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실버택배, 공유가치를 창출하다
CJ대한통운 실버택배, 공유가치를 창출하다
  • 정재민
  • 승인 2015.06.2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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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계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이 3년 전부터 시작한 실버택배 서비스로 업계를 넘어 사회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서울, 부산 등 31개 시․구 지역에서 60개의 실버택배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470여 명의 시니어 인력들이 실버택배 사업에 배송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회사는 2016년까지 시니어 일자리 1,000여개 창출을 목표로 전국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택배 배송의 한계를 시니어 일자리 창출로 극복
 
기존에 건장한 사람들도 택배 배송이라고 하면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한다. 탑차 안에 그득히 실린 물건들을 정해진 시간 안에 아파트 단지 내를 돌며 배송하는 일이 쉽지 않다. 
 
CJ대한통운 조정훈 홍보부장은 “처음부터 시니어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접근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이 실버택배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파트 지역 배송 문제와 택배기사 수급 문제였다. 신축 아파트, 재건축 아파트 중 택배차량의 지상 진입을 막는 곳들은 배송이 어려웠다. 이에 배송 차량의 변화를 모색하게 됐고, 온실가스를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 전동 자전거와 ‘스마트 카트’, 전동 손수레 등이 대체 배송 수단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문제가 또 있었다. 이러한 배송 수단으로는 물건 탑재의 한계가 있었다. 마침 시니어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하게 됐다. 시니어 인력 활용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로 인해 잦은 이직에 따른 인력 수급 문제도 한시름 덜었다. 조정훈 부장은 “기존 택배기사 1명이 하던 업무를 시니어 인력 4명 정도가 감당할 수 있다. 특히 시니어 인력은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해 택배 업무에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인력들은 한 개 거점에 7~8명이 근무하며 연로한 인력들이 신체적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루 4시간 정도 교대로 근무한다. 배송거점 인근 지역에서 하루에 1인당 50~60여 개의 물품을 배송하고 물량에 따라 월 50만원~150만원까지 소득을 얻도록 했다. 
 
시니어 인력들에게 보험도 들어주며 적은 보수나마 일자리를 고정적으로 마련해 주는 실버택배는 시니어택배원에게 만족도가 꽤 높은 편이다. 근무시간이 길지 않고, 전동 장비를 사용해 신체적으로 부담이 가지 않기 때문에 건강을 지키며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 특히 시니어 인력들의 대부분은 동료나 일반인들과 대화, 사회 참여 등에서 높은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관 협력 사업 모델 'SH라이프센터' 구축사업 업무협약 체결
 
CJ대한통운은 기업이 단순한 사회공헌이 아닌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공동체의 사회 경제적 환경을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는 공유가치창출(CSV)의 차원에서 이 같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군․구 등 자치단체와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협업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과 지자체, 국가기관이 삼각 협업체제를 구축해 사업을 전개하게 되면서 개별 기업 독자적으로는 어려웠던 것들이 훨씬 빠르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이는 구성 주체들 모두에게 좋은 성과를 거두는 시너지가 창출되고 있다. 지자체는 동사무소, 노인정 등을 택배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노인인력교육센터 ․ 지역 시니어 클럽은 취업하고자 하는 시니어 인력을 연결하고 있다. 
 
평소 시니어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고 있었던 지자체들은 CJ대한통운의 이 같은 실버택배 사업 모델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서울 실버택배 1호점 개소 이후 서울 지역 기초자치단체들로부터 협업에 대한 제의나 문의가 다수 접수되고 있다. 최근에는 성북구와도 실버택배 MOU를 체결했으며,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노인단체인 대한노인회, 서울시 SH공사와 시니어 일자리 창출 관련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 6월 15일 CJ대한통운은 서울시 SH공사,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SH라이프센터 구축사업 추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H라이프센터’는 CJ대한통운, SH공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간 정부 3.0 협력사업으로 추진되며 입주민 주거 복지 향상과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충족하는 사업모델이다. 이 센터는 SH공사의 임대․분양 아파트 단지에서 실버택배, 생활 공구 임대, 주택 수리 및 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사업에서 CJ대한통운은 실버택배 배송장비 지원과 택배 물량 공급, 참여자 직무교육과 운영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SH공사는 임대주택 단지 내 유휴시설에 택배거점 마련 ․ 아파트 입주민 대상 홍보 ․ 각종 행정적 지원을 맡고, 한국 노인인력개발원은 시니어 인력 공급 및 시니어 일자리 창출 관련 수행기관들과의 연계를 맡기로 했다. SH라이프센터는 올해 SH공사의 양천, 구로구 지역 임대분양 아파트 단지에 설치되며, 내년부터는 서울 전역으로 시행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SH라이프센터 구축 사업은 민간기업, 지방 공기업, 정부기관이 힘을 합쳐 공공임대, 분양 주택 주민에 대한 편의와 복지 증진, 일자리 창출로 지역 사회에 기여하며, 협약에 참여하는 각 주체가 모두 이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고령자 친화기업의 형태로 사업을 수행하여 실버택배를 통해 얻은 이윤으로 자체적인 지속 운영이 가능한 선순환적 모델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한편 실버택배는 다양한 부문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전통시장에서의 택배 집화에 실버택배를 적용했다. 택배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에서 실버택배원이 전동 손수레로 배송과 집화를 하는 방식으로 전통시장 살리기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국내 최대 전통시장인 부산 부전마켓타운에서 운영되고 있다.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응용되고 있다. 시니어가 지역 문화재 해설사로 참여하고 관광객을 전동 세발자전거에 태워 문화재를 탐방하는 ‘이바구 자전거’는 부산 동구의 새로운 명물이 됐다. 
 
택배 배송의 한계를 시니어 일자리 창출과 연계해 신사업화한 CJ대한통운. 기업과 사회가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추구하면서 성장하는 ‘공유가치창출’ 문화를 만들고 있는 CJ대한통운에 대한 관심이 택배업계를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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