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신년 벽두부터 퇴진 압박 ‘내우외환’
황창규 KT 회장, 신년 벽두부터 퇴진 압박 ‘내우외환’
  • 이성교
  • 승인 2018.01.0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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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당국 KT 수사 확대…KT 노조 “황 회장, 즉각 퇴진하라”
정의당, “국정농단 연루의혹 황 회장 반드시 퇴진해야” 촉구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새해 벽두부터 검찰과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가운데 안팎에서 퇴진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다.

황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2018년 KT그룹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지만 6만여 구성원과 성공하고 성장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KT 노조는 오히려 황 회장의 즉각적인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황 회장은 지난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연루 의혹 및 K뱅크 특혜 의혹 등으로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아왔으며, 특히 올해 들어서는 황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KT 노조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 상황이다.

3일 사법당국에 따르면 검찰이 KT의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금과 관련해 수사에 나선 가운데 경찰도 KT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황 회장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거취가 결정되는 상황도 배제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KT의 홍보·대관 담당 임원들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경찰은 최근 확보한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200여개 가운데 삼성전자 재직 당시 개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 회장 명의의 계좌가 들어 있어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다.

최순실 국정논단 사태 연루 의혹 등에 따른 검경의 KT 수사 확대, 정치권의 의혹 제기 등 일련의 사건와 관련해 KT 노조는 새해 들어 황 회장의 퇴진 목소리를 더 키우고 있다.

KT 새노조는 1일 신년사에서 “지난 연말부터 KT에 관한 불미스러운 뉴스가 쏟아지면서 박근혜 국정농단으로 불거졌던 KT의 CEO리스크가 재현되고 있다”면서 황 회장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했다.

기존 노조인 KT노조 정연용 본사본부위원장은 “황 회장은 더 이상 회장 자격이 없는 만큼 KT를 떠나야 한다. 황 회장의 퇴진이 새로운 KT로 거듭나는 중요한 요소”라며 황 회장의 퇴진은 거듭 요구했다.

▲ 정의당 추혜선 의원(왼쪽 네번째)이 지난해 6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황창규 KT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추혜선 의원실 제공)

 


황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 연루 의혹으로 지난해부터 정치권과 시민단체, KT 노조 등 회사 안팎으로부터 퇴진 요구를 강하게 받아 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K뱅크와 박근혜 정부 사이의 유착 관계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뱅크는 KT가 지분 4%를 보유하며 주도적으로 설립한 국내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지난 2016년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업 본인가를 받았다.

심 의원은 “KT는 K뱅크 인가 당시 국정농단의 중심에 있던 차은택씨의 측근을 채용하며 특혜 의혹을 불렀다”며 “황창규 회장은 3월 서울중앙지법 심리에서 당시 이런 인사를 놓고 ‘향후 있을 K뱅크 인가 과정에서 불이익이 있을까봐 채용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이어 “보통 은행설립 인가는 6개월이 걸리지만 K뱅크는 3개월 만에 예비인가를 받았다”며 “인사청탁과 함께 KT가 1500억원을 들여 경기혁신센터를 만드는 노력 등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급격히 진행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같은 당 추혜선 의원은 지난해 6월 15일 ‘황창규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황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추 의원은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 박 전 대통령이 ‘이동수 광고 받아주기 점검’ 등을 지시한 내용이 공개됐다”며 “이로써 최순실-박근혜-안종범-황창규로 이어지는 KT농단의 연결고리가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박근혜 정권의 낙하산으로 KT에 대한 정권 개입의 중심에 있었던 황 회장의 퇴진은 KT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의 퇴진은 황 회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KT가 정권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KT는 당시 “국정농단의 핵심이 정경유착인데 국정농단을 빌미로 오히려 정의당이 황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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