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학령기 스트레스를 아시나요?
[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학령기 스트레스를 아시나요?
  • 이진우
  • 승인 2018.02.2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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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옥희 윤교육생태연구소장, <강점 육아> 저자

 

3월 입학시즌이다. 어린이집부터 유치원·학교까지 새로운 환경에 아이들을 잘 적응시키려는 부모들의 노력이 총동원되는 때이기도 하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는 꼭 어김없이 등원 첫날부터 부모와 안 떨어지려고 눈물, 콧물을 쏟는 아이들이 있다. 초등학생도 울지만 않을뿐이지 학교생활의 기대감과 설레임 뒤에는 새로운 환경에 불안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어른도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 일을 하게 되면 업무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아이들도 ‘학령기 스트레스’라는 것을 겪는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서 단체생활의 낯선 규칙을 배우고 적응해 가는 일이 쉽지 않을뿐더러 아직 익숙하지 않은 글씨를 쓰고 익히면서 숙제까지 해야 한다.

새로운 친구 사귀기도 만만치 않다. 유치원 시절보다 더 많은 아이들 틈에서 양보를 해야 하고, 새롭게 익혀야 하고 지켜야 할 규칙도 여러 가지다.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얼마나 긴장되고 힘들까 하고 조금은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가.

아이가 어린이집에 첫 등원을 했을 때 엄마와도 비교적 잘 떨어지고 큰 문제없이 잘 다니는 듯 해서 안심을 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배가 아프다고 해서 “뭘 잘 못 먹어서 체했어?”라고 걱정을 했었는데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느낀 부담이 배가 아픈 것으로 나타났던 것이었다.

말로 표현이 잘 되지 않으면 아이들은 몸으로 표현한다. 실제로 심리적 불안감이 심해지면 꾀병이 아니라 배가 아픈 증상 또는 두통과 같은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시기 아이도 힘들지만 새로운 환경에 아이를 적응시키고 필요한 정보를 찾고 이리 저리 바쁘게 뛰어다니다 보면 부모는 부모대로 힘들다.

신경을 많이 쏟는 만큼 더 예민해지는 부모들도 자주 보게 된다. 부모, 특히 엄마도 사람이다 보니 아이를 바쁘게 챙겨야 하는 상황에서 몸과 마음이 지치기 마련이라 말이 곱게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기억하자. 그 스트레스와 불안이 결국 힘든 아이에게로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점을.

“학교생활이 힘들어요”라고 말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아이들이 이유 모를 짜증으로 우울감을 느끼거나 피곤해 하기도 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느낀 긴장과 부담으로 여러 형태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기도 한다.

긴장과 불안감이 높아지게 되면 코르티솔(cortisol)이라 불리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데, 그럴수록 집중력과 학습 효율도 떨어진다.

이 또한 아이에게는 또 하나의 스트레스가 될 수 있기에 ‘학령기 스트레스’에 대비한 엄마의 넓은 마음과 지혜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낯선 환경을 많이 불안해하는 아이라면 미리 학교를 둘러보면서 학교라는 곳을 편안한 장소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유치원과는 다른 학교생활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도록 1학년이 되면서 달라지는 점을 차근차근 설명해 줌으로써 아이가 불안해하는 상황을 최대한 줄여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긍정적인 상황들, 아이가 평소에 좋아하는 일들을 예고해 줌으로써 설렘과 기대감을 높일 수 있도록 하자.

예를 들어, 체육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미리 체육복을 사서 입혀보고 운동하는 상황을 떠올리게 하고, 유치원에서 오래 머물렀던 아이라면 한층 짧아진 초등학교 수업 시간을 이야기해 주고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놀이터에서 즐겁게 어울려 놀 수 있는 시간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불어넣어주자. 그러면 불안함을 조금은 덜고 한층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학교 입학 후에는 학교생활을 잘 적응하고 있는지, 힘든 점은 없는지 유심히 살펴보자. 자주 찾아가서 교실을 들여다보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는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민감하게 살피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아이의 불안한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하지 못한다면 아이는 몇 번 힘들다는 신호를 보내다가 이내 입을 닫아버리기도 한다. 그러니 이 시기, 아이가 보내는 마음의 신호를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자.

유독 “엄마 미워”, “싫어”와 같은 부정적인 말을 자주 하고 있다면 반사적으로 “버릇없이 그게 무슨 말이야!”라며 혼내기 전에 알아차려야 한다. ‘아이가 힘들다는 마음의 신호를 보내는 것이구나’라고 말이다.

그러니 아이 말에 공감해 주자. “우리 딸이 유치원 때와는 환경이 많이 달라져서 적응하느라 힘들구나”, “뭔가 잘 안되는 게 있었구나”라는 식으로 말이다.

일단 자신의 아프고 지친 마음을 바라봐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엄마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구나’라는 생각에 더욱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때만큼은 부모의 스트레스보다 아이의 스트레스 해소에 조금 더 민감하게 대응하자. 감정 조절도, 낯선 환경에서의 문제해결 능력도 어른보다 쉽지 않은 아이들이 아닌가.

또한 아이를 많이 격려해 주자. “우리 딸, 일찍 일어나서 학교도 잘 가고 정말 대견해!”, “엄마도 처음 하는 일은 서툴 때도 많고 힘들기도 한데 네가 긴장되는 건 당연해. 힘내라 우리 아들!”

이처럼 환한 웃음으로 대하면 아이들도 밝은 미소로 답하기 마련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네며 집을 나서는 우리 아이의 대견한 모습을 떠올리며 엄마도 힘을 내어 보자. “엄마, 학교 가서 재미있게 생활하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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