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자기주도성 가진 아이로 키우기
[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자기주도성 가진 아이로 키우기
  • 이진우
  • 승인 2017.10.1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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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옥희 윤교육생태연구소장, <강점 육아> 저자

 


흙수저, 금수저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입니다. 개인의 노력보다는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부(富)가 사회의 계급을 결정한다는 자조적인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에 흔들리는 분들이라면 생각을 이렇게 바꿔봤으면 좋겠습니다. ‘흙으로 금수저를 빚는 능력을 키운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 능력은 쉽게 말해 ‘자기주도성’입니다. 자기주도성이 있다는 것은 무엇이든 스스로 알아서 하는 습관과 태도가 몸에 배어 있음을 말합니다.
‘흙수저 금수저’론 앞에서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로 갈립니다.
하나는 “아등바등 키워봤자 뭐해. 그냥 하고 싶다는 것 해 주고, 못하면 못하는 대로 받아주고, 알아서 크게 너무 힘 빼지 말자. 사랑만 듬뿍 주면 되지”라는 반응입니다.
또다른 반응은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들이 아이를 성공시키려면 역시 공부 밖에 없어. 철저히 계획을 세우고 잘 따라오도록 해 보자”입니다.
앞의 반응은 ‘방임형 부모’의 생각입니다.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주는 부모 아래에서 자란 아이들은 얼핏 보면 최고의 부모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행동의 한계를 알지 못하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자기중심적 아이’로 클 수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잘 했어, 괜찮아”라고 늘 허용하는 말을 듣고 자라게 되면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몰라서 어떤 행동과 표현을 할 때 문제해결능력이 낮을 수 있고 또래 친구와의 관계도 서툴 수 있습니다.
뒤쪽의 반응은 이른바 ‘헬리콥터 부모’의 예입니다. 아이의 곁을 빙빙 돌며 자녀를 일일이 감독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모험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는 간섭형 부모입니다. 
이런 부모들은 경쟁사회에서 앞서가는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결국 자신이 짜 놓은 목표를 이루게 하기 위해 ‘억압형 부모’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감정보다는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 잘못된 행동을 고치는데 중점을 두는 경향이 큽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 부모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데 익숙한 아이들은 자기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특히 남자 아이들은 가끔 소리를 지르거나 들고 있던 물건을 던지거나 하는 거칠고 폭력적인 형태로 감정을 표출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간혹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가정 밖에서 생긴 일로 아이의 불안함이 표출되는 경우도 있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부모의 양육태도가 너무 억압적이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따라서 자신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조차 잘 몰라 혼란스럽고 아직 감정 표현이 서툰 유아 시기에는 아이의 감정을 살피면서 아이의 발달 속도에 맞춰 양육하고 가르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주관이 강해지는 초등학교 시절을 지나 사춘기 시절로 접어들면서는 억압됐던 아이의 욕구와 불만이 터져 나와 부모와의 걷잡을 수 없는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도 많이 봐 왔습니다. 
지혜로운 부모라면 적당한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에는 엄격하게 훈육하는 육아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그런 가운데 아이의 자기주도성을 길러주기 위한 노력이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임신한 상태에서부터 만 2세까지는 부모와의 애착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때의 아이들은 불안하고 배고프고 몸이 힘든 상황에서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면서 “우리 엄마, 아빠는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나를 보호해 주는 사람”이라는 안정감을 느끼게 되고 부모, 특히 엄마와 애착 관계가 잘 형성된 아이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안정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훗날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도 ‘나는 거절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애착안정성은 훗날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능력과 정신건강에까지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무슨 일이든 적극적으로 임하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즐겁게 달려가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이처럼 안정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심리학자 에릭슨에 따르면, 만 2세부터는 자기 일을 스스로 하는 자기주도성 훈련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3~4세 아이들은 혼자 세수하기 옷 입기, 신발 신기와 같은 작은 일도 아직 미숙하지만 이런 일을 스스로 해 낼 때 마다 자신감과 성취감이 높아집니다. 집이 어질러진다는 이유로 또는 아직은 미숙하다는 이유로 “내가 해 줄게”라며 부모가 나서서 해결해주기 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할 수 있게 한발 물러서서 지켜봐주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이 시기에 자신의 의지를 연습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심을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고 제법 힘이 생기면 자신이 원하는 놀이를 하기를 원하는 장난감을 선택하고, 이것저것을 만져보면서 세상을 탐색하고 그 과정에서 성공과 실패를 하면서 자기주도성을 서서히 몸에 익혀갑니다. 
따라서 자신이 가지고 논 물건을 정리함에 넣거나 다 먹은 밥그릇을 싱크대로 가져오는 것과 같은 작은 집안일을 하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놀고 싶은 장난감을 직접 선택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아이의 가능성은 거창한 곳에서 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습관은 일상에서 서서히 스며들게 하고, 그 과정에서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부모는 한발 떨어져서 지켜봐주어야 합니다. 또한 아이가 도전하고 성취해 나가는 과정 과정을 소중한 경험으로 여기고 믿어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첨단기술 혁신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의 큰 변화에 잘 대응해 나가는 유연한 인재, 나아가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며 살아가는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인생의 주인이 되어 적극적인 태도로 삶을 개척하고 도전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아직 모습을 알 수 없는 미래에서도 낮선 환경에서 마주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자기주도성을 가진 아이들이 흙수저로도 금수저를 빚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부호이자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이 “남을 움직이게 하려면 나 자신을 움직여라“라고 한 말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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