만식(39), 김기천(56) 등은 비교적 큰 편이다.
 
이 감독에게 제왕절개 분만으로 태어난 배우가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답은 ‘없다’다. 극중 제왕절개로 태어났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류승룡마저도 실제로는 자연분만으로 세상 빛을 봤다. 배우들은 김 박사의 설명처럼 다들 “우리 때 엄마들이 아프다고 제왕절개를 하는 경우가 어디 있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 감독에 따르면, 김정태는 태어날 때 몸무게가 2.5㎏에 불과했다. 그러나 자라나면서 왜소한 몸을 키우기 위해 골고루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해 지금은 키 185㎝ 몸무게 77㎏의 건장한 체격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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