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 ‘채용비리’로 결국 중도하차
이광구 우리은행장, ‘채용비리’로 결국 중도하차
  • 이성교
  • 승인 2017.11.0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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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장 2년반 동안 ‘민영화’ 성과 불구 비리 사건으로 얼룩져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행장의 사퇴는 숙원이었던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로 올해 3월 연임과 함께 민영화 첫 행장으로 명예롭게 출정한지 6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이 행장은 2일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지난해 신입행원 채용 논란과 관련해 최고책임자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이사회에 사임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의 사태에 대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한다는 생각에서 사임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이사회와 행장추천위원회는 가까운 시일 내 후임 은행장 선임 시기와 절차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행장은 2015년 3월 행장 취임 이후 2년 6개월 동안 ‘실적 개선’이라는 경영성과를 올렸으면서도 대형 금융사고와 임직원의 금품수수 비리, 채용비리 등을 막지 못해 내부 통제시스템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행장은 특히 지난 2014년 12월 예상을 뒤집고 당시 연임을 노리던 이순우 행장을 누르고 부행장에서 은행장으로 추대되면서 ‘서금회 독주’, ‘신관치’, ‘외압’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서금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이 2007년 만든 모임이다.

이 행장은 지난해 11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29.7% 매각을 통한 민영화를 성공시킨 뒤 지난 3월 민영화 첫 행장으로서 2019년 3월까지 2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이 행장은 충남 천안 출신으로, 천안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나와 1979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은행에서는 홍콩우리은행 투자은행 법인장과 경영기획본부 부행장, 개인고객본부 부행장을 지냈으며 2014년부터 우리은행장을 맡아 왔다.

이 행장이 진두지휘해 온 2년반 동안 비리 사건이 잇따라 터지고 연루된 임직원들이 구속기소되기도 했으며, 심지어 사회공헌 활동인 ‘김장나누기’ 사회공헌활동을 하면서 행사 지원 및 사례비 명목의 억대 금품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이 드러나는 등 우리은행은 비리로 얼룩졌다.

특히 공적자금을 받고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우리은행의 영업일선 지점장이 뒷돈을 받고 대출을 승인해주는 등 사기대출에 가담할 정도로 내부감시 시스템이 ‘먹통’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5년간 우리은행 임직원들이 연루돼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56건에 이르며 사고 금액만 500억원에 달한다.

▲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2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채용비리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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