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보육 현장을 가다] 어린이집 모범사례 - 국회제1어린이집
[참보육 현장을 가다] 어린이집 모범사례 - 국회제1어린이집
  • 정재민
  • 승인 2015.06.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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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성향 고려한 복합주의 교육방식 추구
 

일부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아동 구타 사건으로 학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보육의 질과 보육교직원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높다. 그리 많지 않은 보수와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을 훨씬 초과(12시간 정도) 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유․아동 보육에 대한 사명감과 가치를 굳건히 하고 있는 교직원들이 훨씬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그릇된 행태가 전체를 대표하는 듯한 사회적 시선이 일선 보육교직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신체활동과 독서활동을 근간으로 아이와 함께 하는 원(院)을 교육방침으로 표방하는 ‘국회제1어린이집’을 찾았다. 

 


 
직장보육시설인 ‘국회제1어린이집’은 국회 직원의 영유아 자녀들을 입원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CCTV를 설치하느냐 마느냐로 국회에서 찬반 논의가 있어 오다 결국 지난 4월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와중에 국회 직장보육시설인 국회어린이집에서는 이미 CCTV가 설치됐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회의 ‘내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그래서 원을 방문하고자 했을 때 임 원장이 한켠으로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기자를 맞이한 임 원장이었다. 외부의 시선보다 내실이 중요하다는 그의 교육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었으리라. 
 

 

보육기관의 교육은 아무래도 원장의 교육 철학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임 원장에게 원 경영 방침을 묻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선생이 되자’라는 한 마디로 정리했다. 아이들을 가르친다기보다 아이와 함께 한다는 것이다. 
 
그는 생태주의(인간을 생태계의 일부로 보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교육관)와 구성주의(유아 발달이 자신의 능동적인 활동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며, 유아의 모든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관)를 중심으로 하되 유․아동 중심의 복합주의(임 원장의 교육방침)를 표방하고 있다고 유아교육 용어로 설명했다. 다양한 교육주의가 있지만 어느 한 부분에 치우치기보다는 영유아의 상황에 맞는 교육을 펼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원장 취임 시에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밖으로 나가도록 하는 것보다 원 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신체활동이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교육과정이라고 여기는 임 원장은 아이들이 산책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물론 아이들의 나이와 수준에 맞는 신체활동량을 당연히 고려한다. 이러한 임 원장의 결정은 결국 학부모들로부터 산책이나 실외 활동을 통한 신체활동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끌어냈다. 

 

임 원장은 신체활동 외에도 아이들의 독서활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도담뜰’이라는 프로그램은 책 읽기 프로그램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각 아이들이 50권의 책을 읽으면 작은 상을 주어 자부심을 갖게 하는가 하면, 일명 ‘도전 국회 골든벨’이라는 독서 퀴즈대회를 열어 독서를 고취시킨다. 그리고 재능기부처럼 형님(원 내에서 책을 많이 읽은 나이 많은 아이)이 아우에게 책을 읽어주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이 때부터 리더십을 길러주려고 하고 있다. 신체활동과 독서활동이 아이들의 성장에 밑거름이 될 거라는 임 원장의 믿음이 확고하다. 
 
이 외에도 ‘노래와 함께 하는 체력 증진 프로그램’은 지난해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가 주최한 전국우수보육프로그램에서 우수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원에서 보내는 하루를 다양한 놀이에 몰두하며, 이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주변 세계를 배워간다. 또한 부모와 교사, 또래와 놀면서 사람들 간 유대관계를 통해 애착을 형성하고 사회관계를 넓혀간다. 비눗방울을 소재로 여러 연령층이 현장에서 활동을 즐기는가 하면 유아들에게 친숙한 동화라는 소재로 동화 속 장면을 감상하며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놀이미술 같은 신체감각기관을 통한 체험활동은 자신의 감각을 통해 개념을 파악하고 정보를 습득하기 때문에 영유아들이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 창의적 표현 놀이는 오감을 통해 배우고 나아가 영유아들의 지능과 정서 사이에서 필요한 균형을 잡아준다는 것이 임 원장의 지론이다. 
 

 

‘이 곳 저 곳 재미있는 수학놀이’는 실외의 지역 사회 공간을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실외활동을 즐기는 영유아들의 흥미를 충족하고, 일과의 하나인 실외활동과 산책활동을 매개로 지역 사회 자원을 활용한 수학적 탐구활동이다. ‘국회제1어린이집’ 주변의 특성상 특징적인 다양한 건축물이 산책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점을 고려해 유아가 산책을 하며 제시된 공간과 건축물을 관찰하고 그 특징을 통해 다양한 수학적 탐구를 즐거운 경험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원을 들어서자마자 입구에 놓인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었다. 임 원장에게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인 ‘메르스’ 사태에 대해 원 상황을 물었다. 메르스는커녕 평상시보다 손 소독을 더 많이 해서 그런지 여느 때보다 감기 걸린 아이가 많이 줄었다며 웃는 임 원장이다. 
 
원을 떠나는 기자에게 임 원장은 “근래 벌어진 일(아동 구타)들로 아이들을 맡기는 학부모들의 걱정이 많을 줄로 안다. 하지만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하는 교사들이 대부분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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