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의 절반만 사립 지원하면 무상보육 가능”
“국공립의 절반만 사립 지원하면 무상보육 가능”
  • 송지나
  • 승인 2017.04.2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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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선 한국유아정책포럼 회장, 대선공약 비교 평가
국공립 98만원 VS 사립 31만원 지원은 ‘교육 불평등’

[베이비타임즈=송지나 기자] 주요 대선 후보들이 한 목소리로 국공립 보육시설의 확충을 공약하고 있으나 자칫 유휴시설 문제와 예산 낭비만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과 운영에 소요되는 수조원의 예산을 유치원과 어린이집 원아를 둔 학부모에게 직접 지원할 경우 전체 영유아에 대해 무상보육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덕선 한국유아정책포럼 회장은 24일 서울시청 본관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유아교육·보육 혁신 19대 대선 공약 비교평가 토론회’에서 “주요 대선 후보들이 보육의 국가책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예산확보 방안과 교육과정에 대한 공약은 미진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또 대선 후보들이 보육의 국가 책임을 국공립 교육기관의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좁게 해석함에 따라 국공립 유아보육기관의 신증설에 따라 민간과 사립시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 이덕선 한국유아정책포럼 회장.

 


그는 원비를 무료로 하고 교사에게는 국공립 급여를 지급하는 등 정부가 국공립유치원에 대폭적인 예산 지원을 하는 상황에서 월평균 21만원의 유치원비를 내야 하는 사립유치원은 국공립유치원과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유치원의 경우 2014년 기준 전체 원아의 24%를 차지하는 공립유치원 원아에게는 월 984,802원을 지원한 반면에 76% 비중을 차지하는 사립유치원 재원 원아에게는 월 317,393원을 지원했다.

이 회장은 “국공립 시설의 운영과 인건비 등을 포함해 국공립 원아들에게 지원되는 학비의 2분의1만 지원해도 사립유치원 부모들은 학비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따라서 국공립 신증설보다는 기존에 있는 사립유치원을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국공립유치원이든 사립유치원이든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며 따라서 평등한 교육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저출산의 영향으로 이미 초등학교의 폐교가 늘고 있는 현실에서 나중에 감당할 수 없이 세금만 줄줄 새어나갈 우려가 있는 단설유치원의 증설을 지양하고, 이미 인프라가 형성되어 있는 사립유치원 원아를 자녀로 둔 가정에 직접적으로 교육비를 지원해 가계의 육아 부담을 줄이고 모든 어린이들이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형평성 제고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정부에서 사립유치원 학부모에 추가로 20만원을 지원할 경우 사립유치원은 95%이상 무상교육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의 보육공약과 관련해 그는 8시간 근무제, 대체교사제, 연차휴가에 대한 공약이 제시돼 보육환경 개선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이의 주권과 아이가 행복한 보육을 위한 혁신적 공약은 거의 없다면서 아쉬워 했다.

과도한 학습부담을 제한하고 창의적이며 놀이중심의 바깥놀이와 숲체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육정책을 세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학부모가 가장 원하는 단설공립유치원 위주로 국공립 비중을 40%까지 확대하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운영을 위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됨에도 구체적인 예산 제시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했다.

안철수 후보는 대형 단설유치원 설립을 제한하고 병설유치원 6,000학급 추가설치를 공약했는데, 예산은 훨씬 적게 소요되나 이미 기존에 사립시설이 충분하다는 것을 감안시 결국은 유휴시설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유승민 후보는 공공보육시설 70% 확대 공약을 내세웠고, 홍준표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국공립보육시설에 대한 구체적 공약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또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획일적인 지식전달이 아니라 변화를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 탐구하는 자세,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사립 및 민간 보육기관의 자율성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유아들에게 자유롭고 창의적이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려면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자율적인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어 사립유치원의 교육비가 비싸다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국공립 어린이집·유치원의 경우 소요되는 비용의 대부분을 국가가 부담하기 때문에 사립 보육시설이 비싸다고 느끼지만, 사회 전체의 부담을 감안하면 오히려 사립이 국공립보다 교육의 질은 놓고 비용은 더 낮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처럼 사립의 자율성이 말살되고 유아 교육기관의 국공립화가 급속하게 진행된다면 사립 보육기관들은 획일적인 교육으로 제2의 초등학교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했다.

사학기관 회계규칙의 사립유치원 적용과 관련해서는 “사립유치원에도 제대로 된 회계가 필요하나 회계규제는 주식회사의 외부감사법인이 사회에 공개하는 수준이면 족한데 세세한 항목까지 밝히라고 하는 것은 교육의 세부적인 내용을 통제하는 교육의 획일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이 회장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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