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현대차를 청소 ‘쓰레기’로 취급?
LG전자, 현대차를 청소 ‘쓰레기’로 취급?
  • 이성교
  • 승인 2017.07.2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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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 광고물에 EF쏘나타 모형 사용
현대차 소유자 “내 차가 청소 대상, 이미지 저하” 불만 토로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LG전자가 자사의 인기제품인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의 성능을 홍보하게 위해 설치한 조형물이 현대자동차의 베스트셀링카였던 ‘EF쏘나타’의 이미지 실추를 야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주 ‘코드제로 A9’ 옥외광고를 경기도 광주 소재 곤지암리조트 주차장에 설치했다고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 광고는 코드제로 A9의 흡입력이 자동차를 빨아들일 정도로 강력하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폐차된 자동차를 사용했다.

문제는 코드제로 A9의 특장점인 강력한 흡입력을 표현하기 위해 형상화한 조형물에 현대차의 구형 EF쏘나타를 사용함으로써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초래했다는 점이다.

LG전자가 자사 제품인 청소기의 흡입력을 강조하려고 한 것이지만 EF쏘나타를 쓰레기로 취급한데다, 청소기에 빨려들어 갈 정도로 가벼운 차량이라는 이미지를 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 LG전자가 경기도 광주 소재 곤지암리조트 주차장에 설치한 옥외광고 조형물. 이 광고는 ‘코드제로 A9’의 특장점인 강력한 흡입력을 표현하기 위해 ‘코드제로 A9’이 현대차의 EF쏘나타를 빨아들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사진=LG전자

 


옥외광고 조형물에 등장한 차량인 구형 EF쏘나타는 1999년 무렵 생산된 현대차의 베스트셀링카로 아직도 길거리에서 주행하는 차량을 많이 만날 수 있다.

EF쏘나타는 구형 EF쏘나타와 신형 EF쏘나타로 분류되는데 LG전자의 광고 조형물에 등장한 차량은 구형 EF쏘나타이다.

EF쏘나타를 소유하고 있는 정모씨는 “LG전자가 EF쏘나타를 마치 쓰레기처럼 취급해 기분나쁘다”면서 “소유 차량의 이미지 추락에 따른 가치 하락으로 중고차를 매매하는데도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씨는 또 “현대차가 자사 차량이 무선청소기에 빨려들어가는 쓰레기 취급을 당하고, 또 그 정도로 가벼운 차량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우려가 있음에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같은 EF쏘나타 차량 소유자들의 불만 제기에 LG전자는 공식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본지의 사실 확인 취재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편, 문제의 LG전자 광고물에 대한 대응 여부를 묻는 질문에 현대차는 "현재로서는 특별히 대응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LG측이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를 손상시키려는 의도가 없다고 판단해 회사 차원의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설명이었다.

현대차 홍보실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동종업계 경쟁 브랜드끼리 서로의 약점을 부각시켜 자기 브랜드를 부각시키려는 광고 사례가 많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무대응 입장을 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보자 정씨 등 일부 EF쏘나타 소유자들은 "만일 LG전자가 아닌 일본이나 국내의 완성차 경쟁사가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폄하하거나 부정적인 인상을 주는 광고를 내보내도 현대차는 고의성이 없다는 이유로 모른척 하겠다는 태도가 아니냐"며 "현대차의 대응이 너무 안이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대차가 생산자 입장만 고려할뿐 소비자가 받을 정서적 악영향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이들은 “현대차가 한때 베스트셀링카였던 EF쏘나타에 이런 식으로 이미지 관리를 한다면 다음에 차량을 교체할 때 고객들이 과연 현대차로 다시 바꿀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 온라인 중고차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구형 EF쏘나타의 후면부 모습. 사진=온라인 중고차 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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