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미숙아 4명 잇단 사망 원인 뭘까
이대목동병원 미숙아 4명 잇단 사망 원인 뭘까
  • 정준범
  • 승인 2017.12.17 22: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가들, ‘폐렴·감염·괴사성 장염’ 3가지 가능성에 주목

[베이비타임즈=정준범 전문기자]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미숙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과 관련해 사망 원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던 환아 4명이 동시 다발적으로 심정지가 유발돼 사망하는 사건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긴급하게 착수한 역학조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양천구보건소, 이대병원 등이 다각도로 사고원인을 파악 중인 가운데 경찰은 숨진 신생아 치료와 긴급 조처를 담당한 의사와 간호사들을 상대로 1차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숨진 신생아 4명에 대한 부검을 18일 오전 실시해 자세한 사망원인을 밝히는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의료사고 전담팀에서 의료과실 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다.

보건당국은 감염병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신생아 중환아실에서 사용된 주사기나 기저귀 등의 물건 샘플을 수거해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4명의 신생아가 4시간도 안 돼 잇따라 숨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경찰의 부검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사인을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 경찰은 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 4명에 대한 부검을 18일 오전 실시해 자세한 사망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 서울과학수사연구소 전경.

 


미숙아가 숨지는 주요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폐렴과 세균 감염, 괴사성 장염 등 3가지 가능성을 꼽고 있다.

미숙아 사망의 경우 폐가 미성숙한 상태에서 인공호흡을 하는 과정 중에 폐렴 등의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이런 폐렴은 대개 치료 후 회복되지만, 폐가 기흉처럼 급작스럽게 터져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미숙아의 특성상 면역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특정 균이나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발생하는 패혈증 쇼크로 사망할 수도 있다. 이대목동병원은 감염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어 역학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숙아에게 잦은 ‘괴사성 장염’도 사망 원인으로 의심할 수 있다. 괴사성 장염은 인공적으로 영양분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미성숙한 아이의 장 점막에 무리가 오면서 천공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 경우 미숙아들은 급성 복막염이나 패혈증으로 악화돼 사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밖에도 미숙아의 뇌실 내 출혈 또는 두개골 내 출혈, 혈관손상, 색전증, 혈전증 등도 미숙아 치료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사망원인으로 꼽고 있다.

인큐베이터 자체의 고장이나 산소 공급기의 결함도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인큐베이터 작동이 갑작스럽게 멈춰 산소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신생아가 집단 사망한 사례도 있다.

미숙아는 조산아 또는 이른둥이라고도 불리며, 임신기간 37주 미만에 태어난 신생아를 총칭한다. 출생체중 기준으로는 2.5㎏ 이하인 경우 저체중출생아, 1.5㎏ 미만은 극소저체중출생아, 1㎏ 미만은 초극소저체중출생아라고 한다.

미숙아는 태아가 엄마의 자궁 속에 머무르는 기간이 짧을수록, 출생 시 몸무게가 작을수록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같은 임신 기간이라도 출생체중에 따라 증상이 다를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미숙아 수는 2005년 2만498명으로 전체 신생아의 4.8%였으나 2015년에는 전체의 6.9%인 3만408명으로 10년새 48.3% 급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